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는 매우 창의적이되 다소 집요하고 신경질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가끔 'IT 업계의 악동'으로 불리기도 한다. 애플의 기업 문화 또한 이런 잡스의 성격과 비슷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적잖다. 그래선지 현재 진행중인 소송만 해도 141개다.
그런 애플이 최근 달라지고 있다. 웬만하면 소송을 피하고 개발자, 경쟁회사, 심지어 규제 당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포춘 인터넷 판은 19일(현지시간) '악동' 애플이 착한 기업이 되고자 하는 최근의 5개 사례를 소개해 눈길을 끈다.
먼저 애플은 최근 구글 보이스와 관련된 앱을 자사 앱스토어에 올리는 것을 승인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거부한 지 14개월 만이다. 이는 美 연방통신위원회(FCC) 수사를 촉발시켰었다.
어도비 플래시에 대한 정책 변화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애플은 지난 4월부터 어도비 플래시로 개발된 앱이 자사 앱스토어에 올라오는 것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 때문에 어도비와 스티브 잡스가 격렬하게 '플래시 논쟁'을 벌이기도 하였다.
특히 FCC는 이 사안이 시장의 경쟁을 제한함으로써 독점금지법을 위배한 게 아닌가 하고 예의주시하던 상황이다.
그러자 애플은 지난 10일 개발자들이 어도비 플래시로 앱을 개발한 뒤 애플 방식으로 변환해 앱스토어에 올리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 애플은 그동안 이런 조치까지 금지했었다. 애플은 이와 함께 구글의 광고 네트워크인 '애드맙'도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발표에서 애플은 회사 이름을 적시하지 않았지만 그렇게 해석됐었다.
하지만 플래시로 제작된 앱이나 홈페이지에 대해 애플의 아이폰이나 아이팟 터치, 아이패드 등으로 볼 수 없다는 점에서 이 문제가 완전하게 해결된 것은 아니다. 그렇더라도 이날 어도비와 구글은 성명을 내고 애플의 전향적인 자세에 대해 환영의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었다.
지난 7월 스티브 잡스가 소위 '안테나 게이트'와 관련해 안테나 보호 케이스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나선 것도 사실 과거의 잡스로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된다. '안테나 게이트'는 아이폰4의 왼쪽 하단부를 손으로 쥘 때 일부에서 수신 감도가 현격히 떨어지는 문제를 말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티브 잡스는 전격적으로 케이스 무료 제공을 택했다.
포춘은 이밖에도 '디지털 신문 가판대'를 만들기 위해 최근 애플이 여러 언론사와 벌이고 있는 협상 과정, 실리콘밸리 IT 기업들이 종업원 임금을 제한하기 위해 담합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美 법무부와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 등에서도 달라진 모습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미국)=이균성 특파원 gslee@inews24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