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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용 VoIP 도입, 관계기관 입장차로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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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측 압력에 국정원 보안 정책 '제동'

공공기관 인터넷전화(VoIP) 확대 적용을 앞두고 유관기관간 시각차로 엇박자를 내고 있다.

특히 공공기관 VoIP에 적용키로 한 국산 암호화 알고리즘 탑재 조항이 외산 장비의 국내시장 진출을 막는다는 일부 미국 업체들의 주장이 제기되면서 한미 외교 통상 문제로까지 비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현재 미국 무역대표부는 세계무역기구(WTO) 조항을 이유로 내세우며 우리 정부를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공공기관용 VoIP 제품에 국가표준 암호기술을 탑재하도록 하는 정책을 추진중인 국가정보원 입장과 미국 측 통상압력을 받고 있는 외교통상부의 입장이 대치되면서, 행정용 VoIP 도입 계획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국정원·행안부·외교부…한 목소리 못내

28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오는 5월 세종로 중앙부처 인터넷 전화 이용환경 구축 사업에 대한 제안공고가 나갈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공공기관이 일반 전화를 VoIP로 전환하고, 장기적으로 통합 커뮤니케이션(UC)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첫 사례로 규모는 약 15억원에 달한다.

행정용 VoIP 사업은 정부중앙청사를 시작으로 각 부처와 공공기관, 지자체 등으로 확대, 새로운 블루 오션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관련 업체간 치열한 접전이 예고되고 있다.

공공시장을 시작으로 차츰 민간으로 확장될 것을 고려하면, 이번 정책에 따라 향후 VoIP 업체간 희비가 엇갈릴 수 있기 때문.

정부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VoIP 제품 특성상 해킹 및 도·감청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국산 암호화 알고리즘인 '아리아'를 탑재한 제품에 한해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시스코, 어바이어 등 미국 인터넷전화 단말기 업체가 반발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이들은 아리아 대신 미국 표준 암호화 알고리즘인 'AES' 사용을 요구하며, 자국 정부를 통해 통상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국가 공공기관에 도입되는 정보보호 제품 보안 정책을 총괄하는 국가정보원과 공공기관 VoIP 적용 사업을 추진중인 행정안전부는 이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상태다.

또 미국 측의 통상 압력을 무시할 수 없는 외교통상부의 시각이 엇갈리는 등 우리 정부가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면서 자칫 미국 측 입장에 끌려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내 업체들 ""美 주장에 휘둘려선 안될 것"

한 국산 VoIP 업체는 "국산 암호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상당한 예산과 인력을 투입했다"며 "일부 미국업체의 주장에 휘둘려 기존 정책을 뒤바꾼다면 국내 관련 업계는 적지 않은 타격을 입는 것은 물론이며, 앞으로 국가 정책에 대해 신뢰하지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번 사건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국산 암호기술 적용이 단순히 VoIP 업체에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국정원은 올해 초 국가 공공기관에 도입되는 정보보호제품에 한해 보안적합성 검증필을 받은 암호모듈 탑재를 의무화했다.

이에 따라 가상사설망(VPN), 방화벽 등을 공급하는 보안업체는 국산 암호기술 적용을 위해 발벗고 나선 상황. 하지만 대다수 외산업체는 보안을 이유로 검증필 암호모듈 탑재에 소극적이다.

정보보호업체 관계자는 "만약 공공기관 VoIP에 반드시 국산 암호기술을 적용할 필요가 없다면, 다른 정보보호 제품도 굳이 국산 암호기술을 적용받을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며 "VoIP 외 다른 정보보호 외산 업체가 같은 문제를 제기한다면 들어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국가 정책을 따른 국내 업체는 피해를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서소정기자 ssj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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