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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 반도체웨이퍼 표준경쟁 '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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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대만 맞서 한국도 표준기구 설립…"끌려가지 않을것"

오는 2010년대에 반도체 제조용으로 활발히 쓰일 것으로 예상되는 450㎜ 크기 웨이퍼와 관련 국가별 표준경쟁이 불붙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메모리반도체 최강국으로 반도체용 부품·장비·재료의 주요 소비국이었음에도, 웨이퍼 표준화 경쟁에 밀려 적잖은 비용을 해외기업들에 내줬다. 이에 따라 정부와 업계는 300㎜에 이은 450㎜ 웨이퍼 표준화에선 해외국가를 압도하며, 국내 장비·재료 기업들의 성장을 돕기로 했다.

29일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최근 삼성전자에서 450㎜ 웨이퍼 표준화 경쟁에 합류하자는 제안을 해와, 정부와 업계 및 관련 기관이 표준화 기구를 설립하는 등 해외기구들의 경쟁대열에 적극 동참키로 했다"고 밝혔다.

웨이퍼는 반도체를 찍어내는 실리콘 원판으로, 지난 1990년대 지름 200㎜에 이어 2000년대 들어 300㎜ 크기 웨이퍼가 반도체 제조에 널리 쓰이고 있다. 향후 450㎜를 도입하면 웨이퍼 1장에서 생산하는 반도체 수를 300㎜보다 2.5배 늘릴 수 있게 된다.

450㎜ 웨이퍼에서 우리나라가 형태 및 두께, 각종 특성 부문과 관련 표준화를 주도하게 되면 메모리반도체 생산성을 높이는 한편, 국내 부품·장비기업들이 국내외에 납품을 하는데 크게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한국 '강건너 불구경' 이제그만…표준경쟁 대열 적극동참

200~300㎜ 웨이퍼가 도입됐던 지난 20여년 동안 우리나라의 표준화 활동은 전무하다시피 했다. 우리가 잘하는 메모리반도체의 장비·재료 소비율이 전체 반도체의 60%에 달하지만, 웨이퍼 표준화 경쟁에 뒤처지면서 국산 제품들의 경쟁력 역시 뒤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지난 2007년 기준 한국은 메모리반도체 점유율에서 43.1%로 1위를 지켰다. 반면 장비·재료 점유율은 9.6%에 그쳐 일본(41.2%), 미국(35.1%)에 크게 밀렸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정부와 업계, 학계, 연구단체들은 오는 8월 중 표준화 협의체(KSSA)를 구성, 역대 최초로 업계 공동의 표준화 전략을 추진키로 했다. 450㎜ 웨이퍼 관련 국제 표준을 선점해 새로운 장비·재료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한편, '300㎜ 프라임' 전략으로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300㎜ 웨이퍼 관련 장비·재료의 표준화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국이 450㎜ 웨이퍼 관련 표준화 및 특허 등록을 주도하게 되면 해외 장비·재료 기업들을 견제하는 한편, 국내 기업들이 지금까지 미미했던 반도체 장비·재료 분야 점유율을 450㎜에서 크게 확대시킬 수 있다. 우리나라는 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 등 대기업들의 반도체 공장이 대거 들어서 있어 업계 공동의 표준화 작업이 다른 나라보다 수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경부 반도체디스플레이과 문상민 사무관은 "반도체 표준화는 힘 있는 기업들이 관철시키는 대로 움직이기 마련"이라며 "지금까지 인텔, 도시바 등이 웨이퍼 표준화를 주도했지만, 450㎜에선 우리나라 기업들이 표준화 및 특허 등록에 적극 나섬으로써 주도권을 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국가별 450㎜ 표준화 경쟁 '전쟁터' 방불

과거 300㎜ 웨이퍼 표준화를 주도했던 일본과 미국을 비롯해 해외에선 이미 450㎜ 웨이퍼 표준화 작업에 뛰어든 상태다.

일본에선 업계가 자금을 대고 정부가 결합한 '반도체첨단테크놀로지(SELETE, 셀레트)'가 450㎜ 장비, 비메모리반도체 연합체인 'ESG-J'는 소자 관련 표준화에 나서고 있다. 미국에서도 연방정부가 주도하고 각국 반도체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는 '반도체연구컨소시엄(SEMATECH, 세마텍)'이 450㎜용 장비, '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세미)'가 재료, '반도체기술표준기구(JEDEC, 제덱)'는 소자 관련 표준화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2007년 반도체 장비·재료 점유율이 1.2%로 미미했던 대만에서도 정부와 업계, 연구기관이 결합한 '산업기술연구원(ITRI, 이트리)'이 최근 450㎜ 장비 표준화 주도를 선언했다.

일본은 세계 반도체 장비·재료 표준화를 주도한 경험이, 미국은 현지뿐만 아니라 세계 유수 반도체 기업들을 끌어들여 협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는 점이, 대만은 정부 주도로 연구 및 생산시설이 밀집해 있는 클러스터를 활용하고 있다는 게 각각 강점이다.

이러한 경쟁 속에서 메모리반도체 1~2위 기업이 포진해 있는 한국이 450㎜ 웨이퍼 표준화 관련 어느 정도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반도체 장비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우리나라의 웨이퍼 표준화 작업은 미진했지만, 450㎜에선 해외 협의체들과 동일선에서 출발하는 상황이라 시점이 괜찮다"며 "이번 표준화 작업과 함께 국내에서도 매출 1조원 이상 글로벌 장비·재료기업들이 속속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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