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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된 대형LCD 신설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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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8~10세대 가동대기…장비 들여놔 연기도 '난항'

액정표시장치(LCD) 업계에 대형 8~10세대 신설라인들이 '골칫덩어리'로 전락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LCD 산업이 대대적인 호황을 맞으면서 국내외 대형 제조사들은 오는 2009~2010년 가동할 신규라인에 대거 투자를 단행해왔다. 그러나 올 하반기부터 예상치 못한 경기침체가 들이닥치면서 업계가 새 라인을 가동하기도, 안 하기도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009년에만 5~10세대 7개 라인이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8세대 2라인 1단계를, LG디스플레이(LGD)는 6세대와 8세대를 각각 내년 상반기 돌리기 시작한다. 대만 AU옵트로닉스(AUO)가 8세대를, 일본 샤프는 10세대의 업계 최대 LCD 라인을 하반기 가동하며, 이노룩스·센추리도 5~6세대 가동을 예정하고 있다.

삼성전자·LGD·AUO 등은 이들 신설라인에 대해 가동시점은 늦추지 않고, 단지 초기 기판 투입량만 시황에 맞춰 조절해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최근 LCD 주요제품 가격이 제조원가는 고사하고 재료값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물량조절보다 가동을 연기하는 게 바람직한 상태.

그러나 내년부터 가동하는 라인들은 이미 대형 장비들의 반입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라, 장비기업들과 계약을 취소하면서 양산시점을 늦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뱅크의 박진한 팀장은 "내년 상반기 양산에 들어갈 라인들은 이미 장비반입을 늦추기 위한 계약을 파기할 수 없는 시점"이라며 "장비를 들여놓고 가동을 하지 않는 것도 큰 손실을 불러오기 때문에, 기업들이 일단 물량을 조절하면서 생산을 시작한다는 방침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설라인에서 소량이나마 패널을 생산하게 되면, LCD 시황 반전 시 빠른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그러나 LCD 가격은 비수기 영향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대만 기업들의 경우 최근 기존 설비 가동률이 50% 수준까지 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형 신규라인을 추가로 가동한다는 게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업계는 장비 반입에 여유가 있는 생산라인들의 가동은 속속 늦추고 있다. 대만 치메이옵토일렉트로닉스(CMO)는 내년 초 돌릴 예정이던 8세대 라인의 가동을 오는 2010년 1분기로 늦췄다. AUO도 7세대 증설투자를 오는 2010년 상반기로 연기했고, 대만 청화픽처튜브스(CPT)와 한스타 역시 신·증설 투자를 보류했다.

최근 10% 수준의 감산에 돌입한 일본 샤프 역시 10세대 대형 LCD 라인에서 뽑아내는 패널들을 모두 소화해내기 어려운 만큼, 가동 시점을 늦출 가능성이 있다. 당초 신설 라인의 가동 시기를 오는 2010년경으로 여유있게 제시했던 일본 IPS알파와 인도 비디오콘 등도 LCD 시황에 따라 양산 시점을 늦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디스플레이뱅크에 따르면 세계 LCD 업계는 지난 2003~2006년 28개에 이르는 4세대 이상 신설라인을 가동했다. 이 때문에 지난 2006년 시장이 심각한 공급초과 현상을 빚자, 업계는 지난해와 올해 신설라인의 가동을 각각 2개로 크게 줄이면서 시장 회복을 유도했다.

LCD 제품의 우수성이 기업 간 큰 차이를 보이기 어려운 데다, 제조사들이 과거 불황기 때 경험을 충분히 쌓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LCD 라인의 가동 연기 및 설비투자 축소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대만의 주요 LCD 기업들이 적자를 내고 있고, 국내 선두권 기업들도 LCD 시황의 급격한 악화로 흑자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고 있다.

LCD 업계 관계자는 "대형 LCD 생산라인은 투자발표부터 가동까지 1년 반 정도 시일이 걸리기 때문에, 투자시점을 판단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신설라인 가동연기, 설비투자 축소, 기존라인 생산량 감축 등이 LCD 시장 회복을 위한 수순이고, 최근 업계는 이에 적극 동참하고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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