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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10년은 창조적 서비스로 승부"…손주은 메가스터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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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스터디, 12일 창립 10주년 맞아

12일로 꼭 10주년을 맞은 메가스터디는 이처럼 국내 이러닝 시장의 중심에 있다.

'처음부터 목표를 세워두고 회사를 키우겠다는 생각은 없었는데, 10년간 꾸준히 하다보니 이렇게 회사 규모가 커졌다'는 손주은 대표의 말처럼 온라인 교육 시장은 매년 급성장했다.

성장한 만큼 견제하는 시선도 많아졌다. 온라인 교육이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 기여했다는 손 대표의 자부심에도 불구하고, 올해 정부는 '수능에 EBS 강의 내용을 70% 반영하겠다'는 정책으로 사교육비를 통제하기 위해 나섰다.

"정부 정책이 사교육비를 줄일 수는 있겠죠. 지금도 분명히 (실적에)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입학사정관제로 특목고 입시형태가 바뀌면서 학생들이 학원보다는 내신에 집중하는 환경이 형성되고 있는 건 분명히 옳은 방향이라고 봐요.

하지만, 수능-EBS 연계 정책의 경우 사교육비를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EBS에서 나온다는 70%를 맞추기 위해 많은 학생들이 교재 중심으로 외우다보면 변별력이 없어질 테고, 결국 나머지 30%에서 승부를 내기 위해 공부 부담만 더 늘어날 테니까요."

실제로 지난 6월에 실시된 전국 모의평가 문제 경향을 분석해 본 결과 EBS의 출제 경향이 반영됐다는 유사한 문제는 정답률이 매우 높은 반면, 유사한 출제 구조인데도 불구하고 사고력이 필요한 문제에서는 정답률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이 확인됐다.

학생들이 교과 내용의 근본을 파악해 문제를 본질적으로 이해하지 않고 단편적으로 학습하지 않을까 걱정되는 대목이다.

그래서인지 실적 악화를 우려하는 주위의 시선에도 손 대표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지난 10년간 위기가 항상 기회가 되었던 것 같아요. 정부의 공교육 강화 정책으로 비슷한 위기가 지난 2004년에도 있었지만 그 다음 해에 시장점유율이 더 오르는 계기가 되었거든요."

하지만 손주은 대표는 10년 뒤에는 사교육 시장의 미래는 밝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사교육은 빠른 속도로 중산층에 편입됐던 산업화 세대들이 자신의 경험을 후세에 이식시키려는 과정에서 생겨난 산물이기 때문에 산업화가 끝난 만큼 사교육도 이제는 체질개선을 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가 제시한 것이 '창조적 서비스'다.

"학교 사회 시간에 기업의 목적은 '이윤 창출'이라고 배우잖아요. 저도 아무 비판없이 당연하다고 받아들였고, 그렇게 해왔죠. 하지만 이제 더 이상 기업의 목적이 '이윤창출'이 될 순 없다고 생각해요.

1위에 안주하는 순간 혁신은 없습니다. 소비자도 생각하지 못한, 소비자의 기대를 뛰어넘는 '창조적 서비스'를 제시하는 것, 그 자체가 목적이 돼야 합니다."

손 대표는 창조적 서비스에 대한 고민 끝에 재수생 대상 입시학원에 올해 처음으로 인터넷 성적 공개 제도를 도입했다. 성적이 오르는 과정을 공개하는 것이야말로 선생님과 학생 모두 긴장하게 만드는 시스템이라는 생각에서 생각한 것이다.

학생들은 성적 공개에 동의한다는 계약서에 서명했고, 학원은 목표를 달성할 경우 수업료의 70%를 환불해 준다는 약속을 했다. 그 결과 지난 6월 모의평가에서 91.5%의 학생이 성적이 상승했다. 사실 이러한 결과는 손 대표로서도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책임과 긴장, 권리를 적절히 조화시킨 결과라고 생각해요. 이제 겨우 첫번째 공개이고, 아직 수능까지는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예단은 곤란하겠죠. 그래도 아무도 하지 않는 걸 먼저 함으로써, 사교육 업체가 갖는 책임감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손 대표는 기숙학원 사업에 대한 창조적 서비스도 고민중이다. 강의실 외에 카페와 헬스클럽 등을 지어 청소년들이 문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공간, 인생을 가꾸는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1만평 규모의 대우연수원 부지를 인수했다.

메가스터디는 오프라인 중심의 사교육 문화를 온라인 중심으로 바꿔놓은 장본인이다. 그래서 스마트폰처럼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한 m-러닝이나 전자책(e-book)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현재 SK텔레콤, KT 등과 학습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중이다.

"플랫폼 자체가 아니라 그 플랫폼에 맞는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게 중요해요. 지금 전자책은 기존의 콘텐츠만 옮겨놓은 형태가 대부분이지만 창조적인 콘텐츠가 들어간다면 생각 밖으로 혁명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자책으로 단순히 문제를 푸는 것 만이 아니라 내 수준에 맞는 해설을 선택해 볼 수 있고, 유사한 형태의 기출 문제도 같이 풀어보는 등 관련 데이터를 연계해서 보여준다면 전자책이 학생들의 학습 매니지먼트 도구가 될 수 있는 것이죠.

나중에는 학생들이 학교에 가서 교실에 앉아 정해진 시간에 특정 과목을 함께 공부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인터뷰를 위해 찾은 그의 집무실 소칠판에는 격몽요결의 한 구절인 '人不忠信 事皆無實'(사람의 행동이 충성스럽거나 진실하지 않으면 하는 일에 모두 제대로 된 결과를 거둘 수 없다)이 써 있었다.

강연이든, 교재 쓰기든, 경영이든, 한 번 '필'을 받으면 최선을 다해 집중하는 손 대표와 들어맞는 말인 듯했다.

오랜 강의로 가라앉은 손 대표의 목소리만큼이나 그가 우리나라 교육에 대해 하는 고민은 무겁고도 진중했다. 메가스터디의 지난 10년보다 앞으로의 10년에 더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지연기자 hiim2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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