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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분석]메모리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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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들어 극적인 반전의 기회를 맞았던 메모리반도체 시황은 1분기 중반을 지나면서 다시 침체에 빠지는 모습이다.

D램은 후발기업들의 대규모 누적적자와 생산 감소 소식으로 일시적인 반등세를 탔으나, 연속적인 흐름으로 이어지지 못한 채 약세를 보이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주요제품 중 하나인 낸드플래시메모리는 비수기 속에서 생산량 경쟁에 매진하고 있는 상위기업들의 움직임으로 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때 예상보다 빠른 반등 흐름을 탈 것으로 기대됐던 메모리반도체 산업은 기존 예측대로 2분기 중·후반부터 제품 가격 등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D램 '반짝 반등' 그쳐…현물가 다시 1달러까지 하락

메모리반도체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주력제품인 512메가비트(Mb) 667메가헤르츠(MHz) DDR2 D램의 고정거래가격은 1~2월 초 연속 반등세를 보였다. 이는 통상 상반기까지 메모리반도체 비수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나타난 것이어서 주목을 끌었다.

D램 가격 반등은 여러 희소식이 연달아 터지면서 나타났다. 지난 2007년 4분기까지 삼성전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후발기업들은 수천억원대 누적적자를 기록했다. D램 2위 기업인 하이닉스반도체마저 4분기 영업손실이 3천억원대에 이르렀다.

이러한 불황은 2007년 전반적으로 가격이 급락하는 상황에서 D램 업체들이 일제히 생산량을 늘리며 규모의 싸움을 지속한데 따른 것이었다. 2007년 연간 D램 주력제품 가격 하락 폭은 85%를 넘어섰다.

D램 선두권이었던 키몬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를 비롯해 대부분의 대만 기업들은 4분기까지 3분기 연속 적자에 허덕였다. 이 때문에 2008년 설비투자 규모를 축소할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대만 프로모스테크놀로지스 등의 일부 설비 중단과 함께 키몬다를 포함한 몇몇 기업들은 새로 지어놓은 공장의 가동시점을 연기한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게다가 D램 제품 간 비트크로스(용량이 2배인 제품 가격이 2분의 1 용량의 제품 2개 값을 합친 것보다 낮아지는 시점)가 나타나면서 고용량 1기가비트(Gb) 제품에 강한 선두업체를 중심으로 구조 조정이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은 1Gb D램 제품의 생산량을 대폭 늘리겠다고 밝히며 후발업체들을 더 압박했다.

◇512Mb 667MHz DDR2 D램 고정거래가격 추이

상황이 이렇게 되자 D램 가격은 예상 외 반등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주력제품의 현물가격은 1월 한때 1.11달러까지 오르는 강세를 보였다. D램 시황에 따라 움직이는 하이닉스 주가도 모처럼 반등세를 보인 것은 물론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긍정적인 흐름은 기조로 이어지기에 역부족이었다. D램 고정거래가격은 연속 반등세를 보이다 2월 말 다시 제자리 수준을 지키는 모습이다. 반등폭은 미미해 주력제품의 가격이 지난해 말 0.88달러에서 21일 현재 0.94달러까지 오르는데 그친 상황이다. 업체들의 평균 제조원가 수준으로 꼽히는 1달러까지 상승하는데 한계를 보인 것.

게다가 고정거래가격의 선행지표로 인식되고 있는 현물가격 역시 1월 말 고점을 찍은 뒤 줄곧 하향세다. 21일 현재 512Mb 667MHz DDR2 D램 가격은 1달러까지 떨어졌다.

1월 중반부터 나타났던 업계의 구조조정과 가격의 반등, 선두권 업체들을 중심으로 한 실적개선의 기대감은 다시 2분기 중·후반으로 미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D램 가격은 당분간 현재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가 수요가 살아나는 하반기를 조금 앞둔 시점에서 반등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낸드 주력제품도 제조원가 이하로 추락…'도시바 악재' 겹쳐

지난 2007년 상대적으로 덜한 가격하락과 높은 수요 증가에 힘입어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의 수익에 보탬이 됐던 낸드플래시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맥을 못 추고 있다. 2007년 9월부터 다시금 큰 폭의 하락세에 빠진 낸드플래시 가격은 D램과 달리 2008년 들어서도 이렇다 할 반등의 기미조차 보이지 못하고 있다.

주력제품인 8Gb 멀티 레벨 셀(MLC) 제품 가격은 올해 1~2월 계속해서 3.34달러에 머물러 있고, 4Gb MLC 제품은 21일 현재 2.72달러로 소폭 하락했다. 가격 하락 폭이 높지 않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악재가 겹쳐지고 있다는 게 문제다.

삼성전자, 하이닉스와 함께 낸드플래시 3강을 형성하고 있는 일본 도시바는 최근 차세대 DVD 사업에서 철수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대신 역량을 낸드플래시에 집중해 생산량을 대폭 늘리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미국 샌디스크와 함께 300㎜(12인치) 웨이퍼를 쓰는 공장 2곳을 서둘러 신설·가동한다는 방침이다. 새로 건립하는 공장이 가동에 들어가는 오는 2010년 이후 도시바의 낸드플래시 물량은 현재의 4배까지 늘어나게 된다.

도시바는 세계 2위 낸드플래시 기업으로 삼성전자, 하이닉스와 비교해 기술력의 차이가 미미한 상태다. 도시바가 '타도 삼성'을 외치며 생산량 경쟁에 몰입함에 따라 국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도 물량 경쟁에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8Gb MLC 낸드플래시 현물가격 추이

이러한 악재를 반영하듯 8Gb MLC 낸드플래시 현물가격은 올해 들어 줄곧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2월 중순경엔 제조원가 수준으로 꼽히는 3달러마저 무너져 현재 2.96달러까지 추락해 있다.

올해 대규모 낸드플래시 용량을 필요로 하는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의 확산과 함께 낸드플래시 수요는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비수기인 상반기까지 제한적인 수요로 인해 낸드플래시 제품들의 가격 약세는 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2008년 1분기의 절반이 지난 시점, 한 때 반전 기대감이 고조됐던 메모리반도체 산업은 이전 예상대로 상반기까지 늪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에 휩싸여 있다. 주요 기업들의 실적과 주가 흐름도 이러한 전망과 맞물려 오는 2분기 중반을 지나는 시점까지 이렇다 할 개선의 여지를 보이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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