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사진) 기획재정부 장관은 1일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편지는 2주 전에 보낸 데 이어 올해 벌써 두번째.
재정부에 따르면 이날 윤 장관은 '직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최근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공무원이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해 역설했다.
윤 장관은 편지에서 "최근 들어 대외적으로 국제원자재 가격과 곡물가격이 불안하고 내부적으로 구제역, 물가, 전세값 등 엄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면서 "결국 정부의 정책공간은 점점 좁아지고 있어 긴장의 끈을 놓지 말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직원들에게 ▲기본을 놓치지 않는 업무자세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업무태도 등 두 가지를 당부했다.
다음은 윤 장관이 직원들에게 보내는 편지 전문.
기획재정부 직원 여러분 세계경제에 다시 먹구름이 드리웠습니다. 덩달아 우리의 대내외 환경도 빠르게 악화되고 있습니다.
중동사태 등으로 유가를 비롯한 국제원자재 가격과 곡물가격이 불안한 데 이어 내부적으로도 구제역, 물가, 전세값 등 어느 것 하나 엄중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결국 정부의 정책공간은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역풍에 돛을 펴야 하기 때문입니다.
불과 2주만에 또 편지를 띄워 "긴장의 끈을 놓지 말자"고 주문하는 이유입니다. 삼일절인 오늘도 많은 직원들이 나왔다고 들었습니다. 이에 여러분에게 두 가지 업무태도를 당부하고자 합니다.
먼저, 기본을 놓치지 않는 업무자세입니다.
몇 해 전 중국과 한국에서 『디테일의 힘』(Power of Detail)이란 책이 널리 읽힌 적이 있는데, 저자 왕중추(汪中求)는 "100-1=99가 아니라 100-1=0"이라고 말합니다. 비중으로 치면 1%에 불과한 실수가 전체(100%)의 실패를 초래한다는 것입니다. 벽돌 한 장을 잘못 놓아 공든 탑이 무너지고, 깃털이 쌓여 결국 배가 가라앉는 이치와 같을 것입니다.
작은 차이가 모여 큰 차이가 되는 법입니다. 최근 작은 실수를 방치해서 큰 문제가 되는 사례를 보면서 정책의 큰 그림을 그리는 일이 많고 업무가 과중한 우리 부처의 성격상 혹여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사소한 실수를 눈감고 넘어가는 분위기는 없는지 반성해 봅니다.
며칠전 제가 초빙한 박효종 교수가 특강에서 "공무원은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야 한다"고 말한 것처럼, 정책을 구상하는 간부로부터 보고서를 작성하는 직원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하는 업무중 사소한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책보고서 한 장을 만들어도, 그 옛날 전보(電報)처럼 '글자 한자한자에 돈이 매겨진다'는 자세로 신중함과 꼼꼼함을 발휘해야 합니다.
그래야 잘 여물고 반듯한 골격을 갖춘 보고서가 나옵니다. 디테일에 강하고 집요한 실행력을 가진 조직이 됩시다.
둘째,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업무태도가 필요합니다. 중동의 정정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서 보았듯이, 우리에게 '강 건너 불'이란 이제 없습니다. 지구촌의 모든 변화가 실시간으로 ‘발등의 불’이 되고 글로벌 리스크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리스크를 미리 감지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가장 큰 경쟁력입니다.
아울러 최근의 여건들은 경제주체들의 불안심리를 증폭시킬 수 있습니다. 경제심리를 관리해 불확실성을 걷어주는 작업을 여러분 업무의 우선순위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직원 여러분역사적 전환기는 늘 승자와 패자를 가르기 때문에 팽팽한 긴장감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습니다. 우리의 열정과 노력이 반영된 5년후, 10년후의 한국경제를 떠올리며 스스로를 북돋웁시다.
항상 현장과 호흡하고, 상황을 장악하고, 핵심에 집중하는 업무태도로 정책공간을 넓혀 나갑시다.
열심히 하는 것을 넘어 일 잘 하는 재정부를 기대합니다.
2011. 3. 1 윤증현 드림
정수남기자 perec@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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