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과학기술의 랜드마크가 될 국내 최대 규모의 국립과천과학관(관장 장기열)이 오는 14일 문을 연다. 서울대공원 앞에 자리한 과학관은 앞쪽이 높이 솟은 미래 비행체 모양으로 '비상하는 과학한국'을 역동적으로 형상화했다.
정부는 주요 선진국과 어깨를 견줄 만한 과학관을 만들기 위해 2년 6개월간 총 4천500억 원을 들여 24만3천970㎡ 부지에 연면적 4만9천464㎡, 전시면적 1만9천127㎡의 과천국립과학관을 완공했다. 규모 면에서 대전에 있는 국립중앙과학관의 3배인 과천국립과학관은 총685개 주제의 4203점을 전시한다.
14일 개관식 공식행사에는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경기도 지사 등 주요 인사와 학생, 일반시민 600여 명이 참석하며, 건립유공자 훈·포장 수여식과 함께 과학과 예술의 만남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과학관은 공식행사가 끝난 이날 오후 2시부터 일반시민에게 본격 개방된다.

과천과학관은 지하 1층, 지상3층 규모의 과학관(본관)과 천체관, 천체관측소, 옥외전시장, 생태학습장, 과학캠프장, 과학조각공원, 과학문화광장, 노천극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과학관은 ▲기초과학관 ▲자연사관 ▲전통과학관 ▲첨단기술관 ▲어린이탐구체험관 ▲명예의 전당 ▲연구성과 전시관 등으로 꾸며진 상설전시관과 주제를 정해 일정기간 전시하는 특별전시관, 8개의 실험실습실 등으로 구분된다.
특히 과학관은 3차원(3D) 영상장치와 시뮬레이터 등 첨단기법을 적용하고 관람객들이 직접 만지고 느끼는 체험 위주로 운영되는 게 가장 큰 특징. 전체전시물의 51.6%가 작동·체험형으로 운영된다.
만4세~초등3년생을 위한 어린이탐구체험관은 물놀이시설, 화장실, 주방, 어린이용 3D영상관 등을 통해 소꿉놀이를 하듯 자연스럽게 과학과 자연현상을 배울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실생활 속 과학원리를 체험할 수 있는 기초과학관은 사이클로이드 곡선, 플라즈마의 세계, 파스칼의 삼각형 등 전시물을 통해 수학·물리·화학 등의 기초 원리를 알기 쉽게 했다.
비옷을 입고 최대 풍속 초속 30m까지 비바람을 경험하는 태풍체험실, 3D영상을 보며 지진규모7까지 흔들림을 간접체험하는 지진체험실, 세종기지와 화상통화가 가능한 극지체험실도 있다.

첨단기술관에서는 생명과학, 항공우주, 로봇 등 성장동력 중심의 미래 가상세계를 만날 수 있다. 우주인 이소연 씨가 훈련했던 평형감각체험, 저중력체험도 할 수 있고 국제우주정거장 모형에도 들어가 볼 수 있다. 이 밖에 유전자조작을 통해 탄생한 형광식물, 최근 발표됐던 KIST의 이족보행로봇 마루도 만나볼 수 있다.
자연사관에서는 자연과 인류의 탄생과 진화, 한반도의 생태계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한반도에 서식하는 대표적인 동식물 표본, 해양생물 및 파충류 뿐 아니라, 백악기를 살던 에드몬토사우루스, 골고사우루스, 티라노사우루스 등의 공룡 화석이 전시됐다.
초식공룡인 에드몬토사우루스의 척추 뼈에는 육식공룡인 티라노사우루스의 이빨 자국이 선명하게 나 있어 흥미를 자극한다.
전통과학관에서는 천상열차분야지도, 기리고차, 봉수대, 사상의학 등을 체험하며 우리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천체투영관, 지구관측시스템 등 '볼거리'
특히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주목할만한 것은 국내 최대 규모의 천체관과 자연사관의 지구관측시스템(SOS: Science On a Sphere)이다. 돔 스크린 직경 25m의 천체관에서는 광학식투영기와 디지털투영기를 연동, 다양한 천문현상과 우주의 신비를 체험할 수 있다.
좌석에 앉아 의자를 뒤로 한껏 젖히면 천장 한 가득 3만년 전후의 별자리, 별의 신화와 전설, 블랙홀의 생성과정, 태양의 내부와 표면 등 우주의 신비가 펼쳐진다.
천체관 뒤쪽의 천체관측소는 SETI(외계지적생명체탐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전파망원경 외에도 광학망원경, 태양망원경 및 중소형 망원경을 구비하고 전문가와 함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자연사관의 SOS시스템은 천장에 매달린 구에 3D 영상을 투사, 인공위성에서 관측한 실시간 지구 해수면 온도 및 구름과 태풍의 이동모습, 과거 100년간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변화, 6억년 전부터 현재까지 대륙의 이동모습 등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한번 상영하는데 15명 대상 약 30~40분간 소요되며, 인터넷을 통한 사전예약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 밖에 전시장 밖의 야외전시장, 생태체험학습장에서도 과학문화를 즐길 수 있다. 우주, 에너지, 교통·수송, 역사의 광장, 지질동산, 공룡동산 등 6개의 테마로 구성된 야외전시장에서는 미국의 델타Ⅱ로켓, 내년 발사될 한국 최초 위성발사체 KSLV-Ⅰ실물모형이 눈에 띈다. 생태체험학습장은 생태연못, 수목원, 야생화원 등으로 꾸며졌다.
과천과학관의 관람료는 일반시설의 경우 소인 2천원(단체 1천500원), 대인 4천원(단체 3천원)으로 정해졌다. 연말까지는 무료로 개방된다. 이와 별도로 천체투영관 관람료는 소인 2천원, 대인 3천원이다.
◆인력 부족, 운영대책 해결해야
그러나 국립과천과학관은 규모대비 인력부족, 장기 운영에 따른 유인책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과학관측은 당초 300~350명의 인력을 계획했지만, 실제 배당받은 인원은 정규인력 77명에 그쳤다. 세계 주요 박물관인 미국시카고과학산업박물관(전시면적 2만8천651㎡)은 직원수가 400명, 영국국립자연사박물관(3만3천163㎡)은 800명, 일본과학미래관(7천947㎡)은 400명에 달하는 것에 비해 매우 초라한 규모다.
현장인력의 경우 아웃소싱을 통해 해결할 계획이지만, 전시물 기획과 교체 등 핵심역할을 담당하는 연구직은 23명에 불과해 과학관 운영이 부실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줄게 마련인 관람객들을 지속적으로 유인할 수 있는 대책도 명확하지 않다. 연간 목표 관람객 수는 240만 명으로 잡고 있지만, 한정된 연구인력으로 이 같은 관람객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장기열 과학관장은 "우수한 전시물 교체와 다양한 과학프로그램으로 관람객을 지속적으로 끌어들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