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현구기자] 내년 대선출마를 희망하는 정몽준 한나라당 전 대표가 연일 박근혜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는 양상이다.
정 전 대표는 2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내년 대선과 관련해 "현재 여론조사를 보면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이 높고 이건 저도 잘 보고 있다"며 운을 뗐다.
이어 정 전 대표는 대세론의 허상을 전하면서 "대통령 선거는 앞으로 1년여 남아 있어 변화의 가능성이 크다. 지금부터 무슨 대세론에 안주하는 후보가 있으면 본인에게 안 좋고, 우리 당에도 안 좋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와의 차별성에 대해 "박 전 대표는 지역구가 대구인데 저는 울산에서 하다가 서울로 왔고, 수도권의 중요성이 커 자부심을 많이 느낀다. 그동안 경제분야, 국제안보분야에 관심을 갖고 공부한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는 박 전 대표가 여당 성향이 짙은 대구·경북권 지역구 출신으로 활동하는 것에 비해 자신은 서울 지역구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발언이다.
정 전 대표는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천안에서 진행된 의원연찬회에서도 박 전 대표의 정책추진 방향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정 전 대표는 최근 박 전 대표가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 9·10월호에 대북정책 기고문을 실은 것에 대해 "평상시에도 안보분야에 관해서 우리말로 발표도 하고 토론도 했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런 활동을 안하다가 갑자기 영어 잡지에 기고했다"고 평했다.
정 전 대표는 연찬회 첫날이었던 1일 밤에도 "오세훈 전 시장이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건 것도 잘못됐으며, 한나라당이 다 잘못했다는 식의 (박 전 대표) 발언은 투표에 참여한 215만명의 자존심을 훼손하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또 나경원 최고위원의 서울시장 출마와 관련해 당내 일각에서 '비토론'이 나온는 것에 대해서는 "홍준표 대표와 박 전 대표가 카르텔을 맺었나"라고 꼬집었다.
정 전 대표의 이같은 행보를 놓고 당 안팎에서는 박 전 대표와 대립구도를 세워 여론을 환기시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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