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10일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서든어택 퍼블리싱 재계약 협상과정에서 서로 다른 협상내용을 밝히며 낯 뜨거운 핑퐁게임을 벌이고 있다.
양 측이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은 넥슨이 게임하이를 인수하면서, 넥슨이 게임하이의 서든어택을 직접 퍼블리싱 할 계획에 따라 기존 CJ 넷마블 측과 이용자 데이터베이스 및 게임정보 데이터베이스 이관을 추진하는데서 불거졌다.
CJ 측은 7월 만료되는 계약을 연말까지 연장하자는 입장인 반면 넥슨은 CJ 측과 연장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으로 공방전을 펴고 있다.
◆진실게임으로 변한 공방전
먼저 포문을 연 건 CJ E&M 넷마블 측이다. CJ E&M은 지난 달 30일 이례적으로 현재 협상 중인 사안에 대해 "국내 최고 금액과 조건을 제시했다"며 "계약금 150억원·기간 5년 ·수익배분 70%(게임하이):30%(CJ E&M)의 조건으로 넥슨 및 타사와의 공동 퍼블리싱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게임하이는 1일 발표한 입장성명을 통해 "CJ E&M이 제시했다고 밝힌 계약조건은 지난 연말 게임하이가 제시한 조건이었고, CJ E&M은 이 제안을 거절했다"며 "버젓이 이런 조건을 자신들이 제시했고 이를 게임하이가 거절했다는 주장을 어떻게 할 수 있는 건지 도저히 믿기지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CJ E&M 측이 다시 "지난 12월 넥슨·게임하이 측이 채널링 서비스를 조건으로 최고 90%까지 게임하이가 수익배분을 가져가는 내용의 제안을 한 적이 있다"며 "지금 논의되는 제안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라고 재반박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CJ 넷마블 관계자는 "퍼블리싱 서비스는 게임의 서버와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고 매출을 집계해 수익을 배분하는 역할까지 모두 포함하는 개념인 반면 채널링은 수수료만 받아가는 개념으로 게임하이 측이 상도의상 CJ E&M 측에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이터베이스 이전문제 첨예
양 측 싸움의 한가운데에는 '게임데이터베이스' 이전문제가 걸려있다. CJ 측이 게임데이터베이스를 넘겨주지 않으면 넥슨 이전 후 가입자들은 ’처음 모드’로 게임을 해야 하게 된다.
넥슨 관계자는 "퍼블리싱 계약서에서 규정한 '고객개인정보의 사용권'은 말 그대로 고객의 정보에 대한 사용권을 의미할 뿐이지, 게임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소유권이 아니다"라며 "이용자들이 '서든어택'이라는 게임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시말해 게임데이터베이스를 그대로 넘겨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CJ E&M 관계자는 "게임 DB와 이용자 DB를 구분해서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용자들이 게임 플레이를 통해 쌓았던 게임정보는 이용자 개개인과 연결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정보"라며 "결국 게임DB 이전은 '어떤 이용자가 게임을 어떻게 즐겼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약관상 게임DB와 이용자 가입정보를 분리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용자 볼모, 둘 중 하나는 거짓말
협상교착에 대한 책임을 여론을 활용해 서로에게 떠넘기는 모양새로, 이 과정에서 1천800만명에 이르는 '서든어택' 이용자들은 그동안 해왔던 게임 정보를 아예 잃어버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타나고 있다.
게임하이 측은 지난 30일 "게임 플레이를 통해 쌓은 전적 정보 등의 게임 데이터베이스(DB)는 이용자의 것"이라는 내용의 입장성명을 발표한 이후 1일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이용자가 자발적으로 게임DB를 이전하는 시스템을 고안했다"고 말했다.
게임하이는 "이용자가 스크린샷을 찍고 인식표를 추가하는 행위를 통해 어떠한 정보도 게임하이 측에 전달되지 않는다"고 전제한 뒤 "인식표 시스템은 이용자가 캐릭터 정보 이전을 원할 경우, 이를 지원하기 위한 시스템으로 이용자가 캐릭터 정보가 담긴 스크린샷을 게임하이에 스스로 제출할 경우 그 내용대로 캐릭터를 복구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는 기존 게임하이가 인식표 시스템에 대해 해명한 "이용자 편의 강화를 위한 단순 UI 변경"에서 한 발 나아간 입장이다. 게임하이 측은 인식표 시스템이 CJ E&M과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 이용자들이 지난 7년여 동안 쌓아온 게임의 전적정보를 모두 잃어버리고 초기 상태에서 게임을 시작해야 하는 경우를 위한 대비라고 사실상 인정한 셈이다.
협상이 결렬돼 CJ E&M 넷마블에서 제공하는 서비스가 7월 10일에 종료될 경우, 그 때까지 인식표 시스템에 대해 미처 알지 못했거나 자신의 정보를 따로 저장해두지 않은 이용자는 자신의 캐릭터 정보를 잃어버리게 될 수 있는 것이다.
양 측은 6월 초까지로 설정된 협상 시한이 아직 남아있다고 밝히며 협상 성사에 대한 마지막 끈을 놓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는 여지는 남아 있다.
업계 관계자는 "CJ와 넥슨 측이 '계약안 6개월 연장시 DB 이전'이라는 조건을 중심으로 협상을 계속하고 있어 타협의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면서도 "같은 사안을 두고 상대방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을 폄으로써 두 기업중 하나는 협상을 위해 거짓 여론을 만들려고 했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박계현기자 kopil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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