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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삼성電 이익 5조원 무색 '수익방어'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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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 빼면 휴대폰·TV '반토막'

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이익 5조원이라는 또다른 신기원을 열었다. 1년전에 비해 두배 가까이 늘어난 기록이다.

그러나 축포는 이르다. 실상은 호황을 맞은 반도체와 LCD 등 부품을 빼면 휴대폰과 TV 등 세트부문은 오히려 반토막이 났다. 경기 회복에 따른 글로벌 경쟁 격화, 원자재 값 상승 및 환율 변수 등 2분기 경쟁상황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보여주는 대목. 하반기 경영기조는 '수익성 방어' 가 될 공산이다.

30일 삼성전자는 2분기 매출 37조8천900억원, 영업이익 5조100억원을 올리며 사상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17%나 늘었고, 영업익은 무려 88%나 급증했다.

반도체·LCD등 부품부문, 시황호조·조기 공정전환 등에 따른 이익증대가 2분기 실적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휴대폰 TV 등 통신 및 디지털미디어 사업부문은 세트부문은 가격경쟁 심화, 유로화 약세 등 업황 악화로 수익성이 추락했다.

하반기 역시 경쟁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경기회복세 둔화 등으로 '상저하고'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수익성 방어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반도체 회사'로의 귀환, 세트는 '반토막'

이번 2분기 영업익 5조원 중 80% 가까이는 반도체와 LCD에서 올렸다. 특히 반도체 영업익은 약 3조원으로 사실상 호황기를 맞은 반도체 한분야 영업익이 지난해 전체 영업익을 웃돌 정도다.

실제 반도체 영업익은 1년새 무려 765%가 폭증했다. 이에 더해 LCD 역시 252% 늘면서 영업익 5조원 시대 개막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문제는 통신과 디지털 미디어, 즉 세트부문은 반도체와 LCD 등 부품부문에 비해 더 많은 매출을 올리고도 성장세가 꺾인데다 이익에서는 큰 폭의 역성장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휴대폰과 TV를 포함하는 이 부문들의 매출 비중은 55%에 달하지만 양측 이익은 채 1조원이 안된다. 1년새 이익이 각각 36%와 70% 가까이 하락한 때문이다. 지난해 2분기 이들 부문 영업익이 2조원을 넘었던 것을 감안하면 말 그대로 반토막이 난 셈이다.

반대로 부품부문의 1년전 영업익 규모는 약 6천억원. 반도체와 LCD가 호황국면에 진입, 턴어라운드 한 상황을 감안하면 이번 실적은 공급부족에 따른 D램 가격강세, 스마트폰 등 신규수요처 증가로 인한 낸드수요지속, 공정전환 가속화를 통한 수익성 확대에 따른 효과가 컸다. 실제 반도체 영업이익률 전년 동기 대비 25%포인트나 급증한 31%에 달했다.

따라서 오히려 이번 실적의 포인트는 세트부문의 수익성 하락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같은 기간 정보통신부문 영업이익률은 7.2%로 3.6%포인트 하락했고, 디지털미디어부문 영업이익률은 2.5%로 무려 7.1%포인트나 급락했다. 부품부문 호황국면을 제외하면 시장 경쟁상황이 심각하다는 뜻도 된다.

이같은 세트부문의 수익성 하락문제는 통상 하반기가 마케팅 비용 확대 등으로 상반기보다 외형은 커져도 수익성은 떨어진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대목.

특히 하반기는 글로벌 업체들의 스마트폰 전략제품 출시가 잇따르고, LED·3D TV 경쟁이 더욱 격화되는 등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는 실적 확대 등보다 당장 떨어지는 수익성 방어가 발등의 불이 될 공산이 크다.

삼성전자 이명진 IR팀장 역시 하반기 전망과 관련 "세트부문의 가격경쟁 심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등으로 수익성 유지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더욱이 2분기 실적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반도체 LCD 등 부품분야도 하반기 전망을 낙관하기 쉽지 않다.

반도체의 경우 주력 제품의 시황은 호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나 D램은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고, 공급부족 현상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때문.

LCD 시장 역시 세트 업체들의 패널 재고 조정, 월드컵 특수에 따른 2분기 선구매 등으로 하반기 수요 증가세 둔화 우려가 상존해 있다.

◆"하반기 수익성 방어 주력"

따라서 삼성전자는 하반기 수익성 유지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명진 팀장은 "하반기 선행투자를 통한 경쟁력 확대, 스마트폰·3D TV 등 전략제품 판매 활성화로 수익성 유지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D램은 40나노급 공정전환 가속 및 업계 첫 양산을 시작한 30나노급 제품 비중을 확대, 원가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또 LCD는 TV용 패널의 급속한 수요확대가 예상되는 LED, 3D TV 패널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강화를 통해 수익성 유지에 주력할 계획이다. 또 IT용 패널 역시 LED·슬림·저전력 패널 등 고부가가치 제품 믹스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부품사업의 특성상 공격적인 투자를 통한 지배력 강화는 필수.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26조원 투자계획을 확정한 바 있다. 이중 시설투자 18조2천억원의 절반 수준인 9조2천억원이 이미 상반기에 집행됐다.

이명진 팀장은 "반도체·LCD 등 주력사업에서 과감한 투자를 통해 기술 및 시장 지배력을 강화함으로써 향후 5~10년간 기술 및 원가 경쟁력 격차를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수익성이 급락하고 있는 휴대폰과 TV 등 세트분야는 스마트폰,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 강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

휴대폰의 경우 스마트폰 라인업 확대와 판매비중 제고를 통해 두자리수 이익률 확보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간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시장진입에 성공한 '갤럭시S'를 연말까지 90개국 125개 사업자에게 판매하고, 자체 OS인 '바다(bada)'를 탑재한 '웨이브(Wave)폰'을 연말까지 98개국 178개 사업자로 적극 확대할 계획이다.이들 2개 전략모델을 합해 올 한해 1천만대 이상을 판매한다는 목표다.

TV는 LED TV 라인업 확대, 블루레이 디스크 플레이어를 포함한 3D 토탈 솔루션 강화, 스마트 TV 활성화를 위한 로컬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보 수익성 제고와 점유율 확대를 동시에 꾀할 계획이다.

또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생활가전은 프리미엄·저전력 고부가 가치 제품 중심 사업구조 전환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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