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은 고객만족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지난달 보안업체인 하우리의 새로운 대표가 된 김희천 사장의 일성이다. 너무나 당연한 이 말이 조금 더 특별하게 들리는 이유는 하우리가 그동안 겪어온 내우외환 때문일 것이다.
2000년 초반 안철수연구소와 함께 국내 백신시장을 주름잡으며 성장을 거듭했던 하우리는 2005년 권석철 전 사장의 자금횡령 사건으로 코스닥에서 퇴출되는 시련을 겪었다.
이후 시큐어소프트에 인수된 하우리는 다시 옛 명성을 찾으려 노력했으나 지난해 시큐어소프트 현영권 사장의 횡령사건에 또다시 휘말렸다.
"의사결정이 투명한 회사를 만들겁니다. 모든 방향에서 들려오는 의견을 존중해 회사를 운영할 겁니다."
새로 선임된 대표가 늘 하는 흔한 말이지만 김 대표의 말에는 '뼈'가 있다. 하우리가 가진 기술력이 경영 부실로 평가절하됐다는 것이 김 대표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하우리는 과거보다 기술이 더 발전했고 제품도 더욱 보강됐습니다.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셈이지요. 이제는 진정한 기술력과 실력으로 평가받을 때라고 생각합니다."
이 때문일까. 김 대표는 거듭 "과거의 과오를 범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우리를 보안기술로, 제품으로 순수하게 봐 달라는 뜻이기도 하다.
"하우리는 보안 원천기술을 다수 보유한 회사입니다. 최근 보안 업계 이슈가 되고 있는 온라인 서비스와 네트워크 보안도 이미 오래 전부터 준비해왔습니다."
하우리는 올해 상반기에 통합보안제품(UTM)과 하드디스크 완전삭제 솔루션 제품을 새로 선보일 계획이다. '횡령'으로 물든 하우리의 기존 이미지를 벗고 '기술력' 하나만으로 인정받기 위한 첫걸음이기도 하다.
사실 그동안 하우리는 '외풍'에 시달려오면서도 꾸준히 성장을 거듭해왔다. 지난해에는 92억7천8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해 흑자전환에 성공하기도 했다.
"소비자를 만족시키면 매출성장과 이미지 변화는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김 대표는 하우리 대표를 맡기 전 강단에 섰던 교육자였다. 보안업계와 무관한 이력의 그가 하우리를 맡게된 것은 보안이 매력있는 분야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보안은 끊임 없이 변화하는 분야입니다. 노력하면 성과를 이룰 수 있는 분야기도 합니다. 그동안 하우리의 솔루션을 살펴본 결과 하우리의 성장 잠재력은 무한했습니다."
지난 1월 취임한 이후 김 대표는 바쁜 나날을 보냈다. 먼저 하우리 고유의 업무를 파악하고 부서의 오류를 수정했다. 보안 전문가는 아니지만 투명한 경영만으로 하우리가 성장할 밑바탕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생각이다.
"일단 성장을 위해서는 투자를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때문에 곧 인력보충도 할 계획입니다."
주식의 60% 이상을 갖고 있는 김 대표는 자신의 뜻을 펼치는데 어려움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김 대표는 미국과 남미를 겨냥해 활발하게 해외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며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려 기술력도 보강할 예정이다.
"하우리는 이제부터 다시 시작할 겁니다. 올해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다양한 보안 솔루션을 제공하는 통합보안회사로 거듭날 겁니다."
함정선기자 min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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