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지난해 최대 격전지인 북미 평판 TV 시장에서 3위권에 안착한 것으로 평가하며, 올해 매출을 전년도 수준으로 유지하는 한편 브랜드 강화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안명규 LG전자 북미지역본부장(사장)은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의 성적을 감안하면, 북미에서 평판 TV 3위권에 확실히 진입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안 사장은 "조사기관에서 집계하는 자료엔 B2B 시장의 물량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LG전자의 북미 B2B 물량을 포함하면 전체 평판 TV 점유율이 2%포인트 정도 높아진다"며 "샤프·도시바는 B2B 시장에 거의 공급을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LG전자는 경기침체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북미 평판 TV 시장에서 지난해와 비슷한 매출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안 사장은 "경기가 올해 하반기 나아질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본다"며 "구체적인 판매 예상치는 현재 큰 의미가 없다"고 전했다.
단 올해 액정표시장치(LCD) TV 3위의 위상을 확고히 하도록 점유율을 늘리는 한편 휴대폰, 블루레이플레이어, 생활가전 등 전략제품의 지배력도 높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GE, 월풀, 일렉트로룩스 등을 뛰어넘는 가전사업의 수익성 유지에도 매진할 방침이다.
북미시장에서 LG 브랜드 인지도는 지난 2006년 75%, 지난 2007년 83%에 이어 지난해 92%까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처음 떠오르는 브랜드(최초 상기도, TOM) 점유율도 지난해 15%로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높아졌다.
안 사장은 "브랜드 가치 상승을 기반으로 프리미엄 전략을 유지하는 게 올해 사업전략의 큰 골격"이라며 "비용절감을 비롯해 재고자산 및 매출채권 감축 등 현금흐름 관리를 더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주요 사안에 대한 일문일답.
-올해 북미시장에서 어떤 부분에 역점을 둘 것인지.
"브랜드 강화다. 경기침체로 인기가 있는 저가 소형 TV를 강화하진 않을 것이다. 현재 출혈경쟁은 의미가 없다. 지난해 북미 생활가전 시장 규모가 9% 정도 감소한 반면, 우리는 제자리 수준을 유지했다. LG전자 브랜드 이미지가 개선되다 보니, 경쟁사보다 가격을 덜 내려도 소비자들이 수용하는 모습이었다. 그만큼 브랜드가 중요하다는 점을 절실히 느꼈다."
-지난해 하반기를 비롯해 블랙프라이데이 특수 등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 경쟁에 가세하지 않았다. 경쟁사들이 제품 가격을 40~50%나 낮추면서 점유율을 늘렸지만, 수익성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앞으로도 브랜드에 악영향을 미치는 출혈경쟁은 하지 않을 것이다."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 시장의 수요가 크게 침체되고 있는데.
"아직 127㎝(50인치) 이상 대형 제품 수요는 견조하다. 올해도 PDP TV 판매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당장 본사 차원의 PDP 구조조정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올해부터 블루레이플레이어 시장이 열리는 분위기인데.
"블루레이의 DVD 대체가 가속화되고 있다. 현재 누가 값싼 제품을 빨리 내놓을지가 승부의 관건이다. 과거 블루레이와 HD DVD를 동시 지원하는 제품을 내놨다가, 지난해 초 도시바의 HD DVD 사업철수로 다소 고전을 했다. 최근 넷플릭스 동영상서비스를 지원하는 제품을 발 빠르게 출시하면서 다시 시장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다."
-서킷시티 파산보호 신청에 따른 영향은.
"전자제품 제조사뿐만 아니라 유통점 역시 강자는 강해지고, 약자는 더 약해지는 모습니다. LG전자는 지난해 마케팅, 판매 등을 중심으로 조직을 새로 꾸려, 대형 거래선 확보에 나섰다. 앞으로 성적이 양호한 대형 유통점을 확보하기 위해 더 매진할 계획이다."
라스베이거스(미국)=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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