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쌍록의 '로스앤젤레스 대전' 승자는 이영호였다.
3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WCG 2010 그랜드파이널' 스타크래프트 부문 4강전에서 이영호(KT)가 이제동(화승)을 2-1로 꺾고 김구현(STX)이 기다리고 있는 결승에 진출했다.
이영호는 MSL 우승, 스타리그 우승에 이어 WCG 우승까지 한 경기를 남겨두며, 챔피언 이영호 시대의 개막에 성큼 다가섰다.
이번 대결에서 이영호와 이제동은 세 수 앞을 헤아리는 접전으로 리쌍록의 명성을 이어갔다. 종족간 자원쟁탈이 핵심인 스타크래프트 경기의 정점을 찍는 대결이었다.
1경기에서 두 선수는 자원을 거의 다 소진할 때까지 버티는 지연전을 펼쳤다. 중반 이후, 이영호는 벌처로 이제동의 드론을 효과적으로 잡아내며 자원채취를 막아, 이제동의 자원 밸러스를 무너트렸다.
2경기는 경기시간 30분을 훌쩍 넘기는 장기전 끝에 마지막까지 이영호의 자원줄을 끊는데 성공한 이제동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제동은 이영호의 공세를 끈질기게 막아내며 병력이 대거 줄고, 6군데 멀티의 가스 채취가 1곳밖에 안 남았는데도 역전에 성공했다.
3경기는 팽팽한 대결을 기대한 예상과는 달리 초반 이제동의 전략이 갈피를 못 잡으면서 럴커 생산 시점이 늦어지고, 가스 멀티 확보에도 실패했다. 상대방의 전략을 손바닥 보듯이 꿰고 있는 두 선수의 대결은 이영호가 손쉽게 승기를 잡으면서 끝났다.
'이영호(테란)-이제동(저그)'의 대결은 두 선수의 성을 따서 '리쌍록'으로 불린다. 2008년부터 총 11번 성사된 '리쌍록'은 '임요환(테란)-홍진호(저그)'의 맞대결을 두 선수의 이름에서 따 '임진록'이라 부르던 데서 비롯됐다.
두 선수의 팽팽한 테란·저그의 대결은 각 종족 이용자들의 자존심을 자극하는 스타크래프트 종목의 확실한 흥행카드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 날 경기에도 결승전 못지 않은 관심이 모아졌다.
LA 현지에서 룸메이트이자, 숙식을 함께 했던 이들은 치열한 승부 끝에 이영호의 승리로 올 시즌 리쌍록 대결의 종지부를 찍었다.
이영호는 올해 열린 하나대투증권 MSL, 빅파일 MSL, 대한항공 스타리그 시즌2 결승전에서 이제동에게 모두 승리를 거두며, 리쌍록의 우승 상금만 1억 4천만원을 챙겼다. 이제동은 이영호에게 막혀 세 번의 준우승 상금만 챙긴 데 이어, WCG에서도 분루를 삼키게 됐다.
한편 앞서 벌어진 4강전 첫 경기에서 김구현(프로토스)이 폴란드의 야로슬로프 포치에바를 2-0으로 제압하고 결승에 진출하면서 한국대표팀은 WCG 스타크래프트 부문 10연패를 확정지었다. 이영호와 김구현의 결승전은 4일 오전 6시에 열릴 예정이다.
◆결승전 맵
1경기 매치포인트(2인맵) 이영호(테란·1시) 승 VS 이제동(저그·7시) 패
2경기 타우크로스(3인맵) 이영호(테란·9시) 패 VS 이제동(저그·5시) 승
3경기 투혼(4인맵) 이영호(테란·11시) 승 VS 이제동(저그·7시) 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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