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귀국에 이어 한나라당 이재오 전 의원이 28일 저녁 일정을 공개하지 않은 채 몰래 귀국하는 등 정치권 '거물들'의 귀환이 이뤄지고 있다.
이 전 의원은 27일 새벽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출발해 일본 도쿄에서 하루를 지낸 뒤 이날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그는 자신의 귀국이 갖는 폭발력을 인식한 듯 일부 극소수 인사를 제외하고는 귀국 일정 등에 대해 알리지 않았다.
미국에서 직접 인천공항으로 도착하지 않고 일본을 경유해 김포공항으로 들어온 것도 귀국하는 상황이 지지자 등이 몰려 주목받지 않게 하려는 것이었다.
이로 인해 공항에는 극소수의 수행비서 만이 이 전 의원을 맞이했고, 이 의원은 진수희 의원 등과 전화통화에서 "당초 생각대로 조용히 들어올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정권 탄생의 일등 공신이고 핵심 측근인 이 전 의원이 돌아오면서 한나라당은 상당한 변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 전 의원은 귀국 전 수차례에 걸쳐 "국내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언급하는 등 당분간 저서 집필에만 몰두할 예정이지만, 그의 무게감으로 인해 작은 행동 하나하나에도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구심점이 없다는 평가를 듣고 있는 친이계에 이 전 의원의 복귀는 새로운 중심을 만들면서 현재 친이계 결속에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는 이상득 의원과 견제 관계를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유학 전 친박과 첨예한 대립의 선봉장 역할을 했던 이 전 의원으로 친이계가 결집하면서 친박계의 긴장을 높여 결국 당내 갈등이 재현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여당 내 갈등을 첨예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전 의원의 정치 재개 시점이 생각보다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당분간 잠행을 할 것으로 보이는 이 전 의원의 정치적 휴식기가 끝나는 시점에 여의도의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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