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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롤스로이스 '고스트', 소리없는 유령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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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SWB 시승…정숙성·안전성 등 최고 성능 갖춘 팔방미인

[정수남기자] 100년 전통을 자랑하는 영국 명차 롤스로이스의 고스트 SWB((Standard WheelBase)를 지난 25일 시승했다.

시승은 서울-춘전 고속국도 구간에서 기자가 직접 고스트 SWB를 몰고 차에 대한 성능과 운전석에서의 시승 느낌을 알아봤다.

춘천-서울 간 75번 국도를 타고 북한강가를 달리는 귀경길은 시승에 동행한 롤스로이스 공식 수입 판매원, 롤스로이스 모터 카스 서울의 이성진 차장과 오동환 과장 가운데 오 과장이 차를 맡았다.

기자는 뒷좌석에서 차의 승차감 등을 면밀히 알아보고 차에 대한 이모저모를 이 차장에게 묻고 듣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에 시승하는 '고스트 SWB'는 지난달 29일 출시된 '고스트 EWB(Ghost Extended WheelBase)'와 기능과 성능 면에서 동일하다. 다만, 차량의 전장만 5천399mm로 EWB 보다 170mm 짧다.

모터 카스의 서울 청담동 전시장에서 만난 고스트 SWB는 공차 중량만 2.5톤(t)으로 기자를 충분히 압도했다.

차에 오르자 천연 소가죽 시트가 부드럽게 운전자의 몸을 감싼다.

고스트 한 대에 들어가는 소 가죽은 모두 8마리의 분량이다. 롤스로이스는 이 분량의 소가죽을 드럼다이 방식으로 7일 동안 드럼세탁기에 돌려 최상의 부드러운 가죽을 얻는다. 이 과정에서 소가죽 특유의 비린 냄새가 제거되는 것은 덤.

스마트키로 시동을 걸고 운전대 우측에 3단 칼럼시프트 변속기 레버를 드라이브(D) 위치에 놓았다. 하지만 차량은 앞으로 나가지 않고 정지 상태다. 크리핑 속도가 제로(0)에 세팅 된 것이다.

이를 차량 무게 때문이라고 오인하면 촌스럽다는 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10톤, 20톤이 넘는 덤프트럭도 일정한 크리핑 속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롤스로이스가 상위 0.01% 층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 전략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이들 계층에 오른 사람들은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안정된 부류이기 때문에 롤스로이스는 소파 드리븐 카(Chauffeur Driven Car, 운전기사가 운전하고 차주는 뒷좌석에 앉는)'의 대명사라는 점이다.

이에 따라 뒷좌석에 앉은 사람의 승차감을 높이기 위해 가속 패달을 밟지 않는 이상 고스트 SWB는 앞으로 나가지 않는다.

번잡한 올림픽대로를 빠져 서울-춘천 고속국도에 들어섰다. 센터페시아에는 10인치가 넘는 대형 내비게이션이 길을 안내하고 차량의 각종 기능을 조작하는 버튼은 실버톤의 조그셔틀 방식으로 만들어져 고급 스러움을 더했다.

역시 서울-춘천 간 고속 국도도 많은 차량으로 속도를 속도를 내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이 고속국도가 커브길이 많아 고스트의 핸들링을 느끼기에 안정 맞춤이다. 고스트는 저속에서나 고속에서나 전자 센서가 초당 1만2천 번의 교신으로 네 바퀴를 잡아주기 때문에 정교한 코너링을 지녔다.

이로 인해 운전자 자신이 핸들링해 코너를 돈다는 느낌보다는 차량이 자동으로 운전자의 핸들링을 조정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고스트 SWB의 핸들링은 안정돼 있다.

또 20인치의 타이어도 주행안정성과 함께 안락한 승차감을 뒷밪침 한다.

고스트 SWB는 차량 길이가 5m가 넘지만 앞바퀴 축과 범퍼 사이(오버행)가 짧아 핸들링이 쉽고 편도2차선 도로에서도 한번에 유턴이 가능하다.

차량이 뜸한 고속국도 구간에서 가속패달에 힘을 실었다.

V12 트윈 터보(Twin turbo)에 48밸브(Valve)의 고스트 엔진이 빠르게 응답하면서 시속 200km에 다달았다.

엔진의 빠른 응답에도 불구하고 차량의 정숙성은 롤스로이스가 왜 유령(고스트, 팬텀)이라는 차명을 고집하고 있는지 이해가 됐다. 롤스로이스는 차량의 조용함을 강조하기 위해 '소리 없이 왔다, 소리 없이 가는' 유령을 차명에 적용하고 있다.

이 차량의 최고 속도는 시속 240km로 제한돼 있으며, 제로백(0km→100km)은 4.9초로 고스트 EWB의 5초보다 빠르다.

춘천 시내를 돌아 국도 구간에서는 동행한 오 과장이 차를 몰았다.

춘천-서울 간 국도 구간은 출퇴근 시간대 서울 시내 도로를 방불케 할 정도로 차량이 많은 것으로 이름났다. 뒤좌석에서 승차감은 '역시 롤스로이스구나'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비행기 1등석을 벤치마킹한 뒷좌석을 편안함 그 자체였으며 역시 실버톤의 조그 셔틀로 바로 앞에 위치한 모니터를 조작할 수 있다.

또 600와트(W)의 렉시콘 오디오 시스템 갖춘 고스트 SWB는 모두 10개의 엠프와 16개의 스피커를 갖췄다. 고스트 SWB의 오디오 시스템은 교향악단의 연주를 듣는 것처럼 소리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서라운드 입체 음향감을 제공한다.

고스트의 제동 시스템은 능동적인 차체 제어방식와 바퀴 잠김 방지장치등 최첨단 사양이 대거 적용돼 운전자는 물론 뒤좌석 탑승자에게도 전혀 제동에 따른 불쾌감을 주지 않는다.

이 차장은 "롤스로이스가 소파 드리븐카 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주 5일제 근무 보편화로 주말에는 차량 소유주가 운전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롤스로이스는 육중함 명성을 잠시 접고, 운전의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해 차량 앞쪽에 위치한 롤스로이스의 마스코트인 '100주년 기념 환희의 여신상'이 자동으로 차량 내부로 들어가면서 차량에 스포티함을 강조한다.

롤스로이스 모터카스 서울은 올해 30대의 고스트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고, 달성도 낙관하고 있다. 매주 1∼2명 고객이 시승을 신청하고 있고, 청담동 전시장을 찾는 고객들도 일주일 평균 10여명 선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차량 가격 보다는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표현할 만한 차량을 원하고 또 구매를 결정한 상태에서 롤스로이스를 찾기 때문에 시승자 가운데 차량을 구매하는 구매율이 50%를 넘는다는 게 이 차장 설명이다.

모터카스 서울은 내년에는 경기가 본격적으로 악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최소 40대의 롤스로이스를 국내에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모터카스 서울은 방문 시승과 함께 딜러와 사후서비스(AS) 각 1명이 한조가 돼 대(對) 고객 서비스를 맡고 있다.

롤스로이스의 비스포크(Bespoke, 맞춤제작) 프로그램에 따라 수작업을 통해 제작되기 때문에 차량 주문 후 최소 4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한편, 중국 수요자들 요구로 롤스로이스가 고스트 EWB를 출시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중국에서 연간 롤스로이스 판매는 평균 120대 선으로 세계 전체 판매량 2천500대의 5%선을 차지하고 있다.

정수남기자 perec@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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