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웅서기자] 지난 6일 한국후지필름(대표 이창균)이 하이엔드 카메라 '파인픽스 HS20EXR'을 선보였다. 미러리스 카메라 X100과 함께 공개돼 다소 주목 받지 못한 것이 사실. 그러나 이 제품 역시 후지필름이 올해 내세우는 주력 제품 가운데 하나다.
HS20EXR은 1600만 화소의 EXR CMOS 센서와 후지논 30배 광학 줌 렌즈, 이중 손떨림 보정 기능 등을 탑재했다. 일단 최근 카메라 업체들이 출시하는 하이엔드 카메라와 엇비슷한 수준이다. 렌즈 밝기는 F2.8으로 30배 줌렌즈를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보통의 하이엔드 카메라들은 DSLR 카메라를 닮았다. 이 제품 역시 꼭 DSLR처럼 생겼다. HS20EXR을 사용해본 전체적인 총평은 '닮을 만하다'는 것이다. DSLR의 그립감과 올인원의 편안함을 동시에 경험하고자 한다면 하이엔드 카메라는 괜찮은 선택일 수 있다.
◆30배줌 당겨도 선명하게…1cm 초점도 '순식간'
이 제품은 1600만 화소와 광학 30배줌을 제공한다.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니콘의 하이엔드 카메라 '쿨픽스 P500'보다는 다소 떨어지는 스펙. 반면 초당 8매의 연사속도와 1cm 접사, 풀HD 동영상 촬영 등은 비슷한 수준이며, F2.8의 조리개와 ISO 12800까지 지원하는 감도는 HS20EXR이 한수 위다.
실제 야간에 감도 테스트를 진행했다. ISO 100-3200 수준에서는 결과물에 크게 거슬리는 부분이 없었지만, ISO 6400-12800으로 넘어가자 노이즈가 다소 발생했다.
24mm-720mm 30배 광학줌과 이중 손떨림 방지 기능은 괜찮은 성능을 보여준다. 사실 일반 카메라 사용자가 고배율의 망원을 써야할 일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30배줌 정도면 사용하기에 무리가 없다.
줌을 당기기 위해선 렌즈의 줌링을 오른쪽으로 돌리면 된다. 실제 30배줌을 당겨 전자식 뷰파인더나 LCD로 보면 이리저리 흔들리는 것 같지만 실제 셔터를 누르면 괜찮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반대로 슈퍼 매크로 모드는 1cm까지 접사를 지원한다.
카메라에 탑재된 1600만 화소 EXR CMOS 센서는 이면조사 방식이다. 최근 많은 카메라 제품들이 이면조사 방식의 이미지 센서를 채용하고 있다.
이면조사(Back Side Illumination) 방식은 반도체 웨이퍼의 이면(뒷면)을 빛을 모으는 수광부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기존 전면조사(Front Side Illumination) 방식과 같은 칩 크기를 유지하고도 단위화소 면적을 늘릴 수 있다.
다시 말해, 이미지 센서에 도달하는 빛의 양이 많아져 더 밝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뜻이다.
연사 속도는 초당 8매로 최근 출시되는 하이엔드급 카메라와 비슷하다. 30배 줌을 당긴 상태에서도 연사 촬영을 할 수 있다. AF 속도는 0.16초로, 접사 촬영시 순식간에 AF를 잡아줘 움직이는 피사체를 찍을 때 특히 유용하다.
EXR 오토 모드는 카메라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기능이다.
이 기능을 설정해 놓기만 하면 자동으로 화면을 인식, 27개의 설정값 중 가장 적절한 촬영 모드를 선택해 기기를 세팅해준다. 예컨대 카메라를 피사체에 가까이 가져가면 접사 모드로, 사람 얼굴을 잡으면 인물 모드로 자동 전환되는 방식이다.
파노라마 모드는 움직이는 방향을 상하좌우로 설정해 사용하면 된다. 120·180·360도 등 세가지 앵글 촬영이 가능하다.
동영상 촬영은 풀HD급으로 동영상 촬영시에도 30배줌을 사용할 수 있다. 고감도 EXR, 필름 시뮬레이션, 360도 모션 파노라마, 야경모드, 자동 초첨 추적 기능 등도 이용 가능하다.
◆클래식컬한 디자인 적용, 편리한 틸트액정 탑재
HS20EXR의 디자인에서는 함께 출시된 X100과 마찬가지로 클래식한 감성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사람의 손이 닿는 양 부분이 오돌토돌한 고무로 돼 있어 미끄러질 염려가 없다.
본체 크기는 18-55mm 렌즈를 탑재한 DSLR과 비슷한 수준. 단, DSLR보다 두께가 더 얇아 보통 DSLR 카메라보다는 삼성전자의 미러리스 카메라 NX11을 더 닮았다. 무게는 730g이다.
그립부는 조금 길쭉한 모양으로 여성이 쓰기에는 조금 큰 편이다. 그립부 하단으로 AA 배터리 4개가 들어가며, SD카드 슬롯이 측면에 위치해 있다. 왼쪽면에는 HDMI와 미니 USB, A/U OUT 포트가 덮개로 가려져 있다. 상단에는 스트로보를 내장했다.
30배 광학줌이다보니 렌즈가 다소 큰 감이 있지만 광각 24mm에서 망원 720mm까지 제공하는 올인원 렌즈라는 점을 감안하면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3인치 LCD는 위치를 움직일 수 있는 틸트 액정으로, 위 아래로 움직이기 때문에 하이앵글이나 로우앵글 촬영시 편리할 것 같다. 뷰파인더는 전자식으로 생각보다 크기가 작은 편이어서 조금 불편하다.
HS20EXR의 가격은 60만원대. 다른 하이엔드 카메라와 비교하면 크게 비싸지도, 그렇다고 저렴하지도 않은 수준이다.
박웅서기자 cloud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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