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통신사들이 공짜로 스마트폰 통화를 할 수 있는 '무료 음성통화 애플리케이션(앱)'을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계속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 3사가 4만5천원 이하 가입자들의 무료 음성통화앱 사용을 막겠다는 강경 방침을 세웠지만, 이들이 개발했다는 차단 기술이 사실상 개별 이용자들에게 일일이 적용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4만5천원 가입자들도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 앱을 3G 망에서도 현재까지 무리없이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스템 부재로 '완전차단' 어려울 듯
mVoIP 앱은 휴대폰 무선 인터넷을 이용해 무료로 음성통화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는 스카이프를 비롯해 영상 무료통화인 탱고와 국산 앱인 수다폰에 이어 최근에는 이용자 등록이 필요 없는 바이버까지 인기를 얻고 있다.
mVoIP 이용자가 빠르게 늘어나자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비상이 걸렸다.
통신요금 매출이 감소하는 것은 차치하고 비싼 3G망을 무료통화로 사용하게 되면 데이터 부하가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데이터 부하가 늘어나면 일반 음성통화 품질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통신3사는 mVoIP를 월 5만5천원의 비싼 요금제를 이용하는 가입자들에게만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4만5천원 이하 가입자에게는 이용을 차단하겠다는 강경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7일 현재 4만5천원 이하 요금제 가입자들도 스카이프나 탱고, 수다폰 및 바이버를 무리없이 이용할 수 있다.
아이폰 이용자에게 화제가 된 바이버의 경우, KT 측은 "아직 앱이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아 차단에 시간이 걸린다. 다른 앱은 이미 차단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와이파이가 아닌 3G 망을 통해 4만5천원 요금제 가입자가 바이버 뿐만 아니라 스카이프와 탱고, 수다폰 등의 mVoIP 앱을 일일이 실행시켜본 결과 모두 통화가 가능했다. 다만 끊김현상이나 통화품질은 전보다 다소 나빠졌다.
통신사들은 각자 확보한 '차단 기술'을 본격 적용해 mVoIP 앱을 차단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그 기술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는 셈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론적으로 차단은 가능하다. 기술도 있다. 그러나 실제 이 기술을 적용하려면 일일이 가입자들의 데이터 통신 패킷을 분석하고 모니터링해야 한다"면서 "현재 통신사에는 이를 감시-모니터링할만한 인력이나 시스템은 갖춰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mVoIP의 대표 앱인 스카이프 관계자는 "통신사들이 3G망에서의 mVoIP 이용을 전면 금지했을때도 소비자들은 스카이프를 계속 이용해왔다. 통신사들은 '차단할 수는 있지만 굳이 막지는 않는다'고 얘기해왔는데, 이제는 차단한다 하니 그렇게 알고만 있지 어떤 새로운 기술이 있는 지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방통위 관계자 역시 "기술적 완성도의 문제보다는 실제 수백만 가입자들의 통화패턴을 분석-모니터링 할 만한 시스템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통신사들이 '차단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표면적으로라도 보이는데는 급속도로 퍼지는 mVoIP에 임기응변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다.
일단 '차단'이라는 엄포를 놓으면 사용자들이 '어차피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스스로 이용을 자제하는 효과가 있다. 뿐만 아니라 가입자들이 스스로 1만원 이상 비싼 무제한 요금제로 상향 가입하는 효과까지 낳기 때문에 일단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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