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한-EU FTA 처리의 후폭풍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진보신당이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직접 사과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강상구 진보신당 대변인은 6일 "진보신당은 야권연대에 대한 민주당의 진정성에 대해 근본적으로 회의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장시간의 의원총회 끝에 민주당은 본회의에 불참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지만 그 결정은 비겁했다"고 질타했다.
강 대변인은 "민주당은 선거 때는 야권연대를 강조하면서 이익만 챙기다가 결정적일 때는 한나라당과 같은 입장을 보였다"면서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국민 앞에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손학규 대표가 이제 와서 민주당이 야4당 공조를 지켰다고 하면서 한나라당을 비난하는데 동의할 국민은 없다"면서 "차후에 유사한 사태가 재발할 경우 진보신당은 야권연합이 파기된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동당 역시 상당히 거센 분노를 표하고 있다. 민노당은 이날 오후 한-EU FTA 처리에 대한 입장을 밝힐 계획인데, 민주당에 대한 강한 비판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야권연대 협상 대표였던 장원섭 사무총장은 기자에게 "손학규 대표가 지난 4.27 재보선에서 야권연대의 상징적 인물이었는데도 극적인 승리를 거둔 이후 첫 번째 사업에서 박지원 원내대표에게 미룬 채 어정쩡한 태도를 보인 것은 커다란 문제"라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민주당 개혁파 모임인 진보행동은 성명을 통해 "최근 한-EU FTA와 관련해 4.13 야권합의 내용과 상반된 내용을 한나라당과 합의했던 것은 명백한 민주당의 잘못으로 타 야당과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보행동은 비록 의원총회를 통해 바로 잡았다 해도, 한나라당의 일방처리 명분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반성해야할 점이 있다"면서 "야권합의는 성실 신의의 원칙에 따라 이행되어야 하며, 불가피한 사정으로 합의의 변경이 필요할 경우, 다른 야당들에게 설명하고 최소한 양해를 구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손학규 대표가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충분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EU FTA 비준안을 막지 못한 것에 대해 국민께 죄송한 마음을 금치 못하겠다"고 한 것에 이어 차영 대변인도 "민주당 정말 잘못했다. 반성한다. 철저하게 대비하지 못했고 막아내지도 못했다"면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반성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차 대변인은 진보야당들의 공격에 "여야 합의가 아니다. 원내대표간 합의가 당론에 배치된 것"이라며 "민주당은 도망친 것이 아니라 몸싸움보다는 침묵이 가장 강한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했지만 민주당은 당분간 한-EU FTA 처리의 후폭풍에 시달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