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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세서 업계 "삼성 잘모셔라" 특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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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AMD·ARM 등 한국시장 대우, 지사도 '힘 받네'

[강현주기자] 외국계 모바일 프로세서 업체들의 한국지사들이 요즘 삼성전자로 인해 부쩍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휴대폰 및 노트북 시장에서 삼성전자 입지가 확고해지면서 글로벌업체들도 삼성영업을 직접 담당하는 한국 지사들에게도 덩달아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엔비디아·AMD·ARM 등은 한국 지사에 삼성전자 영업을 위한 인력들을 대거 보강하고 팀 체계를 다시 잡으며 마케팅 예산을 늘려주는 등 역량을 쏟고 있다.

◆엔비디아, '고객이자 경쟁사' 삼성에 역량↑

글로벌 IT 업체들에게 한국은 상징적 가치가 있는 시장이지만 실질적 매출 비중은 미미해 한국 지사들의 위상은 낮은 편이었다. 하지만 최근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프로세서 업체들의 한국 지사들에 대한 본사의 대우가 날로 좋아진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한국 지사의 역할이 크게 중요해진 대표적 업체는 엔비디아다. 이 업체는 PC용 그래픽 처리장치(GPU)에 주력하다 지난해부터 휴대폰 및 태블릿 프로세서인 '테그라' 사업을 본격 시작하면서 삼성전자 영업을 대폭 강화했다.

삼성전자가 전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2위를 점하는 대규모 고객이기 때문이다. 이에 엔비디아는 삼성전자 측 인력을 한국 지사 부사장으로 영입해 삼성 영업 전담팀 수장으로 세우기도 했다. 기존에도 삼성전자 영업을 전담하는 팀이 있었지만 거의 PC 부문 영업이었다.

엔비디아코리아 관계자는 "삼성출신을 영업 수장에 선임하고 팀 인력도 대거 보강하면서 모바일 부문 영업 비중을 크게 늘렸다"며 "본사 차원에서 세계 휴대폰 2위인 삼성을 의식해 예전보다 한국지사에 많은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듀얼코어 모바일 AP인 '테그라2'가 삼성전자의 갤럭시탭 10.1인치에 채택되면서 엔비디아코리아의 중요성이 더 부각됐다. 구글은 최신 태블릿용 운영체제 '허니콤'의 우선순위 기기의 일종인 '팔로 디바이스'에 갤럭시탭10.1인치를 선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자체 모바일 AP도 제작한다는 점은 엔비디아로서는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령 갤럭시S 2에는 자사가 제조한 듀얼코어 모바일 AP '엑시노스'를 탑재하며, 향후 태블릿에도 자체 AP를 선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갤럭시탭 10.1인치에 엔비디아 테그라2가 탑재된 것은 구글이 허니콤 태블릿에 대한 표준 AP 디자인으로 테그라2를 선정한데 힘입었으나 차후에도 계속 삼성전자와 거래하기 위해선 영업을 소홀히 할 수 없는 입장이다. 실제로 엔비디아와 삼성전자의 모바일 AP가 모두 ARM이란 회사의 설계를 바탕으로 제작된 만큼 양사는 경쟁사이기도 하다.

◆AMD, 삼성 노트북 성장세에 대응 분주

PC 프로세서가 주력인 AMD도 삼성 전담 조직을 새로 짜고 AMD코리아의 인력 및 마케팅 비용을 늘리는 등 힘을 실어주고 있다.

최근 AMD는 삼성전자를 전담하는 '글로벌 전략 어카운트팀'을 만들고 그 수장으로 권태영씨를 지사장이란 직함으로 선임했다. 예전에도 삼성 담당자들은 있었지만 한국 지사 차원의 인력이었고 이번에 새로짠 팀은 본사 차원에서 지원한다.

권 지사장은 델에서 10년 이상 일한 전문가. 앞으로 삼성 전자가 북미, 유럽, 중국, 러시아 및 남미 지역에서 AMD 기반의 솔루션을 채용하도록 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그만큼 최근 스마트폰과 태블릿 부문 뿐 아니라 노트북 분야에서도 삼성전자의 세계 시장 입지가 견고해진 것을 감안한 대목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세계에 1천만대가 넘는 노트북을 판매해 전년대비 두배 가까이 성장했다. 삼성전자는 여세를 몰아 전세계 노트북 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둔다는 목표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대부분의 노트북에 인텔의 프로세서를 채용하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AMD 기반 노트북을 선보이기도 했다. AMD는 전세계 노트북 시장에서 성장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제품에 자사 프로세서 채택율을 높이기 위해 삼성전자를 위한 기술 지원 인력 및 영업 인력을 대거 늘렸다.

AMD코리아 관계자는" "AMD 본사에서 삼성전자의 시장 입지가 크다고 판단해 투자를 늘린 것"이라며 "AMD 내부 및 외부에서 인력들을 보강했으며 상황에 따라 더 늘려갈 것이며 본사가 지원하는 마케팅 예산도 증가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ARM, 한국 지사 매출 기여도 높아져

ARM도 지난해 한국지사의 매출 기여도가 높아졌다. 이 역시 주 요인 중 하나가 삼성전자로 꼽힌다. ARM코리아는 지난해 글로벌 매출의 10%가량을 올렸으며 이는 전년대비 3% 가량 늘어난 수치다. 대부분의 외국계 IT 업체 한국지사는 글로벌 매출의 5% 미만을 기여하는것을 감안하면 높은 편이다.

삼성전자는 ARM으로부터 프로세서 설계 라이선스를 제공받아 왔는데 최근 삼성이 모바일 AP 및 임베디드용 프로세서인 MCU를 강화하는 등 ARM 기술 사용 빈도가 더 높아졌다.

ARM코리아 관계자는 "올해 초 삼성 영업 인력을 보강했고 최근 몇년간 삼성 관련 기술지원 및 영업 인력이 두배 가까이 늘어났다"며 "한국 지사의 매출 기여도가 높아지는 만큼 위상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현주기자 jj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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