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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과 주파수, 울고웃는 이통3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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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파수 전략과 연계...치열한 기싸움

"빨리 3세대로 가야 한다(KT)" vs "3세대도 좋지만, 아직은 여유있다(SK텔레콤, LG텔레콤)."

3세대(G)이동전화 전환을 둘러싼 이동통신 3사의 이해가 '010 번호통합'을 바라보는 시각 차를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KT는 2011년 6월 2세대(G) 주파수(1.8㎓) 40㎒폭을 반납하고, 2G망을 철거하기로 한 만큼, 정부가 010 번호통합 정책에 대해 속히 결정해주길 원한다. KT의 고객 중 11.13%만이 011, 016, 017, 018, 019을 쓰는 2G 가입자인데, 이들을 속히 3G로 전환시키지 않으면 연간 1천억원 정도의 비용을 들여 2G망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정부가 010 강제통합 시기를 빨리 정해 010 번호 변경을 이유로 3G 가입을 꺼리는 국민들을 설득시켜 주거나, 아니면 1년 정도 '3G 01X 번호표시서비스'를 허용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017-281-XXXX'를 쓰는 고객이 '010-281X-XXXX'번호도 함께 쓰면서 3G를 이용하는 것이다. 친구가 017번호로 내게 전화 걸 수도 있고 내가 전화걸면 친구에게 017로 표시된다는 점에서, 010으로 번호를 바꿔야 3G로 옮겨갈 수 있는 고객들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SK텔레콤과 LG텔레콤은 KT보다 '010 번호통합'에 느긋한 입장이다.

SK텔레콤은 2G용으로 800㎒에서 50㎒를 3G용으로 2.1㎓에서 20㎒를 쓰고 있는 데, 2011년 6월 2G 주파수 일부(20㎒)를 회수당하더라도 남는 대역폭이 있는 데다 2㎓ 대역을 추가 할당 받을 예정이어서 KT처럼 쫓기는 입장은 아니다. 이같은 '2G+3G 복합망 전략'에 따라 T를 이용하면 쓰던 번호를 지키고 터치폰도 쓸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킨 "터치할까? 지켜줄까?"라는 광고를 내보내기도 했다. SK텔레콤의 이동전화 고객 중 010 번호를 쓰는 사람은 71.8%로, 이통 3사 중 가장 비중이 적다.

LG텔레콤도 SK텔레콤과 사정이 비슷하다. LG텔레콤은 2세대(G) 주파수(1.8㎓)의 20㎓(수신 및 발신 대역 포함, 쌍방향 기준)만 갖고 있다. 이 주파수는 2011년이면 포화될 것으로 예상되나, 800㎒ 또는 900㎒ 등 저대역 주파수 대역을 확보하는 대로 차세대 네트워크를 조기에 구축할 계획이다. 즉 새로운 주파수를 할당받아 (현재 010으로만 가입할 수 있는) 3G나 4G를 본격화하는 데 시간이 좀 있다. KT처럼 2G 가입자를 전환시키는 게 급하지는 않다는 얘기다.

KT 관계자는 "우리는 2008년과 2009년에 2G 가입자를 위한 단말기를 별로 출시하지 못했지만, SK텔레콤과 LG텔레콤은 해마다 10~20종의 2G용 단말기를 내놓고 있다"면서 "SK텔레콤의 '쓰던 번호 그대로' 마케팅은 번호통합 정책을 거스르는 불공정한 광고"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SK텔레콤 관계자는 "KT가 3G망에서 01X 번호표시 서비스를 1년간 하겠다는 것은 번호통합 정책에 반하는 것이며, 결국 소비자 후생을 높이는 일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LG텔레콤 관계자는 "KT가 3G 01X 번호표시 서비스를 하려면 1년 정도 후에 이통3사가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이통시장의 최대 이슈는 주파수 할당과 접속료 뿐 아니라, 번호통합 정책도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통신업계 전문가는 "주파수 할당 시기 못지 않게 010 번호통합 정책 결정의 시기와 내용이 중요하다"면서 "이를테면 정부가 010 번호통합을 조기에 강제하거나 조기에 폐기하면(011, 016 등으로도 3G에 가입가능) KT가 가장 유리해 지고, 그렇지 않으면 SK텔레콤과 LG텔레콤에 유리해 진다"고 진단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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