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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심의위, '표현의 자유' 심의 기준 타당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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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신 위원 "방통심의위가 법적판단 없이 표현의 자유 제약"

[김현주기자] 박경신 방송통신 심의위원의 성기 사진 블로그 게재 사건을 계기로 방통심의위의 심의 기준이 타당한가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박 위원이 방통심의위가 '주관적 잣대'로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까닭이다.

성기사진 블로그 게재에 관한 논란이 커지자 박 위원은 28일 블로그를 통해 다시 한번 입장을 밝혔다.

박 위원은 "국가가 국가의 주인인 국민을, 국민의 세금을 들여서 규제하고 차단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이며 국민 모두가 인정하는 피해가 발생한 경우로 한정돼야 한다"며 "각자의 주관대로 자신에게 불쾌하거나 자신의 성적 감수성을 해한다고 해서 삭제를 하기 시작한다면 예술도 죽고 문화도 죽고 아니 문명이 죽을 것"이라고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박 위원은 앞선 글을 통해서도 "방통심의위라는 행정기구가 법적 판단도 없이 국민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면서 검열의 엄밀한 기준이나 국민에게 최소한의 고지나 의견청취를 제공하지 않는 것"을 문제로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박 위원이 블로그에 직접 성기 사진을 게재한 '방법'의 문제만 지적할 게 아니라, 방통심의위 심의 과정을 지적한 것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방통심의위는 정보통신심의규정에 따라 인터넷 게시물을 심의하고 있다. 박 위원 블로그에서 문제가 된 사진은 한 네티즌이 블로그에 올린 게시물로, 방통심의위에 의해 정보통신심의규정 8조 1항에 따라 삭제 조치됐다.

방통심의위 사무처 직원 및 심의위원들이 인터넷 게시물에 대해 제재를 결정했고 인터넷 서비스 업체에 삭제 조치를 명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사진이 '불쾌하다는 판단'을 행정기관에서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판단 자체가 방통심의위 직원 및 위원의 주관이란 주장이다.

최영묵 성공회대 교수는 "포털 등 사이트에 대해 방통심의위가 자의적으로 심의할 권리가 없다"며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콘텐츠가 있다면) 법원의 판결에 맡기면 된다. 방통심의위가 자의적으로 검열을 하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현재 인터넷에서 유통되는 정보는 권력자들이 요구하는 기준의 정보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방통심의위는 '대통령에 대한 욕설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트위터 계정 '@2MB18nomA'에 대해 접속 차단 결정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특히 이 문제를 논의한 전체회의 회의록이 공개돼 비판을 샀다.

계정 소유자가 이의신청을 제기해 열린 전체회의에서 방송통신심의위원들은 "아이디를 만든 것은 불순한 의도" "사과할 생각은 없나" "직업은 무엇인가" "팔로어가 늘어 기쁘냐" 등의 사견이 섞인 말로 계정 소유자를 힐책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일례로, 과거 경제 위기에 대한 '예측' 글을 올렸던 일명 '미네르바'는 법원에서 무죄를 판결 받았지만, 일련의 과정을 지켜본 네티즌은 문제가 될 글을 올리지 말아야 겠다는 학습효과를 얻었을 것"이라며 "네티즌의 (표현하고자 하는)심리를 위축시켜 스스로 자제하게 하는 결과를 낳았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방통심의위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방통심의위가 판단하고 포털 등 인터넷 서비스 업체가 직접 게시물을 삭제해야 하는 구조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관계자는 "현재는 방통심의위가 게시물에 대해 시정요구를 하면 수용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이로 인해 인터넷 기업이 소송을 당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며 "방통심의위원회가 불법성이 명백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시정요구를 해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주기자 hann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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