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연설에서 여야는 모두 '복지'를 내세웠지만 내용과 인식은 크게 달랐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와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모두 서민복지를 주장했지만, 안 대표는 6%대의 안정적 경제 성장, 무역액과 국내 총생산, 주식시장 주가 총액 모두 1조 달러를 웃도는 성장 등 현재 경제 수치를 내세웠다.
대신 서민들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생산적인 '서민 복지'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심각한 빈부 격차와 빈부 세습으로 국민들이 꿈과 희망을 갖지 못하도록 하는 '한국병'이 생겼다며 "이명박 정부는 우리 사회에서 서민과 중산층의 행복과 희망을 빼앗아가는 한국병을 결정적으로 악화시켰다"고 주장했다.
이 처럼 현 상황에 대한 인식이 다르다보니 같은 복지를 주장하면서도 내용이 크게 달랐다.
안상수 대표는 야당의 무상복지, 무상 의료 등 복지 정책에 대해 "정치적 계산으로 무책임한 복지를 남발하는 것은 칼 끝에 묻은 꿀을 핥는 것처럼 위험하기 짝이 없다"면서 "특히 고소득층까지 대상으로 하는 무차별적 복지는 서민이 낸 세금으로 부자에게 혜택을 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진정한 서민복지는 경제 성장이 복지를 견인하고, 거꾸로 복지가 경제성장을 이끄는 생산적이고 실현 가능한 복지여야 한다"면서 "한나라당은 일자리를 하나 더 늘리는 것이 최상의 복지라는 차원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주장했다.
한편, 안 대표는 "경제회복의 온도차를 느끼는 서민과 중산층까지 복지 혜택 범위를 대폭 늘리는 한편, 복지 수혜자의 자활 능력을 키우는 데도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지만, "선진 복지국가는 우리가 꾸준히 추구해야 할 소중한 가치지만, 한번 늘린 복지 예산은 줄이기 힘들다"고 복지 예산 증가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 손학규 대표는 '사람 중심의 복지'를 내세우며 ▲일하는 사람이 행복한 사회 ▲반칙 없는 투명한 사회 ▲외형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 추구라는 세 가지 과제를 내세웠다.
그는 "복지는 인격의 동등함, 인간의 존엄성에 기반을 둔 가장 격이 높은 사회제도"라며 "보편적 복지는 단순히 없는 사람을 먹여주고 입혀주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인격적으로 동등한 대우를 받는다는 정신에 입각해 있다. 우리가 추구하는 보편적 복지는 사람 중심의 함께 가는 복지국가"라고 설명했다.
안상수 대표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강조했다면 손학규 대표는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들었다.
그는 "일자리, 비정규직 문제, 노동 조건의 개선 등 적극적인 노동 시장 정책을 통해 고용과 복지의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면서 "정부는 비정규직 노조를 탄압하기에 앞서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정의를 실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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