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진짜 FTA재협상 요구할까'…여야 예측 서로 반대

한미 FTA 재협상을 주장했던 미국 오바마 당선자가 실제로 재협상을 요구할 것인지를 두고 13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한나라당,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날 미국이 한미 FTA 재협상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도 미국이 한미 FTA의 재협상을 요구해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황진하 한나라당 의원은 "우리가 비준한 상태에서 미국이 재협상을 요구해 오면 당연히 우리 역시 미진한 부분을 다시 하자는 국민적 요구가 일 것이고, 이를 미국이 안받으면 반미 감정이 불같이 일어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반미 감정을 부르고 한미 FTA를 깨는 재협상 요구를 하지는 않고 다른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옥임 의원 역시 "클린턴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 문제됐던 나프타에 대해 반대했지만 대통령이 되고 나서 비준했다"면서 "당시 클린턴 대통령에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말하면서 나프타를 비준해야 한다고 한 사람이 오바마 당선자의 비서실장인 램 이마뉴엘"이라고 주장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역시 공식적으로 한미 FTA 재협상이 없음을 밝혔다. 그는 "재협상을 전제로 하면 합의가 안된다"면서 "우리 정부는 재협상이 없다는 것이 공식 방침이고 우리 정부는 미국이 자동차 재협상을 요구해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 이후 한미 FTA 재협상을 요구해 올 것이라는 점을 전제로 삼았다.

송민순 민주당 의원은 "우리는 이러한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지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말한 바는 없다"면서 "기존 한미 FTA 협상 내용은 균형있게 돼 있어 그대로 비준될 수 있다면 지금이라도 찬성할 수 있지만 오바마 당선자가 이미 공개적으로 재협상을 언급한 상황에서 한미 FTA를 살리기 위해 탄력적 접근을 하자고 한 말"이라고 했다.

박상천 의원 역시 "오바마 당선자는 취임 후 한미 FTA 재협상을 요구할 것"이라면서 "우리가 비준한 후 미국이 재협상을 요구하면 우리 국회와 정부의 위상은 말이 아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우리 국민 감정을 심각하게 자극해 광우병과 유사한 파동이 올 가능성이 있다"면서 "미국이 재협상을 요구할 경우 우리도 부족한 부분을 요구해야 하는데 한국이 아무런 이의가 없다고 비준해놓고 어떻게 우리 것을 요구하나"라고 했다.

그는 "더욱이 한미 FTA 비준은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명백한 공약을 반대하는 식으로 압박하는 것이라서 예의에 맞지도 앖는다"면서 "한미 관계에 중대한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고 지적하는 등 논란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