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KT는 통신요금 절감에 앞장선다며 국내 최초로 유무선통합 서비스를 내놓았다. 이 서비스는 무선인터넷 와이파이존에서는 휴대전화로도 통화요금이 저렴한 인터넷전화를 쓸 수 있어 통신비 부담을 확 줄일 수 있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를 위해 KT가 야심차게 내놓은 단말기가 세계 최초의 3W폰이라는 ‘쇼옴니아’(모델명 SPH-M8400)다. 유무선통합 서비스의 진수를 체험하기 위해 쇼옴니아를 사용해 봤다.
쇼옴니아는 3세대 이동통신인 WCDMA와 와이파이(Wifi) 외에 와이브로(Wibro)까지 지원하는 최초의 스마트폰이다. 유무선통합(Fixed Mobile Convergence, 이하 FMC) 서비스는 무선인터넷 와이파이존에서 휴대전화로도 통화요금이 저렴한 인터넷전화(VoIP)를 쓸 수 있어 통신비 부담을 확 줄여준다. FMC를 지원하는 단말기로는 일반폰(EV-F110)과 스마트폰(SPH-M7200) 한 종류씩 있었지만 와이브로까지 지원하는 단말기는 쇼옴니아가 처음이다. 상황과 장소에 맞게 와이파이와 와이브로를 번갈아 사용하다가 둘 다 안되면 WCDMA(3G)망을 사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요금 걱정만 제쳐둔다면 사실상 어디서든 자유롭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고 봐도 좋다.
사용, 가격과 편리함 모두 만족
쇼옴니아에서 우선 접속하는 네트워크 순서는 와이파이→와이브로→WCDMA로 설정돼 있다. 전체 메뉴에서 쇼무선랜으로 들어가거나 바탕화면에 무선랜 접속 바로가기 버튼을 클릭하면 주변의 무선랜을 검색할 수 있는 화면이 뜬다. 무선랜 접속을 요청하면 일단 쿡AP(KT-VoIP)와 네스팟 네트워크에 우선 접속을 시도한다.
쿡AP나 네스팟의 경우에는 아이디나 비밀번호를 별도로 입력하지 않아도 접속할 수 있다. 쇼옴니아를 개통할 때 FMC 서비스에 가입하면 010으로 시작하는 번호와 070으로 시작하는 인터넷전화 번호 등 두 개의 번호를 받는다. 하지만 번호만 부여받는다고 해서 바로 인터넷전화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관련 프로그램을 내려 받아 설치해야 한다. 그 전까지는 아무리 상대방이 인터넷전화 번호로 걸어도 받을 수 없으니 유의해야 한다.
메뉴 중 인터넷전화 설치 메뉴의 지시대로 따라 하면 어렵지 않게 설치할 수 있다. 프로그램을 설치한 후 와이파이에 연결하면 쿡인터넷전화를 쓸 수 있다는 메시지가 나오고 휴대전화 화면 상단에 ‘Q’라는 문자가 뜬다. 이 상태에서 전화를 걸면 상대방의 전화에는 070으로 시작하는 번호가 뜨게 되고 인터넷전화로 통화할 수 있게 된다. 인터넷전화는 반드시 와이파이에 연결돼 있어야만 사용 가능하다. 따라서 와이파이에 연결돼 있지 않을 때는 상대방이 070으로 걸더라도 받을 수 없다. 또 와이파이에 연결돼 있더라도 상대방이 010 번호로 전화를 건다면 인터넷전화를 쓸 수 없다.
