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초고속인터넷, 시장지배적사업자 유지될까?

KT 초고속인터넷 서비스가 올해에도 이용약관 승인을 받는 지배적사업자로 지정될 지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약관인가 사업자는 지배적 사업자라는 의미로, 신규 상품을 내놓을 때마다 규제당국으로부터 약관심사를 받아야 해 적지 않은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특히 올해 약관승인 대상으로 지정되느냐의 여부는 합병KT의 쏠림현상 가능성에 대해 규제당국이 어떠한 시각을 가졌는지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 해 논란끝에 시장지배적사업자 지정

지난해 7월 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은 KT 초고속인터넷 약관승인 대상 지정을 놓고 격론을 벌일 정도로, 보는 시각에 따라 그 결과가 확연히 달라진다.

작년 결정과정을 되돌아보면, 2007년 말 KT의 매출액 기준 시장점유율은 48.4%, 가입자 기준 시장점유율은 44.1%로 기록됐다. KT의 시장 점유율은 매출액이나 가입자 기준 모두 50%를 밑돌아, 지배적 사업자라는 족쇄에서 벗어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송도균 부위원장과 이병기 위원은 규제완화 추세를 반영해야 한다는 점과 50% 이하인 점유율을 근거로 인가대상에서 제외할 것을 주장했다. 그러나 최시중 위원장과 형태근 위원과 이경자 위원 등은 지배력전이 문제와 결합상품 시장 등을 고려해 인가대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낫다고 지적, 막판에 승인 지정사업자로 결론나 KT 관계자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당시 방송통신위 사무조직은 필수 설비가 있어 진입에 장애요인이 있을 뿐만 아니라, 결합상품을 통한 KT로의 쏠림현상이 우려된다는 점, 그러나 사업자 간 품질 차이는 크지 않고, 법적 진입장벽은 없다고 보고했다.

위원들 간 계속된 공방전은 결국 점유율 50%를 넘느냐의 문제로 볼 것만 아니라 향후 지배력 및 결합상품 시장을 고려해 한해 더 지켜보자는 선에서 타협점을 찾았다.

결과적으로 방송통신위는 초고속인터넷의 경우 결합상품을 통한 요금인하로 인해 KT로의 쏠림현상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시내전화 및 이동전화와 함께 전년도의 인가제 지정을 유지한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매출·점유율 하락...필수설비·결합상품 논란 여전

한 해가 지난 지금, 2008년 말 기준 KT의 매출기준 시장점유율은 47.6%, 가입자 기준 점유율은 43.8%로 집계돼 점유율은 근소하게나마 내려갔다. 그럼에도 1년과 같이 KT의 전주 관로 등 필수설비에 따른 진입장벽이 존재하며, 결합상품을 통한 쏠림현상에 대한 우려는 큰 변화없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이 문제를 놓고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KT 초고속인터넷에 대한 경쟁상황평가를 실시하고 있으며, 최근 KT와 경쟁사업자들로부터 의견청취 등을 마치고 이달 말 평가내용을 확정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초고속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SK브로드밴드가 개인정보 유용으로 철퇴를 맞고 LG파워콤과 케이블TV 업계가 선전한 가운데 KT의 점유율이 소폭 줄어들었다"면서 "작년에도 경쟁상황 평가 결과가 최종 방송통신위 검토단계에서 바뀐 바 있어 이번 결론이 어떻게 날 지 예상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KT의 매출과 점유율이 다소 줄어든 데다 최근의 규제완화 추세를 봤을 때, 방통위 사무국이 KT 초고속인터넷을 시장지배적사업자 지위에서 해제하는 쪽으로 최종 안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방송통신위 관계자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연구결과가 나오면, 이를 바탕으로 내부 의견수렴을 거쳐 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 최종적으로 위원회가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그 결과를 토대로 7월말께 고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