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의 무소속 출마로 이번 4.29 재보궐 선거 최대의 이슈 지역으로 떠오른 전주 덕진은 정 후보의 인물론에 맞서 민주당 후보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도전장을 던졌으나 아직은 인지도가 모자란 모습이 역력했다.
전주 덕진 시민들은 경제 위기의 질곡 속에서 상당한 정치 냉소에 빠져 있는 모습이다. 상당수의 시민들이 '그 놈이 그 놈'이라면서 선거에 대한 관심 자체가 별로 없는 표정이다.
슈퍼를 운영하는 50대 한 남성은 "사실 그동안 이 지역에서 노란색 하면 다 찍어줬지만 이 지역이 바뀐 것이 뭐가 있나"라며 "내 주변에는 다들 선거에 관심이 없다. 아마 투표율이 상당히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 덕진 모래내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60대 정모씨도 "선거에 관심이 없다. 지금은 먹고 사는 것도 힘들다"며 "그놈이 그놈이지 무슨 소용이 있나"라고 했다.
그러나 이처럼 상당한 정치 냉소를 보이던 시민들 사이에서도 정동영 후보의 인지도는 여전히 높다. 민주당 김근식 후보나 한나라당 전희재, 진보신당 염경석 후보는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이들이 상당수였다.
시장 상인인 65세 여성 이모씨는 "정동영이 관심은 없지만, 후보 중 아는 사람은 정동영이 하나"라면서 "아마 이번에 정동영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정 후보이 열린우리당 의장과 통일부 장관을 거쳐 대선후보까지 지낸 화려한 이력이 그의 국회 입성에 플러스 효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고기집을 하는 30대 남성인 오 모씨는 "후보 중 정동영을 안다. 그가 이번 공천에서 소외된 것 같다"며 "그가 당선됐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복권방 주인인 40대 이모씨는 "손님 중 80% 정도는 정동영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하더라"라며 "사실 사람들은 누가 되든 상관 없다는 인식이 있지만, 그래도 정동영은 이 지역 사람이어서 그래도 정동영이 돼야 한다는 인식이 많다"고 전했다.
그는 "사람들은 민주당을 싫어하지 않지만, 정동영을 찍는 것이 민주당에 표를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며 "민주당도 그래서 골치 아플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동안 한나라당의 불모지였던 이 지역에서 과거와는 달리 한나라당을 두둔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나와 흥미를 더했다.
자신을 과거 민주당 당원이었고 수차례 선거에도 참여했다고 소개한 50대 남성 김모씨는 "정동영이 이 바닥에서 전국 최고 득표까지 했지만, 전주를 위해 해 준 것이 뭐가 있나"라며 "차라리 한나라당이 한번 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30대 초반의 시장 상인도 "이 지역은 전남과는 정서가 다르다"라며 "지금 정부와 한나라당이 지역에서 공기업 내려오기로 한 것도 흐지부지하게 하는 등 자꾸 뺏어가기만 하는데 한나라당이 이 지역에 계속 공을 들이면 지금 당선되지는 않겠지만 지지율이 올라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채송무·민철 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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