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현기자] 결국 올 것이 왔다. 트위터 얘기다.
올 들어 서드파티 앱 제공업체들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 왔던 트위터가 미국 연방무역위원회(FTC)의 조사를 받게 됐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30일(현지 시간) FTC가 트위터를 적극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 역시 FTC의 트위터 조사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번 조사는 트위터 플랫폼에서 서드파티 앱과 관련 서비스를 다루는 방식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FTC는 대표적인 서드파티 앱 업체인 유버미디어에도 접촉해 관련 조사를 진행했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가 보도했다. 또 다른 유력한 트위터 관련 앱 업체는 비즈니스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자문 변호사가 이번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하지 말라고 권고했다"고 밝혔다.
◆지난 해부터 '생태계 지배' 강한 의욕
FTC의 이번 조사는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었다. 트위터가 올 들어 서드파티 앱으로 구성된 소위 '트위터 생태계'를 직접 지배하려는 의욕을 강하게 드러냈기 때문이다.
트위터는 지난 해 '트위티'를 인수한 데 이어 올 들어선 대표적인 서드파티 앱 업체인 트윗덱까지 손에 넣었다. 최근엔 트위터닷컴(twitter.com)에서 직접 사진을 올릴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추가하면서 관련 앱 제공업체들을 압박했다.
출범 초기 API를 공개하면서 서드파티 앱을 적극 권장했던 트위터는 지난 해 상반기부터 조금씩 다른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외신들은 트위터가 지난 해 4월 개최된 트위터 컨퍼런스(Chirp Day)부터 서드파티에 대한 통제권을 휘두르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당시 트위터는 트위터 기반의 인기 아이폰 클라이언트인 트위티(Twiitie) 인수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트위티 인수를 계기로 이전까지 파트너로 생각했던 서드파티 앱 업체들과 경쟁 관계로 돌아서게 됐다는 것이다.
이런 관계는 올해 들어 더 격화됐다. 특히 지난 달 트윗덱을 인수하면서부터 '생태계 지배' 의욕을 강하게 드러냈다. 트윗덱은 유버소셜에 이어 트위터 관련 서드파티 앱 중 두 번째로 많은 트래픽을 유발한다.
트위터의 생태계 지배 야심은 트윗덱 인수로 멈추지 않았다. 불과 열흘 뒤에는 사진 서비스를 직접하겠다고 선언한 것. 특히 그 과정에서 트윗픽 같은 서드파티 앱 제공 업체들에게 아무런 언질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플랫폼 보유업체의 횡포'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트윗덱 인수 과정 문제될 수도
FTC가 트위터를 조사할 경우 이런 관행들이 '독점적 지위 남용'에 해당되는 지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즉 트윗덱을 인수하고 사진 공유 서비스나 URL 축약 서비스를 직접 하는 것이 서드파티 앱들을 고사시키려는 의도 아니냐는 것이다.
그럴 경우 트윗덱 인수 과정에 대해서도 조사할 수 있을 전망이다. 트윗덱이 유버미디어 대신 트위터의 품을 택하는 과정에서 '생태계 지배자'의 과욕이 개입됐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FTC는 이번 조사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트위터 측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현재로선 조사의 칼날이 어느 쪽으로 향하고 있는 지 명확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또 일부에선 이번 조사의 범위가 좁기 때문에 트위터의 영업에는 별다른 타격이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생태계'를 기반으로 성장한 업체가 반독점 의혹을 받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대외적인 평판에 적잖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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