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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이재오風'에 내상 입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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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의원 귀국, 계파갈등 촉발?…지방선거 향한 세력다툼 예고

외부에서 몰아닥친 한파에 휘청이고 있는 한나라당이 내홍마저 예고하고 있어 2월 임시국회를 넘어서도 가시밭길의 연속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이 1.19개 개각으로 집권 2년차 국정운영에 시동을 거는 듯 했지만 '용산 참사'로 출발은커녕 뒷걸음질만 치고 있다. 또 '용산참사' 후폭풍에 집권여당도 직격탄을 맞으면서 정국 주도권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

2월 임시국회에서의 쟁점법안 처리를 놓고 야당과 또 다시 한판 승부를 벌여야 하는 데다 인사청문회와 야당의 용산참사 국정조사 요구 등 현 정국 상황은 한나라당을 코너로 몰아넣고 있는 모양새다.

게다가 자의든, 타의든 거센 외풍(外風)으로 흔들리고 있는 한나라당이 어렵사리 제자리를 찾더라도 내풍(內風)으로 또다시 출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내풍의 중심에는 이재오 전 의원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전 의원의 귀국으로 '친이-친박' 갈등을 예고하고 있지만 향후 정치 일정을 보면, 계파갈등 그 이상의 파장도 예견이 가능하다.

오는 4월과 10월 재보선 공천이 실시되고, 이에 앞서 당협위원장 인선이 예정돼 있다. 이러한 정치일정은 2010년 지방선거를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각 계파들은 세 확보를 위해 치열하게 맞붙을 수 밖에 없다. 때문에 벌써부터 내홍이 감지되는 등 당을 뒤흔들 뇌관들이 즐비해 있다.

특히나 이러한 내풍은 당에 치명상을 안겨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 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오는 3월경 이재오 귀국, 계파갈등 '초읽기'…親李 재결집, 공격모드 전환?

오는 3월경 이재오 전 의원의 귀국으로 한나라당은 벌써부터 술렁이고 있다. 친이계 좌장격이자 권력의 2인자로 불렸던 이 전 의원의 귀국으로 당내 정치 지형이 또 다시 출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전 의원과 친이계의 대척점에 서 있는 친박계는 당연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이 전 의원이 지난해 미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호평을 하는 등 귀국에 앞서 화해와 화합의 제스처를 취하고 있지만 이 전 의원의 귀국으로 계파갈등이 확산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 전 의원의 귀국으로 구심점을 잃었던 친이계가 재결집하고, 이명박 정부가 국정 운영에 드라이브를 걸 수 있다는 점에선 범친이계도 환영하고 있지만 견제세력인 친박계와 내부 물밑 신경전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친이계가 '이재오 귀국'을 무작정 환영만 할 수 없는 처지다. 대선 이후 박 전 대표의 정치적 영향력은 더욱 막강해졌기 때문이다. 당장 쟁점법안, 인사청문회 처리 등 친박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야 정국을 원활히 이끌 수 있다는 점에서 박 전 대표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인사청문회, 4월 재보선 등 정치이슈가 산재한 가운데 내홍까지 겹칠 경우 한나라당은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친이재오계를 제외한 친이직계, 친이상득계 등이 이 전 의원의 귀국에 대해 '이 전 의원 개인이 결정할 문제'라며 탐탁치 않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이상득 의원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최근 친박계 인사들과의 만찬에서 이 전 의원의 귀국에 대해 거부감을 나타낸 것도 이러한 당내 분위기를 말해주고 있다.

◆당협위원장 놓고 친이-친박 '자리다툼' 예고…'지방선거' 향한 세 확보

이 전 의원의 귀국으로 구심점을 잃었던 친이계가 재결집, 오는 2010년 지방선거를 향한 세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당장 재보선 공천도 문제지만 이와 맞물려 당협위원장 인선 문제는 인화성이 더 높다. 당협위원장은 지방선거 공천에 막대한 영향을 쥐고 있기 때문에 당협위원장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복당한 친박 현역 의원과 낙선한 원외위원장이 공존하는 18개 지역구가 문제다. 이는 친이-친박 계파갈등의 불씨가 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사퇴나 탈당 등으로 자리가 빈 한나라당 당원협의회 위원장 자리는 모두 18곳이다. 이 가운데 친이-친박 진영이 가장 첨예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지점은 당협위원장이 청와대나 공기업으로 자리를 옮겨 공석이 된 4곳이다.

최근 친박계 의원 10여명이 여의도 모처에서 만나 지난 20일 원외 당협위원장협의회 구성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이계 원외위원장들이 친박 복당 의원들로 당협위원장을 교체하는 것에 반발하기 위해 모임을 결성할 수 있다는 것.

당의원 16명은 박근혜계이고, 자리를 내놓지 않고 버티는 위원장 16명은 친이계다. 당 지도부는 위원장들의 임기가 끝나는 오는 4월 이후 정리에 들어간다는 입장이지만 위원장들이 순순히 양보하지 않을 경우 경선 또는 지도부의 강제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친이계 위원장들은 자리 사수에 나설 예정이어서 벌써부터 양 계파간에 긴장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조직강화 특별위원회위는 지난해 11월 이후 수차례 회의를 열었지만 사고당협과 복당당협, 부실당협 어느 문제 하나 속시원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두 진영의 신경전은 조기 전당대회 변수로 더욱 증폭된 면이 있다. 박희태 대표가 대표직을 내놓고 4월 재보궐 선거에 출마할 경우 조기 전당대회가 불가피하고 이에 대비해 양쪽이 '야전 사령관' 격인 당협위원장 확보에 미리 촉각을 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 4.29재보선 화약고…친이-친박 대결 '전초전'

4월 재보궐 선거 후보 선정도 화약고다. 경주와 인천 부평을은 친박계 의원들이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지역이어서 후보 선정과정에서 친이계와 마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경주는 지난 총선에서 석패한 친이계 정종복 전 의원이 출마를 준비 중인 가운데 친박계 정수성씨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부평을은 친이계인 박희태 당대표가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원희룡 의원 등 개혁성향의 중진의원들은 지난 15일 "4월로 예정된 국회의원 재선거가 당내 계파 간 갈등을 증폭시키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당내에선 경주 공천권을 친박계에 주는 대신 부평을 공천을 친이계가 받는 중재안이 제기되고 있다.

민철기자 mc07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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