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1천600만대 시대다. 길 위에서 보내는 시간이 점점 많아지면서 가장 필요한 정보는 바로 '지금 이 시간에 막히지 않는 길'이다.
올해는 내비게이션이나 휴대폰으로 실시간 교통정보를 제공하는 TPEG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어서 운전자뿐 아니라 교통체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 될 것 같다.
TPEG(Transport Protocol Expert Group)은 한마디로 실시간 교통정보 서비스다.
기존 내비게이션이 이미 저장돼 있는 지도 정보를 기반으로 단순히 빠른 길 정보만 알려준다면, TPEG 서비스는 현재 도로 상황과 속도 정보를 수집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빠른 길 정보를 알려준다는 점에서 한층 발전된 형태의 '지능형 길안내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교통체증으로 인해 길에 버리는 사회적 비용은 연간 24조에서 25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TPEG은 이러한 교통체증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서비스가 될 전망이다.
교통체증 해소는 운전자들의 시간 절약은 물론 대기 오염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물류 회사의 경우, 교통상황은 서비스 품질과 직결되기 때문에 TPEG으로 물류비용 절감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서비스되는 TPEG은 콘텐츠 제공업자(CP)가 보내주는 교통 정보를 DMB 방송사업자가 받아 방송망을 통해 이용자의 단말기에 쏘아주는 형태다. 빠르고 정확한 도로 상황을 알려주기 위해서는 분 단위, 혹은 초 단위의 정보 업데이트가 필수다.
국내에서는 DMB 방송의 데이터 채널을 통해 TPEG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TPEG이 꼭 DMB하고만 연계되는 것은 아니다. 유무선 인터넷은 물론, DVB-H, 미디어플로(MediaFLO) 같은 다른 형태의 모바일 TV 매체에도 적용될 수 있는 서비스다.
◆DMB로 교통정보 서비스를
이 중 KBS DMB는 지난해 11월부터 전용단말기를 출시해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TU미디어도 2월 말부터 TPEG 서비스를 시작했다. MBC DMB와 SBS DMB도 3월 중 전용 단말기를 내놓고 상용 서비스에 들어가며, YTN DMB는 4월부터 시작한다.
대다수 사업자들이 현재 시범방송 형태로라도 TPEG 정보를 수집, 전송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TPEG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전용 단말기가 필요한데 전용 단말기가 확보된 사업자는 KBS DMB와 위성DMB뿐이기 때문에 다른 사업자들은 사실상 상용 서비스라고 보기 어렵다.
TPEG 서비스는 지상파와 위성을 막론하고 사업자들이 놓칠 수 없는 좋은 사업기회다. 지상파DMB 사업자들의 경우 유료 기반의 TPEG 서비스는 중요한 추가 수익원이 될 수 있다.
이제껏 무료 방송을 해 오던 지상파DMB 사업자들에 유일한 수익원은 광고매출이었지만, 이용자가 많지 않은 신생 매체로 광고비가 낮게 책정된 탓에 그 동안 사업자당 월 2천~3천만원 수준의 매출밖에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위성DMB도 TPEG 서비스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TU미디어는 전국적으로 구축돼 있는 중계망을 바탕으로 지상파DMB가 지역 방송을 시작하기 전에 빠르게 차량용 단말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KBS는 현대자동차, MBC는 SK주식회사, SBS는 SK텔레콤을 각각 총괄CP(TCP)로 두고 TPEG을 제공한다. 이밖에 YTN은 로터스, TU미디어는 SK텔레콤의 교통정보를 제공받는다.
얼핏 보면 사업자마다 다른 파트너와 손잡고 있는 것 같지만 로터스가 현대자동차에 교통정보를 제공하고 있고, SK주식회사와 SK텔레콤은 계열사로 서로 교통정보를 공유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DMB사업자에 교통정보를 제공하는 TCP는 두 사업자다. 따라서 1차로 수집된 교통정보의 내용은 사실상 사업자별로 큰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제공하는 서비스도 비슷하다. 다만, CP로부터 수집한 교통정보를 가공해 이용자에게 노출시키는 방식은 사업자마다 다르기 때문에 앞으로 같은 정보를 차별성 있게 제공하기 위해 사업자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김지연기자 hiim2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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