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쇠고기 재협상하라" 공식 요구 '주목'

한나라당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고시 재협상을 당론으로 정하고 관보 게재 연기를 요청해 정부가 이를 수용할지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 자유토론에서 남경필, 권영진, 정태근 의원을 비롯한 대다수 의원들은 국민들의 요구가 쇠고기 재협상이라면 재협상을 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또 한나라당은 '선 재협상, 후 인적쇄신'으로 국민의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는 대안을 정부에 내놓았다.

김정권 원내 공보담당 부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비공개 브리핑에서 "토론에서는 민생 현안에 대해 의원들이 생생한 의견을 주고받았다"며 "의원들 대다수의 의견이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것이 대외신인도에 우선한다는 것에 공감했다"면서 관보 연기 및 재협상에 대한 당의 입장을 정부에 전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토론에서 의원들은 '재협상을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정부여당은 국민에게 져야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등의 의견이 개진됐고, 쇠고기 고시 관보 게재 연기에 대해 대다수 의원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태희 정책위의장이 내용을 최종 정리 중에 있고 우선 관보 게재 연기를 위해 오늘 중으로 정부에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며 "강재섭 대표는 3일 오전 청와대 정례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께 정리된 내용을 설명할 것이며, 홍준표 원내대표도 내일 총리공관에 내용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김 원내부대표의 전언에 따르면 이날 자유토론에서 정태근 의원은 "국가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보다 국민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면서 "정부 관계자를 미국에 파견해서 설명하고, 현재 상황에서 쇠고기 수입이 미국 국민들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알려야 한다"고 미국과의 재협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남경필 의원은 인적 쇄신을 거론했다. 그는 "현 시국을 극복하기 위해선 국정 재정립이 필요하다"며 "총리와 비서실장도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영진 의원도 "현 쇠고기 정국의 전선 확대가 우려된다"면서 "쇠고기 수습 대책을 먼저 세운 뒤 인사쇄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우태 의원은 "정부여당은 정치적 상상력이 부족하다"면서 "당의 입장과 반대되는 사람도 중용하는 인사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김동성 의원은 "시위 현장을 가보니 반정부·반미 구호가 나돌고 있었다"며 "정부여당은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배후세력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며 촛불집회의 진정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홍준표 원내대표는 의견을 경청한 뒤 "의원들 의견이 100% 관철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며 "당면한 고유가 대책 등 민생현안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야당과 최대한 협조해 6월 국회가 원만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의 정례회동에서 "당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각계 원로들을 만나 여론을 들은 뒤 민심 수습 방안을 제시하겠다"며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 처리와 고유가 대책 등 민생현안을 논의하고 처리하기 위해 18대 국회 개원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짓고 원 구성을 하도록 힘써 달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