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반짝이다 사라지는 회사는 싫습니다. 이제 설립한 지 8년됐지만 초심은 잃지 않을 겁니다."
이글루시큐리티(www.igloosec.co.kr) 이득춘 대표는 단호하게 말한다. 99년 이글루시큐리티를 설립하고 6년동안 통합보안관리(ESM) 시장 1위로 기반을 닦아 내년 기업공개(IPO)를 눈 앞에 둔 8년차 CEO지만, 그는 여전히 신생 업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고객의 정보자산을 안전하게 보호해 준다는 믿음감을 줘야한다는 그는 제품개발, 마케팅, 영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뢰'를 최우선 가치로 여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뢰를 쌓아오다보니 내년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할 수 있게 됐다고 이 대표는 덧붙였다.
◆보안 1세대, '예측가능한' 회사가 목표
94년 보안 분야에 첫 발을 디딘 이 대표는 이후 보안 한 길만을 고집한 보안 1세대이기도 하다. 2001년 사이버텍홀딩스 보안사업본부장을 할 당시 그는 국내 보안관련 최초 세미나를 63빌딩에서 열자고 제의했다고 한다.
당시 주변 사람들은 '보안' 세미나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 줄 지 반신반의했지만 그는 세미나를 강력히 주장했다. 보안 분야가 시장으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결국 세미나에 1천300여명이 참석, 보안 분야가 시장으로서의 값어치가 충분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 사건은 그가 보안 분야에 더욱 매진하고 나아가 회사를 설립하는 계기가 됐다.
회사를 설립하고 2001년 처음 ESM 솔루션을 시장에 내놓았을 때 시장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ESM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하다보니, 제품의 개념을 이해시키는 것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ESM(Enterprise Security Management)은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방화벽·침입탐지시스템(IDS)·침입방지시스템(IPS)·가상사설망(VPN) 등 보안제품 및 서버·라우터와 같은 네트워크 장비와 연동해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통합보안관제시스템이다.
"2003년 2년 연속 적자가 나면서 급여 삭감, 임원 감축 등 큰 위기가 닥쳤지요."
이 대표는 적자가 발생하면 사재로 채우겠다는 각오도 불사했지만, 결국 경영 악화 사태를 막지 못했고 당시 임원 일부를 구조 조정하는 뼈아픈 경험을 해야했다. 그는 이 때 결심했다. 다시는 이와 같은 경험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차츰 제품이 알려지고 ESM에 대한 수요가 발생하면서 제품 인지도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그는 초창기 마케팅비냐 개발비냐를 두고 후자에 중점을 뒀던 게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기술력과 신뢰를 바탕으로 2004년부터는 ESM 국내 시장 점유율이 70% 남짓으로 성장했습니다."
이 대표는 최근 ESM에 속속 진출하는 경쟁업체에 대해 경쟁업체가 아닌 동반업체라 생각한다며 어려운 제품 컨셉 때문에 '원 맨 플레이어'가 쉽지 않은 분야이므로 함께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것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성능 테스트를 거쳐 제품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연구 개발에 서로 자극제가 된다면 경쟁업체의 증가는 오히려 장기적으로 서로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시스템을 한국의 특성에 맞게 최적화한 것이 강점이라고 설명하는 이 대표는 요즘 한편으로는 ESM 국내 시장 1위에 안주, 타성에 젖을 것을 경계하고 있다고 전한다.
그는 최근 미국과 일본 시장이 열리고 있다며,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고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일본법인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공급을 추진중이며, 7년전 설립한 미국법인은 현지화 작업에 한창이다.
◆코스닥 상장은 더 큰 도약을 위한 과정일 뿐
"상장에 대한 환상은 없습니다. 8년을 달려왔으니 이제는 중장기 목표를 설정하고 새로운 도약을 꿈꿀 시기라는 것이지요."
상장은 더 큰 도약을 위한 과정일 뿐이지 결과는 결코 될 수 없다는 이 대표는 '이제는' 의 만족이 아닌 '이제부터는' 이라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언제나 '예측 가능한 회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성장가능성이 열려있는 조직이 돼야한다고 덧붙였다.
"하반기에는 기존 ESM을 비롯해 미리 위협을 식별해 위험 수준을 낮추고 사전 예방체계를 갖추는 종합위험관리(RMS)에 주력하는 한편 통합보안관제 서비스에 집중 투자할 계획입니다."
향후 어떤 시장이든 서비스가 좌우하게 될 것이라는 이 대표는 24시간 365일 보안관리를 대행해주는 종합보안관제서비스인 허스키(HUSKY) 서비스를 더욱 확대, 인터넷 기반의 비즈니스에 필수적인 보안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추석 연휴에도 상시로 발생하는 보안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관제서비스 요원은 쉬지 않고 업무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추석 연휴가 끝나면 고생한 전국 곳곳에 있는 관제서비스 요원들을 찾아가 따뜻한 밥 한끼라도 사줘야겠다는 이 대표. 그는 겉으로 표는 안나지만 항상 그 자리에 있는 회사가 목표이듯, 드러나지는 않지만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는 관제서비스 요원들에게 항상 고맙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사람운'이 곧 '기업운'이라고 되뇌이던 그의 말 속에서 조직원에 대한 애정이 묻어 났다.
서소정기자 ssj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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