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가 내년 4월 1일부터 토종 무선인터넷 플랫폼 '위피'의 단말기 의무탑재를 해제키로 했지만, 이동통신사업자들의 의무는 늘어날 전망이다.
방송통신위원들은 10일 43차 회의에서 위피 의무화 해제를 의결하면서, 모바일 콘텐츠를 살리기 위해 ▲이통사-콘텐츠업체(CP)간 배분율 가이드 라인 제정 ▲주파수 할당시 오픈플랫폼 조건 부여 ▲무선인터넷 망개방 확대 등을 정책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용섭 통신정책국장도 내년도 중점 추진과제로 이동통신회사와 콘텐츠 업체간 배분율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다고 보고했다.
신용섭 국장은 "위피 해제에 맞춰 영세 콘텐츠 업체를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지경부·문화부와 협의하겠다"면서 "콘텐츠 업체는 이통사와 CP간 배분율을 바꿔달라고 건의하는데, 이통사-CP간 배분율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영세 CP를 간접적으로 지원하려 한다"고 말했다.
신 국장은 또 "예전에는 CP가 90%, 이통사가 10%를 가져갔는데, 최근 이통사가 30%까지 올리고 있다"면서 "내년에 중점적으로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올 들어 채팅/미팅, 운세, 포토 등의 카테고리에서 자사나 관계사에 돌아가는 배분율을 30%로 올린 바 있다.
이에대해 이경자 위원은 "위피 해제이후까지 미룰 필요가 있냐"고 배분율 가이드라인의 조속한 시행을 촉구하면서 "다양한 영세업자들이 창의성을 발휘하는 게 콘텐츠 시장에서는 중요하며, 콘텐츠 시장을 한 두개 자이언트가 지배하는 것은 끔찍하다"고 말했다.
이병기 위원은 "배분비율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좋은 방법"이라면서 "작년에 미연방통신위원회(FCC)가 디지털 전환에 따라 700 주파수를 회수해 경매했을 때 일부 대역을 오픈플랫폼을 조건으로 개방한 바 있다. 처음부터 강제하지는 못해도 우리도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형태근 위원은 "이통사와 CP간 배분비율 가이드라인을 미룰 게 아니다"라면서 "서비스 업체들이 단말기에는 돈을 많이 쓰는데, 상생의 원칙에 안 맞는 부분을 지적해 위피 해제시 편익의 효과를 소비자와 중소기업들이 누릴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형 위원은 또 "위피 해제는 결국 무선인터넷을 소비자들이 다양하게 보고, 중소기업이 다양하게 쓰는 것인데 이는 무선인터넷 망 개방의 의미와 크게 연결되니 위피 해제의 대칭점에서 망개방을 더욱 가속화하고 범위를 넓히는 노력을 할 것을 주문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날 이통사·포털 등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의 콘텐츠제공사업자에 대한 불공정거래행위를 금지행위 유형으로 넣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의결하기도 했다.
이렇게 될 경우 방송통신위는 SK텔레콤 등 이통사와 CP간 불공정 거래행위 뿐 아니라, 네이버 등 인터넷포털과 CP간 불공정 행위에 대해서도 규제할 수 있는 근거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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