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이균성 특파원] 구글이 사상 처음으로 30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라고 16일(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구글은 이미 막대한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이번 회사채 발행이 뜻밖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구글은 현금과 시장에서 당장 매각할 수 있는 유가증권을 합치면 약 350억 달러의 현금성 자산을 갖고 있다.
따라서 엄청난 돈을 쌓아놓고도 빚을 내는 셈이다.
이처럼 현금을 쌓아놓고도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이자율이 극단적으로 낮기 때문으로 판단되고 있다. BGC 파트너스의 애널리스트 콜린 길리스는 "구글에게 (그런 이자율이라면) 거저 얹는 돈과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구글 한 대변인은 이번 채권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의 용처에 대해 "단기 채무를 갚거나 통상적인 업무에 쓰일 것"이라고만 짤막하게 설명했다. 그는 또 "이번 회사채 발행으로 미국내에서 현금 사용의 유연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구글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 350억 달러 가운데 약 46%에 해당하는 169억 달러의 경우 해외 법인 들에 묶여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이율이 극단적으로 싼 금융환경을 이용해 회사채를 발행함으로써 미국내에서의 유동성을 더 풍부하게 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구글 대변인이 이번 조달 자금의 용처를 짤막하게 설명했지만, 미국 언론들은 사업 확장에 쓸 가능성이 많다고 내다보고 있다. 구글처럼 큰 IT 회사들은 M&A 등 대규모 사업 확장 용도 외에는 회사채를 잘 발행하지 않는다는 게 미국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창업주인 래리 페이지가 에릭 슈미트로부터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물려 받은 뒤 대대적으로 조직을 개편하고 대규모로 인력을 확충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에 나선 점을 고려할 때 그렇다는 것이다.
지난 달 컨퍼런스 콜에서 래리 페이지는 "구글의 미래는 매우 낙관적"이라며 "더욱 더 발전할 여지가 많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한편 구글은 의사의 처방을 받지 않고 불법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약을 판매하는 기업들의 광고를 실은 혐의로 미국 법무부의 조사를 받았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5억 달러의 합의금을 내야할 상황에 빠졌다.
/로스앤젤레스(미국)=이균성 특파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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