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필름이 지난 23일 선보인 '파인픽스 X100'은 하이앤드급 사양의 디지털 카메라다. 일단은 미러리스 카메라쪽으로 포지셔닝했지만 렌즈교환이 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가격도 159만8천원으로 웬만한 DSLR은 훌쩍 뛰어넘는다.
'X100' 프로젝트를 총괄한 일본 후지필름 본사의 전자영상사업부 가와하라 히로시 프로덕트 매니저(PM)는 'X100'이 이런 우려들을 불식시킬 장점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이라는 것은 결국 렌즈와 센서의 조합입니다. 렌즈만 좋아도 안 되고 센서만 좋아도 안 되죠. X100은 제품에 탑재될 렌즈에 맞춰서 센서를 커스터마이징 했습니다. 이를 통해 렌즈로부터 들어오는 빛의 입사각을 확대해 센서의 주변부까지 모두 빛을 받을 수 있게 했습니다. 쉽게 말해 사진의 주변부까지 골고루 빛을 받아들여 고화질의 해상도를 실현시킨 것입니다."
X100의 컨셉은 고화질을 구현하는 소형 카메라. 후지필름은 이 카메라를 만들면서 고화질을 선택하기 위해 렌즈교환 방식을 포기한 것이다. 비싼 가격도 그에 걸맞는 성능으로 답하겠다는 생각이다.
X100에는 23mm F2.0 후지논 렌즈와 이에 최적화된 고화질 APS-C 사이즈 CMOS 센서와 새로운 EXR 프로레서가 탑재됐다. 이를 통해 기존의 파인픽스 콤팩트 카메라와 비교했을 때 약 10배 가량의 감도 향상을 이뤄냈다는 것이 후지필름측의 설명이다.
물론 앞으로 후지필름이 렌즈교환이 가능한 미러리스 카메라를 출시하지 않겠다는 선전포고(?)는 아니다.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하면서 필요에 따라 렌즈를 교환해가며 사용하고자 하는 소비자도 있는 법. 가와하라 히로시 PM은 추후 출시될 기종부터는 다양한 소비자들의 의견을 십분 반영할 것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X100은 '카레이서도 인정하는 고급 자동차'
지난 23일 X100 신제품 발표회에서는 많은 기자들이 의구심을 품었다. 얼마나 많은 소비자들이 고화질을 선택하는 대신 단렌즈와 159만8천원을 감내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X100을 위해 상품 기획단계부터 여러 프로사진 작가들의 의견을 들었습니다. 프로 사진 작가가 카메라를 사용할 때 필요한 기능들을 중점적으로 모아 X100을 완성했죠. 그래서 저는 이 카메라를 '카레이서 같은 프로도 인정하는 고급 자동차' 같은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로가 인정하면 일반 소비자들도 안심하고 제품을 선택할 수 있으니까요."
경기에서는 레이싱카를 운전하는 카레이서도 평소에는 벤츠를 탄다는 이야기를 예로 들었다. X100의 주타깃이 일반 소비자보다는 전문가들이라는 뜻이다. 벤츠가 좋아도 비싼 가격 때문에 포기할 수밖에 없는 소비자들을 배려하지 못하는 점은 아쉽다.
가와하라 히로시 PM은 자신을 사진 찍는 것이 좋아서 후지필름에 입사한 몇 안 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책상 위에 놓여있는 X100에는 어제 먹었던 간장 게장 사진이 찍혀 있었다. 출장 중 음식 사진 찍기는 그의 취미다.
"최근 후지필름에 비해 상대적으로 카메라 시장에 늦게 뛰어든 업체들의 활약도가 두드러집니다. 실제로 소니, 파나소닉 등의 업체들은 후발주자인만큼 사진에 대해 굉장히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한국에 와서 한국후지필름 사원들에게도 이 이야기를 해주며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후지필름은 올해로 창립 77주년을 맞았다. 한국후지필름도 지난해 30살을 넘었다. 풍월은 물론 논어, 맹자까지 줄줄 읊을 기간이다.
"후지필름의 77년 노하우가 집약된 X100으로 DSLR도 미러리스도 아닌 새로운 카메라 시장을 개척할 것입니다."
박웅서기자 cloud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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