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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C 대선토론회, 미국과 달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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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정책연구원, "확실한 개방구조라야"

웹2.0 시대에 맞는 대선토론의 장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미국 민주당 대선예비선거 UCC(이용자제작콘텐츠) 토론회를 우리나라에 그대로 도입하는 것은 한계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UCC 토론회를 한번의 이벤트로 만족하는 게 아니라,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와 연계시켜야 한다는 파격적인 주장도 제기됐다.

8일 열린정책연구원이 주최한 '유튜브와 미국 민주당 대선 예비선거의 관계분석' 토론회에서는 열린우리당, 대통합민주신당 등 범여권이 처한 어려움을 UCC로 극복해 보려는 고심의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범여권을 비롯한 진보진영은 사실상 사이버공간을 독점해 왔다. 지난 대선만 해도 노사모, 서프라이즈, 오마이뉴스 등이 활동하면서 여론을 확산해 참여정부 수립에 기여한 것.

그러나 지금은 노무현 정부의 지지도 하락 등으로 인해 인터넷은 중립화되고 있다. 폴리젠, 프리죤, 자유주의연대 등 제2세대 우파 논객들의 등장도 영향을 미쳤다.

이런 상황에서 범여권의 인터넷, UCC 활용전략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보다 근본적으로 UCC는 정치를 개혁하는 데 도움이 될까.

당직자 40여명이 모인 이날 토론회에 정세균 당의장과 장영달 원내대표, 대통합민주신당 이인영 의원이 참석할 만큼 범여권은 인터넷을 활용한 선거전략에 커다란 관심을 보였다.

◆미국 UCC토론회, 절반의 성공

지난 7월 24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전세계 역사상 처음으로 일반인이 대선 후보자들에게 자신이 찍은 동영상으로 질문하는 TV토론회가 열렸다.

힐러리 클린턴, 버럭 오바머, 존 애드워즈 등 8명의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들은 이념과 정치철학, 이라크전 파병, 다르푸르 사태, 동성애자 혼인, 의료보험, 애완동물 복지 등 현안과 후보 신상을 묻는 30여개의 동영상 질의에 답해야 했다.

CNN이 유튜브와 제휴해 30초 분량의 UCC 동영상을 접수받고, 3천여개의 접수된 질문중 30여개를 골라 토론에 붙인 것이다. 힐러리 클린턴과 버럭 오바머 사이에 적성국 지도자 방문에 대한 입장 등이 갈리면서 대결구도를 보다 선명하게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미국 UCC토론회는 게이트키핑에 따른 유권자 참여 제한, 이미지 정치와 포퓰리즘에 대한 우려, 불충분한 응답 시간 등 운영상의 문제점을 노출했다는 평가도 있다.

열린정책연구원 정진우 책임연구원은 "전문가 패널에서 일반 유권자에게로 질문의 주도권이 넘어가는 상황과 특히 화이트 칼라와 젊은 층의 대선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강대 장우영 사회과학연구소 연구원은 "CNN이 접수된 3천여개 동영상 중 30여개를 게이트키핑한 것은 유권자의 심도있는 참여를 제약한 일이고, 너무 많은 후보들이 불충분한 응답시간에 후속질문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토론한 것은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언론에서도 '지금까지 개최된 어떤 토론회보다 민주적으로 진행됐다'는 평가와 '놀라움 이상이지만 혁명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상반된 평가가 나왔다.

◆확실한 개방형 도입해야...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방식의 UCC 토론회가 기획돼야 할까. 열린정책연구원은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추진위 등과 협의해 한두달 뒤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서강대 장우영 연구원은 "2006년 상반기 이후 정당·후보자 웹사이트나 콘텐츠 트래픽에서 한나라당이 우세한 상황이고 2007년 인터넷은 이념적 균형과 온오프라인 수렴현상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범여권의 전략에 대해 "여권 후보들이 난립한 상황에서 메타 블로그 운용은 사이버공간의 여론 주도에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으며, 포털사이트나 UCC와 관련된 한나라당의 규제강화 입법은 대선 캠페인 국면에서 첨예한 규제논쟁을 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희사이버대 민경배 교수는 "동영상만이 UCC라는 선입관을 버려야 하며 사이버 세상의 여론은 게시판과 메타블로그 등에서 나온다"라며 "우리도 해보자라는 식이 아니라 완벽한 개방형 방식을 도입하고 UCC 질의에 대해 후보들이 토론한 뒤 이를 진정한 논쟁으로 전환시키는 기획과 실제 예비후보들의 경선에 토론결과를 일부 반영하는 것 등 파격적인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이인영 의원은 "기술의 진보를 부정하는 게 아니라 감동체감의 법칙이 쉽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며 "전면적인 양방향 토론 등을 통해 열정과 역동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인터넷세상에는 판도라TV, 다음 등이 대선기획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지만, 선거법 규제로 활성화 돼 있지 않다.

후보 캠프에서만 동영상을 올릴 수 있고, 퍼가기도 안되며, 보는 이의 시선을 붙잡을 조회수 랭킹서비스도 안되기 때문이다. 내 의견을 댓글로 달고 싶어도 잘못하면 선거법상 사전선거 운동에 걸릴 까 주저하게 된다.

또한 정개특위에 선거UCC를 사전 모니터링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한나라당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고, 한나라 이주영 정책위 의장 주도로 '뉴미디어 법제화 전담팀(TFT)'을 발족했다.

이에따라 범여권의 대선 UCC 활용 전략은 한나라-범여권 간에 치열한 인터넷 규제논쟁을 불러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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