기자의 경우, 집과 사무실에 모두 무선AP가 있어서 쇼옴니아로 인터넷전화를 쓰는 데 불편함이 없었다. 휴대전화로도 저렴한 인터넷전화를 쓰다 보니, 옆에 유선전화가 버젓이 있는데도, 쓸 일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KT는 올해 네스팟존 개수를 지금의 네 배인 5~6만 곳으로 확대할 예정이어서 인터넷전화를 쓸 수 있는 곳은 더욱 많아질 전망이다. KT 외에도 SK텔레콤과 LG텔레콤 역시 와이파이망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는데다, 여기에 사설AP까지 가세하면 인터넷전화가 대중화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FMC 단말기는 이처럼 가격과 편리함을 모두 만족시키면서 유선전화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끊김 현상으로 이동중 통화는 불편
다만, 와이파이존의 커버리지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돌아다니면서 통화하기에는 부적절하다. 커버리지를 벗어나면 신호가 약하다는 알림음이 울리거나(설정했을 때만 울림) 통화가 끊겨버리는 현상이 발생해, 와이파이존으로 들어오거나 전화를 끊고 3G망을 이용해 다시 걸어야 한다. 또 신호가 약한 곳에서는 인터넷전화로 발신하다 끊어졌는데도, 상대방 전화는 계속 울리는 이상한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특정 구역, 이를테면 집안에서는 사용하기 최적이지만 돌아다니면서 인터넷전화를 쓰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와이파이존이 더 많아지면 불편함이 덜하겠지만, 그럼에도 통화 끊김 현상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기술적인 문제다. 인터넷전화를 사용하다 신호가 약해서 통화를 계속하기 위해 3G망을 사용해야 한다면 통화를 끊지 않는 대신, 통화 중 신호음으로 사용 중인 네트워크가 바뀌었음을 알려주는 방식도 도입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쇼앱스토어에 접속하거나 인터넷 검색, 메일 확인 등을 하기 위해 데이터 통신을 이용할 때는 되도록 데이터 통화료를 낼 필요가 없는 와이파이나 와이브로를 통해 접속하는 것이 좋다. 고정형 와이파이의 한계를 보완해주는 것이 바로 와이브로를 통한 접속이다. 특히 쇼옴니아가 있으면 와이브로를 통해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인터넷에 접속해 트위터나 블로그에 글을 남기거나 메일 확인을 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
실제로 지하철에서 와이브로로 접속해 구글 지메일 계정을 설정해 메일을 보내고, 트위터에 들어가 ‘지하철 안, 사람 무지 많아요 ㅠㅠ’는 메시지를 남겼다. 사실, 그동안 벨소리 다운로드 외에는 모바일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던 기자로서는 꽤 인상적인 경험이었다. 그 외에 다음 지도와 로드뷰, 윙버스에서 우리 동네 맛집 찾기, MSN메신저로 채팅 등을 해봤다. 3G망이 아닌 와이브로(혹은 와이파이)로 접속해 요금 부담을 덜어낸 덕분이다. 역시 3가지 네트워크를 단말기 하나에서 필요에 따라 번갈아 가면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쇼옴니아의 가장 큰 강점인 것 같다.
다만, 사설AP로는 접속할 수 없고 반드시 KT의 무선인터넷 서비스인 네스팟 무선랜을 통해서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는 것도 유념해야 한다. 예를 들어 쇼앱스토어는 사설AP로도 접속 가능하지만, 쇼비디오나 쇼오픈메일 서비스를 와이파이로 접속해 쓰려면 사설AP로는 안되고 쿡AP와 네스팟으로만 접속해야 한다. 또한 쇼증권과 쇼내비게이션은 아예 무선랜을 통해서는 접속할 수 없으며, 특히 쇼내비게이션은 3G망을 통해서만 접속 가능하다.
쇼옴니아의 UI는 좌우는 물론이고, 상하로도 움직인다. 좌우로는 날씨, 카메라, 동영상, FM라디오, 인기가요, 주요 포털사이트 등 자주 사용하는 멀티미디어 메뉴를 제공하며, 상하로 움직이면 만화, 블로그, 메신저, 전자사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는 메뉴와 위젯 편집 메뉴를 볼 수 있다. 토익과 토플 등 어학학습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내장돼 있으며 스도쿠, 팡야, 100칸계산법, 크레용피직스, 버블 브레이커 등의 게임이 기본 탑재돼 있다.
사용기간이 일주일가량으로 다소 짧았던 탓에 실제 얼마나 요금이 절약되는지 효과를 비교해보지 못한 점은 가장 아쉽다. 하지만 이동시간을 제외한 실내에서는 인터넷전화 사용이 대부분 가능했기 때문에 기자의 경우, 상당히 요금을 절약할 수 있을 것 같다. 데이터 요금 역시 전용 요금제를 활용하고, 와이파이와 와이브로를 많이 활용하면 큰 부담이 될 것 같진 않다. 하지만 앞서 살펴봤듯이 와이파이나 와이브로로 접속이 안 되는 서비스도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글|김지연 기자 hiim2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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