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가격이 올해 급격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낸드플래시메모리를 따라 움직이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8일 대만의 메모리반도체 거래사이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주요제품 1기가비트(Gb) 667메가헤르츠(MHz) DDR2 D램의 고정거래가격은 이달 초 5개월여만에 1달러를 다시 돌파했다.
고정거래가격은 기업 간 대량거래에 적용되는 평균 가격으로, 1Gb DDR2 D램 가격 1달러는 시장의 심리를 움직이는 기준선으로 파악된다. 올해 들어 바닥권에서 횡보했던 이 제품 가격은 지난 달 말과 이달 초 연속 상승에 성공하며 이번에 1.06달러를 기록했다.
매월 2차례 집계되는 D램 고정거래가격은 올해 들어 추가 하락 없이 3차례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 1분기 당시는 더 이상 하락하기 어려운 최저가 수준에서 횡보했다면, 최근엔 PC 업계의 재고 확보와 함께 반등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다르다.
현재 1Gb DDR2 D램 가격은 여전히 제조사들이 이익을 낼 수 없는 수준이다. 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 등 D램 선두기업의 손익분기점(BEP)이 되는 D램 가격은 1달러대 초반, 중·하위 기업들의 BEP는 1달러대 중반 이상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업계와 시장에 따르면 D램 가격은 단기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계 상황에 가까워진 대만 D램 기업들이 제품 생산을 억제하고 있는 데다, 세계 PC 수요 역시 견조해지면서 시장에서 재고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
고정거래가격의 등락을 견인하는 현물가격(시장에서 매일 소량씩 거래되는 물량의 평균가격)은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현재 1Gb DDR2 D램의 현물가격은 1.27달러로 고정거래가격과 20% 정도 격차를 보이고 있다.
D램익스체인지는 D램 제조사들이 생산량을 계속해서 조정해간다면, 1Gb DDR2 D램 가격은 곧 1.5달러 수준까지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모리 모듈 제조업체 킹스톤테크놀로지도 중국시장의 거대수요와 함께 D램 가격이 3분기 중 1.5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만 D램 업체 파워칩세미컨덕터는 이러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오는 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삼성전자, 하이닉스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시장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1분기 실적발표에서 하이닉스 이손석 마케팅전략담당 상무는 "D램 수요는 오는 3분기까지 점차 나아지겠지만, D램 가격을 큰 폭으로 인상하기는 어려운 상태"라며 "1Gb DDR2 D램 가격 1.5달러는 대만업체들의 원가와 관계되는 수준으로, 언제 그 시점에 도달할지는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조남성 마케팅팀장(전무) 역시 "D램의 실질적인 수요회복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가격이 재차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낸드플래시 주요제품 16Gb 멀티 레벨 셀(MLC)의 고정거래가격은 올해 지속적인 상승으로 지난 달 말까지 전년 말 대비 98%나 급등했다. 이는 낸드플래시 제조사가 5곳으로 한정된 가운데, 기업들이 빠르게 생산 축소에 나섰기 때문.
반면 제조사가 10곳 이상에 이르는 D램 고정거래가격은 올해 1Gb DDR2 D램 기준 31% 상승하는데 그쳤다. 최근 D램 가격 회복세가 어느 정도 지속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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