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재보선 벌써부터 '출렁'

한달반 가량 앞둔 10월 재보선이 어지럽다.

여야 모두 '공천잡음'이 불거지고 있고 급기야 한나라당 공천 탈락자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런가 하면 강원 강릉에서는 후보 공천 방식을 놓고 진통을 겪는 등 공천 자체가 삐그덕 거리고 있다.

또한 민주당 쪽에선 손학규 전 대표와 김근태 상임고문 등 거물급 인사들의 출마가 가시화하고 있는 재보선 국면이 크게 출렁이고 있다.

경남 양산은 한나라당으로선 골칫거리다. 박희태 전 대표가 경남 양산 공천이 확정되면서 이에 반발한 김양수 전 의원은 지난 16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김 전 의원은 출마선언에서 "여론조사에서 뒤진 후보가 공천을 받은 것은 양산시민의 뜻을 정면으로 왜곡한 오만한 공천이 아닐 수 없다"며 "양산의 자존심을 짖밟은 당 공심위의 행패에 굴복할 수 없다"고 출마 배경을 밝혔다.

김 전 의원은 "당 공심위의 잘못된 공천이 김양수와 한나라당을 잠시 떨어져있게 만들었을 뿐"이라며 "양산시민의 선택을 받아 정치를 처음 시작한 한나라당으로 다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 뿐 아니라 당 공천에서 탈락한 유재명 전 연구원도 현재 무소속 출마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의원은 최근 기자와 통화에서 "박 전 대표의 공천을 상식적으로 잘못된 것"이라며 "무소속 출마에 무게를 두고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유 전 연구원은 내주초 출마 여부를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양산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송인배 후보는 여당의 '출렁'임을 반기고 있다. 보수표가 '박희태-김양수-유재명' 로 갈라지면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다. 송 후보측 한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통화에서 "현재로선 낙관할 수는 없지만 유리한 상황인 것은 맞다"며 "여기에 친노측과 민주당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한다면 승산 있는 게임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민주노동당 박승흡 후보가 양산 출마를 선언하면서 후보단일화 여부가 진보진영의 관건으로 떠올랐다. 송 후보나 박 후보 모두 후보단일화에 대해 인식을 같이하고 있으나 어느 시점에서 어느 쪽으로 후보 단일화기 되느냐에 따라 선거구도는 크게 뒤바뀔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는 지난 16일 출마선언을 하면서 후보단일화에 대해 "한나라당을 심판하고 박희태 후보를 이길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면 의미있는 상황으로 정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강원 강릉 재선거 공천에선 예비후보자들이 여론조사 방식을 둘러싼 이견을 보이며 여론조사 경선을 무산시켰다. 권성동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과 심재엽 전 의원은 여의도연구소의 조사결과를 여론조사 경선에 포함시킬지를 놓고 갈등을 겪고 있다.

안산 상록을과 수원 장안에는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과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등 거물급 인사 출마설에 판이 달아오르고 있다.

우선 민주당은 수원시 장안구에서 손학규 전 대표가 출마하는 데 온힘을 쏟고 있다. 정세균 대표는 지난 16일 오전 수원 장안구 정자동 경기도당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가능한 모든 인적 자원을 동원해 좋은 후보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질의응답에서 "손 전 대표가 (장안에) 출마하도록 당에서 권유하고 있다"며 "본인이 고사하고 있지만 결국 당이 필요하다면 당명에 따라야 할 것"이라고 사실상 그의 출마를 압박했다.

지도부는 지역구 당원들에게 손 전 대표의 출마 당위성과 필요성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도부는 또 조만간 손 전 대표를 직접 접촉해 결단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이 손 전 대표의 출마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확실한 재·보선 승리로 정국을 주도하기 위해서다.

손 전 대표와 함께 김근태 상임고문을 안산 상록을 후보로 세우는 방안도 물밑에서 진행 중이다. 하지만 김영환 전 의원과 김재목 지역위원장 등 기존 입후보 희망자들이 반발하고 있기 때문에 전략 공천을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