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연기자] 인재를 평가할 때 능력에 대한 평가도 중요하지만, 인성에 대한 다면적 평가가 더 중요해진 시대라고들 한다.
그래서 취업에서 소위 말하는 '스펙(specification)'이 중요한 시대는 지났다는 이들은 이렇게 말한다. "진짜 중요한 건 그게 아냐!"
하지만 누구나 '중요한 건 그게 아냐'라고 할 수 있어도, '중요한 건 바로 이거야'라고 말해주는 이는 많지 않다. 사실 구직자들에게 정작 중요한 것은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인데 말이다.
미스매칭(missmatching between job seekers and companies, 신길자 외 31명의 취업 컨설턴트 지음, 지식공간 펴냄)은 구직자와 회사가 어떻게, 그리고 왜 서로 다른 '꿈'을 꾸는지, 왜 실패하고 왜 성공하는지에 대해 실례를 들어 소개한다.
수 많은 구직자들을 향해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취업은 '내가 못났다, 잘났다'의 문제가 아니라, 나와 회사가 맞느냐, 맞지 않느냐의 문제라는 것이다.

높은 연봉을 위해, 괜찮은 복지를 누리기 위해, 혹은 남들도 다 직장에 다니니까 등의 이유로 일자리를 찾으려는 이들은 나와 회사가 맞는지에 대해서는 크게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취업에 실패하거나 성공하더라도 경력을 제대로 쌓을 수 없다는 얘기다.
구직을 위해 해야 할 일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발견하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 앞서서 '나 자신을 먼저 발견하는 것'이라고 이 책은 지적하고 있다.
나 자신에 대해 알아야만 지금부터 어떤 노력을 더 해야 하는지, 목표도 없이 막연했던 직업에 대한 기대치를 낮춰야 하는지, 아니면 아예 진로를 바꿔야 하는지가 분명해진다는 것.
이 책에서는 뚜렷한 목표와 꿈, 계획이 없는 구직 준비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당연하지만 쉽게 실천하기는 어려운 얘기를 여러 사례를 통해 일깨워준다.
'미스매칭'에 나온 사례들 중에는 당시 운이 좋아서 취업에 성공한 이야기는 있어도, 너무 기적 같아서 공감이 안되는 취업 이야기는 없다.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억대연봉을 거머쥔 사람의 성공 비결을 들려주는 것보다는 자신을 탐구하고, 자신에게 맞는 길을 가라는 조언이 더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실질적인 조언도 많다. 예를 들어 ▲자기소개서는 구체적으로 작성하기 ▲지원서에 쓰는 이메일 ID에도 세심한 신경을 쓰기 ▲직업 인터뷰를 많이 활용해보기 ▲내가 아닌 '회사'를 중심에 두고 면접에 임하기 등은 구직자들에게 그야말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얘기들이다.
참고로, '미스매칭'의 부록은 본문보다 더 알차다. 컨설턴트들이 구직자들에게 정말 하고 싶었던 얘기가 짧고 굵게 녹아들어 있어 부록처럼 여기고 지나치기에는 아깝다.(발행일 2011년 5월23일, 값 1만3천500원)
/김지연기자 hiim2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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