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뜨거운 여름휴가에 '술'은 빠질 수 없는 요소다. 하지만 휴가기간 내내 과음을 했다면 건강한 사람도 후유증을 겪기 마련이다.
특히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증이나 치질 등 엉덩이 질환을 가지고 있던 사람의 경우는 그 후유증이 더 심하다.
◆음주가무에 뼈 조직 무너져…'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증'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꿀맛같은 휴가를 얻은 직장인들에게 연인, 친구, 가족과의 즐거운 술자리는 휴가철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중 하나다. 평소에는 업무 상 스트레스를 술 한 잔으로 달랬지만 휴가철에는 즐거움을 위해 술을 찾는다.
하지만 잊어서는 안될 일. 자의든 타의든 술을 자주 마시게 되는 사람은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증'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이 질환은 과도한 음주시 발생확률이 10~18배 증가한다. 발병하면 간, 췌장에 무리를 주게 돼 지방대사, 혈액응고 등에도 이상이 생긴다. 결국 미세동맥까지 산소와 영양을 공급받지 못해 괴사에 빠지게 된다.
이 질환은 주로 20대에서 50대 사이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발병하며 약 60%가 양쪽 엉덩이 관절에서 문제가 생긴다. 방치할 경우 뼈 조직이 괴사되고 약해진 괴사 부위가 무너져 내려 골절, 퇴행성관절염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정준 바로병원 원장은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증은 괴사가 진행될 때까지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예방과 함께 사타구니, 허리, 다리의 통증과 같은 사소한 증상에도 신경 써야 한다"며 "여름 휴가철뿐 아니라 평소에도 자신의 체력과 체질에 맞는 음주습관을 가져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변에서 마시는 시원한 맥주, 치질환자에겐 '독(毒)'
햇빛이 내리쬐는 해변가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으레 시원한 맥주 한 잔이 생각나기 마련이다.
맥주의 청량감이 크게 느껴지는 것은 알코올이 세포에 흡수가 잘 돼 차가운 느낌이 뇌에 더 강하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술은 목에서 넘기는 순간만 청량감을 줄 뿐 이후에는 갈증을 더 심화시킨다.
알코올이 체내에 흡수되면 곧바로 열이 나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점 몸에 열이 더 오르는 것이다. 그렇게 계속해서 몸에 오른 열을 식히기 위해 맥주를 한 잔 두 잔 들이키다 보면 과음으로 이어진다.
과음으로 인해 발생한 열과 과도한 혈액순환은 치질환자에게 독이 된다. 음주를 하면 혈액순환이 촉진돼 항문혈관을 팽창시키고 피부나 점막이 부풀어 올라 심한 경우 항문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이때 치핵 내 혈압이 높아지고 혈전이 쌓이면서 주변 조직까지 함께 부어올라 심한 통증을 유발하게 돼 치질이 악화될 수 있다.
◆폭식과 폭음은 '과민성대장증후군' 불러
휴가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바베큐 파티다. 야외에서 구워먹는 바베큐에 술 한잔은 빠질 수 없는 별미다. 이처럼 휴가철 동안 과음과 기름진 안주, 변화된 생활패턴 때문에 설사와 변비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의 가장 흔한 증상이다.
과음을 하면 알코올이 대장 점막에 영향을 미친다. 이때 대장은 과도한 연동운동을 하게 되고 미처 수분을 흡수하지 못한 채 노폐물을 배출시키게 되는데, 아직 체내에 흡수되지 못한 수분까지 섞인 대변이 배출되는 것이 바로 설사다.
증상에 따라 설사약이나 변비약을 복용하면 나아지기도 하지만, 휴가지에서 발생한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즐거운 바캉스를 망치는 주범이 된다.
알코올, 밀가루, 유제품, 카페인 등 증상을 악화시키는 음식들을 피하고 섬유질이 많은 식품이나 수분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전문의들은 "바캉스의 영향으로 단기간 과민성대장증후군을 겪는 사람도 있지만, 만성인 경우에는 휴가기간에 더 예민해질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휴가를 다녀와서도 증상이 계속되면 식중독이나 대장암 등의 질환일 수 있으므로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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