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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물폭탄'에 왜 멀쩡한가 했더니…'CCC 올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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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부문 분리해 3G 속도 5배…부하집중-재난시에도 유용

[강은성기자] 지난 7월27일 오전 9시. 하룻밤새 400mm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진 서울 강남지역은 그야말로 '물폭탄'을 맞은 듯 쑥대밭이 됐다.

통신망도 버티지 못했다. SK텔레콤의 기지국이 정전으로 마비되면서 이 지역 가입자들이 오전 내내 통화불통 및 서비스 장애를 겪었다. LG유플러스도 같은 피해를 입어 통화품질이 현저히 떨어졌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KT는 피해가 적었다. 같은 지역에 KT 기지국도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KT 가입자들은 장애를 피할 수 있었다.

어떤 기술이기에 서울을 쑥대밭으로 만든 천재지변도 비켜간 것일까. KT는 3G 이동통신망에 적용해 놓은 '클라우드고속이동통신기술, 즉 CCC(Cloud Communication Center)' 덕분이라고 한다.

◆클라우드 만나니 3G 속도 5배 늘어나

'수도권 최대 DU집중국'이라는 소개에 안테나와 철탑이 있는 곳으로 안내할 줄 알았더니 직원들은 실내로 들어가자고 청한다. 소개를 맡은 KT 수도권 무선네트워크운용단 정원재 차장은 "영락없는 전산실 같죠?"라며 밝은 표정으로 묻는다.

실제로 그랬다. 통신 기지국하면 떠오르는 안테나나 철탑 대신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가 길게 줄 서 있는 모습은 대형 전산실과 다를바 없었다.

"이곳에서 '통신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겁니까?"

CCC란 기지국의 장비를 안테나 부분과 디지털신호처리 부분을 분리하고, 클라우드 기술을 적용해 원격에서 관리하는 방식의 기술을 말한다. 과부하가 걸릴 수 있는 디지털신호를 집중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됨으로써 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정 차장은 "이 기술을 적용하고 나면 1Mbps도 채 나오지 않던 3G 망 속도가 평균 4~5Mbps로 대폭 빨라진다"면서 "기지국 자체의 용량도 최대 2배까지 증가해 더 많은 가입자를 수용할 수 있기 때문에 통화 끊김현상이나 인터넷 접속이 제대로 되지 않던 문제점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T는 이 기술을 지난 2010년 12월 상용화를 시작했다. 이 후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서울 지역에 CCC를 도입하기 시작해 지난 7월8일 기준 데이터폭증 현상이 가장 심각한 강남구와 서초구를 비롯 중구, 용산구, 송파구, 강동구 등에 적용을 완료했다. 수도권에는 안양과 과천, 하남에 CCC를 적용한 상태.

이와함께 현재 종로구와 서대문구, 마포구, 영등포구, 동작구, 성동구, 광진구, 강서구, 양천구에 각각 CCC 기술을 적용하고 있으며 나머지 지역도 올해 안에 모두 CCC 적용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CCC를 하려면 DU를 따로 떼서 별도의 장소에 집중국으로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KT는 네트워크 이중화, 삼중화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정 차장은 "기지국에서 DU 집중국으로 오는 전용선, 집중국에서 다시 기지국과 중계기로 가는 요소요소마다 네트워크 장비와 선로를 이중화, 삼중화해 만의 하나 통신장애가 일어나지 않도록 했다"고 설명한다.

이어 정차장은 "수도권 CCC 무선망 도입을 통해 기존 방식 대비 수도권 무선망 용량이 약 1.5배 이상으로 증대돼 데이터 폭증 현상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나가수' 동영상 실행해도 5Mbps 속도는 기본

정차장의 설명이 사실일까. 3G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하나 변변하게 본 적이 없고 툭하면 끊기고 느려지는 경험이 아직도 생생한지라 그의 설명이 액면 그대로 와 닿지 않았다.

그래서 가장 데이터 이용량이 많아 문제를 일으킨 적도 많은 강남 지역에 직접 가서 테스트 해보기로 했다. 침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강남역 보다는 좀 더 데이터이용량이 많고 테스트가 쉬운 강남 코엑스 인근을 테스트 장소로 선택했다.

"코엑스에도 CCC가 적용돼 있는데, 데이터 이용량이 늘어나는 출퇴근시간에도 데이터 전송속도가 4M~5Mbps 정도 나옵니다."

동행한 KT 무선네트워크 본부 조현수 대리가 설명한다. 하지만 그의 설명을 곧이곧대로 믿기 힘들 수밖에 없다. KT가 서울 강남지역에 적용했다고 주장하는 HSPA+망만 하더라도 최대 21Mbps의 속도가 나온다고 했지만 방송통신위원회 측정결과 1Mbps도 채 나오질 않았기 때문이다.

CCC를 했다고 달라지려나 하는 의심을 품고 안양에서 서울 코엑스로 이동했다. 도착한 시간은 마침 직장인들이 점심 식사를 위해 쏟아져나오는 12시 무렵이었다. 데이터이용량도 폭증하는 시간이다.

아이패드를 3G 모드로 전환해 놓고 '나는가수다'의 노래동영상을 실행하자 끊김없이 제대로 된 영상이 흘러나온다.

그 옆에서 준비해간 아이폰4 스마트폰을 이용해 미리 설치해둔 속도 테스트 애플리케이션 '벤치비'를 실행시켰다. 상,하향 모두 5Mbps 이상의 속도가 나온다.

조현수 대리는 "일반적으로 동영상 콘텐츠가 끊김없이 실행되려면 최소 3Mbps 이상의 속도가 나와야 한다"면서 "그 이하의 전송속도가 되면 동영상이 뚝뚝 끊기다 연결되는, 소위 '버벅거리는' 현상이 나오게 되고 방통위 측정대로 1Mbps 정도 속도라면 제대로 된 감상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코엑스 앞에서 데이터 폭증 시간 대역에 측정해본 결과 CCC가 적용된 KT망은 5Mbps 이상의 속도를 보여줘 원할한 데이터 접속상태를 자랑했다.

KT망이 아닌 다른 통신사의 아이폰4에 벤치비 앱을 깔고 실행하자 동일 장소, 동일 시간에 1Mbps도 채 나오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아이폰을 이용하는 KT 가입자들의 3G 무선인터넷 접속률은 상상을 초월했고 여러차례 데이터 장애도 겪었었다고 조 대리는 설명했다.

그렇기에 CCC라는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 세계 최초로 현행 3G 통신망에 적용하게 됐고 이로 인해 오히려 고객들이 품질 높은 3G 망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조 대리는 강조했다.

코엑스 인근 건물위에 설치된 CCC 기지국을 가보니 DU 부분은 분리돼 있고 RU(안테나 유닛)만 남아있어 상당히 작은 크기라는 점이 인상깊었다.

조현수 대리는 "바로 옆에 설치돼 있는 것이 타사 '중계기'"라고 설명하면서 "CCC 기지국은 중계기보다 작은 크기여서 공간비용, 전력 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고 설치도 쉽다"고 강조했다.

KT는 트래픽 고밀도 지역인 수도권 지역에 CCC를 도입하되 그 밖의 지역은 기존 기지국 방식 장비를 유지 또는 재활용할 예정이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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