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솔리드 스테이트 디스크(SSD) 사업에 뛰어든 세계 최대 반도체기업 인텔은 내년 차기 SSD를 공개할 계획이어서 시선을 모으고 있다.
인텔은 성능을 높이고, 소비전력 및 안정성을 강화한 새 SSD로 고성능 PC 및 서버·스토리지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또 울트라 모바일PC(UMPC) 및 모바일 인터넷기기(MID)를 위한 동전만한 크기의 SSD 제품도 동시에 내놓을 예정이다.
여기에 올해 출시한 4.6㎝(1.8인치) 크기의 1~8기가바이트(GB) SSD와 기존 '터보메모리'로 플래시메모리 제품군을 형성해 디지털기기 부팅용 솔루션부터 중·대형 소비가전까지 시장을 공략한다는 게 인텔의 전략.
다음 달부터 45나노미터 공정의 프로세서를 본격 생산하는 인텔은 미세공정 기술뿐만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 부문의 높은 기술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인텔이 PC용 중앙처리장치(CPU)의 '최강자'로 다양한 디지털기기들과 호환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 역시 차기 SSD에 대한 기대를 높여주고 있다.

◆성능 50배 높인 SSD 개발중
지난 9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인텔개발자회의(IDF)'에서 내년 차기 SSD 출시 계획을 밝힌 인텔은 이달 대만에서 열린 'IDF'에서 제품의 사양을 더 구체적으로 내놨다.
SATA3.0 인터페이스와 함께 일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와 같은 규격을 갖추게 될 차기 SSD는 64킬로바이트(KB)를 기준으로 테스트 했을 때 기존 제품 대비 10~50배의 입출력 횟수(IPOS)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인텔의 1~8GB SSD 제품들이 초당 28메가바이트(MB/s)의 읽기속도 및 20MB/s의 쓰기속도를 구현하는 수준인데 반해 새 고성능 SSD는 최대 200MB/s의 읽기속도를 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텔은 차기 SSD의 소비전력은 작동 시 1.7와트(W), 작동하지 않을 때 0.5W 수준으로 씨게이트테크놀로지의 최신 HDD 대비 4.5분의 1 정도 전력만을 소비한다고 전했다. 또 자사 싱글 레벨 셀(SLC) 및 멀티 레벨 셀(MLC) 낸드플래시메모리를 활용해 제품의 성능 및 수명 문제를 보강한다는 계획.

인텔은 종합적으로 새 제품이 기존 SSD보다 50배 높은 성능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새로운 고성능 SSD는 최신 PC와 기업 시스템용으로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이로써 SSD를 탑재한 서버 및 스토리지 분야는 향후 인텔과 IBM같은 글로벌업체와 국내 오픈네트써비스(ONS), 미국 텍사스메모리시스템즈(TMS), 솔리드데이터같은 SSD 기반 시스템 업체, 각국 SSD 및 전용 콘트롤러 기업들이 각축을 벌이는 시장이 될 전망이다.
인텔은 또 자사의 휴대 인터넷기기용 '멘로' 플랫폼에 활용할 2.2㎝(0.87인치) 크기의 PATA 인터페이스 기반 SSD를 제작해 소형 디지털기기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나온 SSD 가운데 가장 작은 크기가 될 이 제품은 2~4GB 용량으로 휴대폰 등 모바일기기에서 낸드플래시와 결합해 저장 공간을 늘리고, 데이터 처리성능을 강화시켜 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인텔은 이 제품이 최대 40MB/s의 읽기속도와 30MB/s의 쓰기속도를 낼 것이라고 전했다.
◆SLC 낸드 기반 SSD로 틈새시장 공략

인텔은 지난 3월 1~8GB 용량의 '밸류(Value)' 시리즈를 내놓고 SSD 시장의 경쟁 대열에 동참했다. 삼성전자나 샌디스크 등 글로벌 기업들이 용량을 64GB까지 확대하며 기존 HDD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반면, 인텔은 SSD의 타깃 중에서도 저가형 PC 및 내장형(임베디드) 플랫폼 등 틈새시장을 노렸다는 것이 특징이다.
인텔은 SLC 낸드플래시를 활용해 성능을 높이는 한편, 1천시간 이상 가속 신뢰성 검사 등 광범위한 인증 과정을 거쳐 SSD 제품의 안정성을 높였다. 500만시간에 이르는 평균수명(MTBF, Mean Time Between Failure)을 확보함으로써 SSD의 수명에 대한 논란을 잠재우는데 일조한 것은 물론이다.
인텔 SSD 제품들은 HDD와 결합해 소형 디지털기기의 부팅 또는 일시적 데이터 처리에 활용하기 적합한 것으로 평가된다. 인텔은 SSD 제품들에 대해 USB 2.0 및 1.1 호환 인터페이스를 지원해, 일반 HDD 기반으로 연결되는 다른 회사들의 SSD와 비교해 연결성을 높이기도 했다.
반도체 분야의 품질과 신뢰성에서 우수한 면모를 보이고 있는 인텔은 향후 새 SSD 제품군의 출시와 함께 관련 시장을 놓고 벌어지는 싸움에서 작지 않은 입지를 구축할 것으로 예측된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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