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재보선에서 경북 경주에 출마한 친박(親朴)측 무소속 정수성 후보가 친이(親李)계로부터 후보 사퇴 종용을 받았다고 주장해 파문이 예상된다.
정 후보는 지난 31일 경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9일 낮 12시45분쯤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에게서 '이명규(대구 북구갑) 의원을 만나보라'는 연락을 받고 그날 오후 4시쯤 이 의원으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을 받고 만났다"며 "이 의원이 후보 사퇴를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는 "이 의원이 후보 사퇴를 권유했으나 나는 단호히 거절했다"며 "이 문제에 한나라당 정종복 후보가 관여됐는지 경주시민 앞에서 진솔하게 밝혀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경북 경주는 친박측 정 후보와 한나라당 공천이 확정된 정종복 전 의원의 대결이 펼쳐지면서 '친이-친박'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다. 더욱이 친박측에서는 지난 18대 공천 과정에서 이른바 '친박 말살 공천'의 주동자로 정 전 의원을 지목하고 있어 이번 재보선은 양 계파간 힘 대결이 불가피한 상황.
이러한 가운데 친이계측이 정수성 후보의 출마 포기를 요구했다고 정 후보가 주장해 내재된 계파 갈등을 또 다시 터져나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이자 '만사형통'으로 불리는 이상득 의원이 직접 전화를 걸었다는 점에서 파문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펄쩍 뛰고 있다. 한 언론에 따르면, 이상득 의원은 "정씨가 먼저 내게 만나자는 요청을 해서 '이명규 의원에게 무슨 얘기를 하는지 들어보라'고 보냈을 뿐"이라며 "육군 대장 출신으로서 선거판에서 이렇게 하는 것은 점잖지 못한 행동"이라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정수성 후보가 만났다고 주장하는 이명규 의원은 "정치를 시작하기도 전에 정치공작을 먼저 하는 정 씨는 나쁜 사람"이라며 "정 전 의원이 한나라당 후보로 확정되고 나서 지지율이 밀리니까 급한 마음에 쇼를 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