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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클라우드'에 시선집중,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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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한 콘텐츠, 어디서나 이용가능케…구글·아마존과 차별화

[로스앤젤레스=이균성 특파원]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6일 개발자컨퍼런스에서 공개할 예정인 '아이클라우드(iCloud)' 서비스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가 출현한 게 어제 오늘 일이 아니고, 이미 구글이나 아마존이 음악을 기반으로 해서 비슷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내놓았지만 관심의 집중도에는 차이가 있다. 왜 아이클라우드에 더 많은 기대와 시선이 쏠리는 것일까.

일차적으로는 애플이 그동안 서비스를 통해서 혁신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애플은 MP3 플레이어를 가장 먼저 만든 업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이팟이라는 자사 MP3 플레이어를 아이튠스라는 서비스와 연계시킴으로써 디지털 음원 유통 구조를 혁신하고 그 결과 시장의 대부분을 거머쥐는 성과를 보였다.

이 점에서 기기는 서비스를 위한 도구에 불과한 것이고 사용자를 위한 서비스 개념이 확실해질 때 쓰기에 더 편리한 기기가 나오게 된다고 볼 수 있다. 이를 테면 애플이 만들어온 생태계의 기반은 단말이 아니라 서비스인 것이다.

아이클라우드는 이런 맥락에서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 수 있는 애플의 기반 서비스일 것으로 짐작된다. 병가 중인 스티브 잡스가 직접 이 서비스를 시연키로 한 것도 아이클라우드가 또 하나의 새로운 혁신이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클라우드는 두 가지 측면이 강조된 미디어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소비자에게는 음악·비디오 등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과 이 과정에서 콘텐츠 제작자의 권리를 보호해주겠다는 점이다.

이용자 편의 측면에서 보면 클라우드의 장점을 꼽을 수 있다. 아이튠스의 경우 자신이 구매한 음악 등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자신이 소유한 기기에 내려받아 쓰는 구조다. 서로 다른 기기로 그 콘텐츠를 공유하기가 불편하고 해당 기기가 없는 순간에는 구매한 콘텐츠를 쓰고 싶어도 쓸 수 없게 된다. 또 구매해서 늘어난 콘텐츠를 저장하고 관리하는 것도 적잖은 수고와 비용이 들어가는 일이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자신이 구매해 소유권 혹은 이용권을 가진 음악이나 비디오 등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곳이면 언제 어디서든 어떤 기기로나 자유롭게 들을 수 있게 해줌으로써 이같은 제약을 극복한다. 또 각종 기기가 콘텐츠의 저장 용량을 과거보다 덜 필요로 하기 때문에 비용도 적게 든다. 향후 이에 필요한 기기의 가격이 내려갈 가능성도 있는 것 또한 소비자 복지다.

이 점은 아이클라우드만의 장점이라기보다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갖는 일반적인 장점이라고 보는 게 더 맞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클라우드가 더 주목받는 것은 구글이나 아마존의 서비스와 달리 저작권자와 계약 하에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 때문이다. 수많은 디지털 음원업체가 출현했다가 몰락한 것은 이들 저작권자의 권리를 어느 정도 무시한 불완전한 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아이튠스가 아이팟과 결합되며 급성장한 데는 이 부분을 찬찬히 다지고 간 측면이 크다.

아이클라우드 또한 구글과 아마존과 달리 이 부분을 세심하게 배려한 점에서 향후 더 안정적인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는 것이다.

미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이미 워너 뮤직 그룹, 소니 뮤직 엔터테인먼트, EMI 그룹 등과 이에 관한 협상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유니버셜 뮤직 그룹과는 이번주 중으로 계약을 완료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서비스 개시에 앞서 음원 저작권자를 설득하고 애플과 저작권자가 공생할 수 있는 생태계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음반사와의 계약은 특히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에도 구글과 아마존에 비해 더 편리한 요소를 제공한다. 구글과 아마존 서비스의 경우 사용자가 음악·비디오 등 자신이 보유한 디지털 콘텐츠를 서비스 회사의 서버 컴퓨터에 업드로해야 한다. 그러나 아이클라우드의 경우 그럴 필요가 없다. 자신이 구매한 콘텐츠는 이미 애플 서버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바로 연결해서 듣거나 보면 그것으로 끝인 것이다.

이는 애플이 음반사들과 이른바 '스캔 앤 매치(scan and match)' 클라우드 서비스에 관한 계약을 했기 때문이다. 과거 기록을 통해 소유권을 가진 이용자를 판별해낼 수 있기 때문에 그가 접속을 시도하면 언제든 연결해줄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이용자는 음반사가 제공하는 고음질의 노래를 들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음반사들이 구글과 아마존과는 계약을 하지 않으면서도 애플과 계약을 체결한 것은 애플이 2억명 이상의 아이튠스 가입자 기반을 가진 최대 음원 유통업체라는 점을 무시할 수 없고 기존 아이튠스에서의 협력이 그나마 괜찮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이클라우드는 이처럼 음악·영화 등 유료 디지털 콘텐츠 유통 혁신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저작권자의 권리를 보호하면서도 소비자에게는 적잖은 편리를 제공하자는 게 이 서비스의 핵심적인 가치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 저작권 문제와 관련, 좀 더 해결할 부분이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음반사와는 대체적으로 계약을 맺었지만 또 다른 권리자인 작곡가나 작사가 집단과는 아직 계약을 맺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서비스 공식 개시 시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 현재 애플은 이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며 일부는 계약하기로 했고 일부의 경우 협상이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미국)=이균성 특파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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