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예산 편성과 쟁점법안 처리를 두고 한승수 국무총리와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설전을 벌였다.
한 총리는 25일 국회를 방문해 정 대표와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와 잇따라 회동해 국회에 계류된 법안 통과와 추경예산 편성에 협조를 요청했다.
한 총리는 이날 정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경제 위기의 심각성을 강조하면서 "추경을 곧 해야 할 거 같다. 민주당이 반영하고 싶은 항목이 있다면 협의해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대표는 "지난해 예산은 이미 지난 10월 수정예산을 요구해 11월 정부가 예산을 제출했고, 이에 따라 10조원이 더 늘어난 것"이라며 "회계년도가 시작된지 한달 반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추경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정부 여당이 사과부터 하고 시작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한 총리는 "IMF가 우리 성장률을 이전에는 1% 성장을 예측하다가 2월 초에 마이너스 4%로 내리는 등 시시각각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이에 정 대표는 "그런 상황에서 수정예산 경제성장률 예측을 3%로 한 것도 잘못"이라며 "지난 예산안 처리 때 우리가 위기극복예산 4조 3천억원을 주장했는데 이를 무시하지 않았나"라고 힐난했다.
쟁점법안을 두고도 한 총리와 정 대표의 신경전은 계속됐다. 한 총리는 "또한, 현재 국회에서 계류 중인 법률안에는 민생과 관련된 법안이 많이 있어 하루속히 국회에서 정리가 돼 정부에서 일할 수 있도록 민주당에서 좀 도와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 대표는 "지금 국회에 와 있는 법안들을 보면 당연히 정부 입법이어야 할 법안들이 한나라당 당론도 아니고 소수 의원들에 의한 입법으로 발의된 것이 많다"면서 "이는 정부가 사전 조율 등 절차를 피하기 위해 우회 법안을 제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한 법안들이 정말 위기 극복과 민생경제에 직결된다면 적극 협력할 용의가 있다"면서 "그러나 여권에서 계속 직권상정을 운운하면서 숫자로 압박하고 있어 야당이 진정한 협력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같이 신경전이 이어지자 한 총리는 목이 마른 듯 "차 한 잔 달라. 아무래도 한 잔 마셔야겠다"고 말하는 등 곤혹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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