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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법원 "케이블TV, 지상파 재송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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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인접권' 인정…제재조항 없어 사실상 합의 요구

법원이 케이블TV의 지상파 실시간 재송신을 위법으로 판단하고 금지시켰다.

이에 따라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이 작년 12월 18일 이후 디지털케이블TV 상품 가입자들에게 기존처럼 지상파 방송을 재전송할 경우 모두 위법 행위로 간주된다.

하지만 SO들이 해당 명령을 위반하더라도 법적 강제조치를 규정하진 않고 있어, 법원의 이번 판결은 사실상 정책당국과 사업자들 간의 합의를 통해 해결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분석된다.

◆"동시 재전송, 수신보조행위로 볼 수 없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1부(강영수 부장판사)는 8일 KBS와 MBC, SBS 등 지상파 3사가 CJ헬로비전, 씨앤앰, HCN서초방송, CMB한강방송 등 5개 주요 종합유선방송사업자를 상대로 낸 저작권 등 침해정지 및 예방청구 소송 1심 판결을 했다.

법원은 이 자리에서 "피고들은 2009년 12월18일부터 피고들의 종합유선방송에 가입한 수신자들에게 원고의 디지털 방송신호를 동시 재송신해서는 안 된다"며 "소송비용은 원고가 40%, 피고가 60%를 각각 부담한다"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이와 관련, "법리적으로 판단하면 저작권법 상 저작권 동시중계방송권을 규정하고 있는데 피고들이 케이블방송을 운영하는 형태, 이익을 얻은 것과 방송신호를 그대로 넘기는 것이 아니라는 측면을 고려하면 피고들이 하는 동시재전송 행위는 단순히 시청자를 도와주기 위한 수신보조행위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시재전송행위는 단순히 시청자를 도와주기 위한 행위로 볼 수 없고 원고들의 권리를 침해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사들의 직접적인 저작권 침해 주장에는 "법원에서 침해를 판단하더라도 특정하지 않으면 어려운 점이 있다"며 "(예를 들어) 드라마 '추노'에 대해서는 소송 중에는 방송하고 있지만 판결 당시에는 방송이 끝나는 문제도 있을 수 있다. 본질적으로는 판결이 나오게 되면 집행관이 바로 집행해야 하는데 이 점이 미흡하다"고 말했다.

이어 "법원이 요청하더라도 보완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라고 보기에 각하한다"며 소를 기각했다.

법원은 또 SO들이 법원의 금지 판결 이후에도 동시재송신을 계속할 경우 1일 당 1억원의 벌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지상파 측의 요구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와 관련, "어차피 원고와 피고 모두 공익적인 지위를 강조했고 양 측이 원만하게 합의하려는 과정을 보였다"며 "공익적 지위에서 협의를 해서 원만한 해결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간접강제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법원은 설명했다.

이어 "판결 선고 후 단기간 내에 침해금지 행위를 할 가능성이 없다고 봐서 간접강제는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지상파 "환영" vs 케이블 "유감"

지상파 측은 1심 결과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내면서, SO들이 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동시재송신을 계속할 경우 추가적인 법적 조치를 할 것을 예고했다.

엄재용 SBS정책팀 차장은 판결 후 기자들에게 "저작인접권은 100% 인정했고 저작권도 (실시간 방송)전체 저작권에 대해 인정하지 않은 것이지 저작권 자체를 인정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며 법원이 사실상 자신들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009년12월18일 이전 가입자에 대해서도 상호 협의 하에 정리돼야 한다는 정책판단의 여지를 준 것 같다"며 "(간접강제 기각도)당사자가 합의를 할 수 있다는 여지 하에서 법원이 상황판단을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 지는 말할 수 없는 단계지만 (저작권)권리를 인정받은 측면으로 보고 어떤 협상을 할 지 추가조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고측 변호를 담당했던 법무법인 화우 이세정 변호사는 "동시재전송이 위법으로 인정된 이상 피고들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시 간접강제를 이행할 수 있다"며 SO들이 판결에도 불구하고 동시재송신을 계속할 경우 추가적인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반면 케이블TV 업계 측은 판결 결과에 유감을 표명하면서 법원의 특정 기간 이후 가입자에 대한 송출 중단 명령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뿐 아니라 사회적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씨앤앰 최정우 전무는 "수신보조행위라는 개념을 인정하면서도 케이블방송이 시청자를 위해 행하는 지상파방송 재전송행위를 동시중계권 침해로 판결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판부가 2009년 12월18일 이후 신규 디지털케이블 가입자에 대한 지상파방송 재전송 금지를 명령했지만 기존 가입자와의 분리 송출이 현재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판결 이행을 위해서는 모든 가입자에 대한 송출중단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최 전무는 그러면서도 "단 지상파 송출 중단에 따라 야기될 엄청난 사회적 혼란과 시청자 피해를 감안해 논의를 거쳐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며 지상파와의 협상도 필요 시 응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관련업계는 2009년 12월 18일 이후 디지털케이블TV 가입자들은 비공식적인 집계로 40만 정도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법원의 이번 판결에 따라 SO들이 이들에게 지상파 동시재전송을 할 경우 위법행위로 간주받게 된다.

박정일기자 comj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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