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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블로3' 현금거래 시스템, 합법일까, 불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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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게임서비스 일부인지 아닌지 법원 판단 필요"

[박계현기자] 게임 상에서 거래되는 화폐인 게임머니와 아이템의 법적 지위를 두고 각 계 전문가들이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들은 현행 법 체계가 법 집행기관의 자의적인 판단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공동 주관하는 콘텐츠분쟁조정 컨퍼런스가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김도승 한국법제연구원 박사는 "정부와 업자 모두 비겁한 측면이 있다"며 "(입법적 해결 없이) 등급을 가지고 이리저리 장난을 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정훈 중앙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또한 "게임물에 사행성, 우연성 요소가 있더라도 일시 오락적인 요소에 해당할 경우 처벌하지 않는 등 어떤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표현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며 판례마다 해석이 달라질 수 있음을 경계했다.

게임회사가 약관에서 게임 아이템의 현금거래를 인정하는 것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게임물등급위원회가 이를 사행성 요소가 심하다고 판단해 등급을 거부할 경우엔 결국 불법 게임물로 결론이 나는 셈이다.

업계에선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오는 2012년 출시될 예정인 '디아블로3'에 게임 내 현금거래 시스템을 채택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벌써부터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이 자리에서 한 전문가는 "게임법의 환전금지조항이 입법된 취지는 배팅, 배당의 수단이 있는지, 우연성이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것으로 고스톱·포커류 게임 뿐 아니라 MMORPG도 그 범위 내에 들어간다고 볼 수 있다"며 "'디아블로3'의 화폐 경매장 시스템은 MMORPG에서의 현금 거래가 게임 서비스의 일부인지 아닌지 법원의 판단을 받아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9년 대법원은 온라인게임 '리니지' 상에 존재하는 게임머니를 현금화하는 행위를 합법으로 판결한 바 있다. 당시 대법원은 "배팅, 배단의 수단이 되거나 우연적인 방법으로 획득하거나 비정상적인 게임 이용을 통해 생산, 획득한 아이템이 아니라면 형법상 처벌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게임법 제32조 1항 7호는 게임물을 이용해서 획득한 유·무형의 결과물을 환전 또는 환전 알선하거나 재매입을 '업으로 하는 행위'에 대해선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정훈 교수는 "이 조항은 처벌대상을 아이템 환전행위 중 '업으로 하는 행위'로 제한했기 때문에 모든 아이템 현금거래가 금지된 것이 아니라 작업장이나 불법오토 프로그램을 사용해 취득한 아이템의 환전 같은 대규모, 영업적, 지속적인 행위들만 처벌 범위에 들어간다"고 해석했다.

이 교수는 "현행법상 게임사 약관에서 현금거래를 인정하더라도 형사처벌의 대상은 되지 않는다"며 "다만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할 수 있을지가 문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도승 한국법제연구원 박사는 "게임머니의 현금화라는 뜨거운 이슈를 사법부에서 판단, 사행성이 아니라는 여지를 열어놓았다"며 "사행성 게임이 아닌 게임머니, 사행성 게임에서 세탁돼서 사행성 게임이 아닌 것으로 이용된 게임머니에 대해선 법원이 판단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형법이 거래행위 자체를 합법으로 인정하는 것과는 별개로 민법은 게임아이템과 게임머니를 물건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현행법상 게임머니와 게임아이템의 법적 성질을 '물건'이나 '재산상 이익'으로 볼 수 없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김재철 법무법인 백상 변호사는 "민법상 물건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사람이 관리 가능하고 독립한 존재일 것을 요건으로 한다"며 "게임머니와 게임아이템은 관리할 수 있는 유체물이 아니며 게임프로그램을 떠나서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민법상 물건으로 인정되기 어렵다"고 정의했다.

경찰에서도 게임 아이템은 재물로 인정하지 않는다. 사이버테러대응센터 기획수사팀의 박찬엽 경감은 "게임머니나 게임아이템 관련 사기가 최근 3년간 발생한 전체 인터넷 물품사기의 약 30%를 차지한다"며 "돈을 줬는데 아이템을 안 주는 경우, 아이템을 받고 돈을 안 주는 경우가 있는데 전자의 경우만 현금 편취로 판단, 사기로 인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계현기자 kopil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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