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수 LG필립스LCD(LPL) 사장은 일본 소니와 샤프가 10세대의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생산라인 합작투자에 나선 것은 국내 업계에 득이 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권 사장은 29일 경기도 파주공장에서 열린 주주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일본 업체들의 연합은 국내 LG-삼성그룹 패널-TV세트 간 교차구매를 이끌어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LPL·LG전자는 지나치게 경쟁관계를 의식해 모자라는 LCD 패널을 주로 대만업체들로부터 조달, 해외 경쟁업체 살을 찌워줬었다.
지난 2007년 5월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의 출범과 함께 국내 업계 내 상생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소니와 샤프의 연합전선 구축이 국내 대기업 간 협력을 가속화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것.
권 사장은 "삼성 측에서 조달하지 못하고 있는 94㎝(37인치) LCD 패널을 LPL에서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몇 달 후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또 "(LPL의 8세대가 완공되기 이전에) 삼성전자가 LG전자 측에 132㎝(52인치) LCD 패널을 공급하는 일도 원활히 추진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권 사장은 그동안 삼성전자와 7~8세대 일부 라인에서 합작투자를 해왔던 소니가 협력사 확대에 나서면서 LPL에도 기회가 올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외 샤프·소니가 10세대까지 투자하고, 일본 마쓰시타전기(파나소닉)·IPS알파 간 8세대 공조도 진행되면서 삼성전자의 8세대 추가투자, 대만업체들의 대형라인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꼽았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8세대 이상 대형라인에서 소니란 확고한 고객을 잃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대형 LCD 패널 공급을 위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란 점은 우려된다고 전했다.
LPL은 이번 주총에서 회사이름을 'LG디스플레이(LGD)'로 변경하는 안건을 승인받았다. 또 LG전자 강신익 디지털디스플레이사업본부장 등 6명의 새 이사 및 1명의 연임이사 선임 건에 대해서도 예정대로 승인을 얻었다.
사명 변경에 대한 공식절차는 오는 6월 말 완료되지만, 증권시장 등에서 실질적으로 오는 3월3일부터 쓰이게 될 예정이다. 브라운관(CRT) 제조업체로 과거 LPL·필립스와 지분관계를 청산한 LG필립스디스플레이는 최근 회사명을 'LPD'로 바꿨다.
권 사장은 "주총에서 향후 사업계획을 소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앞으로도 실적이 좋든 나쁘든 직접 주총에 나서 주주들에게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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