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는 일반 인터넷과 다른 별도 망이기 때문에 망중립성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 또 초고속 인터넷 시장이 경쟁 구도에 있는 상황이니 굳이 망중립성을 적용할 필요가없다."
"백본과 인터넷데이터센터(IDC), 필수설비(전주, 관로)와 가입자를 모두 가진 지배적 사업자가 있는 현실에서 IPTV 망개방은 필요하다."
국무조정실 산하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위원장 안문석)가 IPTV 법제화에 가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오늘 3월2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망개방 문제를 놓고 전면적인 논의를 펼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이 자리에서는 전문가와 이해 당사자가 직접 논리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이번 논의는 IPTV법안을 만들 때 다음커뮤니케이션이나 네이버 같은 망을 가지지 않은 사업자도 시장에 진입시킬 것인 지, 진입할 수 있게 한다면 어떠한 경쟁기준을 만들 것인 지가 핵심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망을 갖지 않은 사업자의 IPTV 시장 진입에 대해 대부분 긍정적이지만, 동등 접속권을 허용할 것인가의 문제와, 수평규제전환과 관련하여 가입자망공동활용(LLU)같은 제도를 현실화해 망의 구조를 개혁해야 할 것인가의 문제를 두고는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가 대립하고 있다.
정통부는 통신회사가 FTTH같은 신규망 투자에 재원을 마련하려면 IPTV에서 일정수준(300만)의 가입자를 모으기 전에는 망개방을 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방송위는 신규망에 대한 투자재원 마련은 공정한 망이용대가 산정을 통해 통신회사와 플랫폼회사(인터넷기업) 등 관련 기업들이 함께 부담하고, IPTV도입 초기부터 논리적으로 망을 개방해 경쟁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예를 들어 KT가 메가패스 가입자를 자사가 아닌 타 IPTV사업자(셋톱박스)에게 개방해야 한다는 말이다.
융합시대 망중립성에 대한 논의는 지난 12월 열린 제 37차 OECD CISP 작업반 회의에서도 이슈화됐다. 일본 총무성이 네트워크 동등접속과 망업그레이드 비용배분 문제를 제기하면서, FTTH로의 업그레이드시 비용분담 문제와 불공정행위로부터의 소비자 보호 문제 등이 이슈화된 것.
하지만 아직 OECD의 최종보고서는 나오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는 오는 2일 오후 4시부터 망개방 관련 전문가와 업계를 불러 의견을 청취한다.
이 자리에서 한국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출신인 이화여대 김상택 교수는 ▲망 동등접근을 위한 네트워크 및 제도에 대한 설명을 비롯해 TPS를 제공하는 망에 대한 설명(물리적 망 vs 논리적 망), 오픈 인터넷 망과 QoS가 보장되는 프리미엄망의 비교, 설비제공, LLU 제도 등에 대한 현황 설명, 망을 보유하지 않은 사업자의 IPTV참여 방안 및 대안별 (LLU+설비제공, BGP연동 등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그후 경희대 김도훈 교수가 ▲망 중립성 관련 인터넷상의 이슈들(망 개방, 망 중립성, 망 동등접근 개념 비교 및 망 중립성 관련 쟁점 및 고려사항( 해외 논의 동향과 IPTV도입, 망미보유사업자 진입 등을 고려한 정책적 시사점)에 대해 발표한다.
이어서 한국인터넷기업협회와 KT의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한편 망개방 정책에 대한 논의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정통부 정책과제를 하는 KISDI 김성환 박사는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경쟁이 활성화된다면 간접적인 망중립성 효과가 나타날 수 있으며, 다만 IPTV 서비스를 위해 가입자 접속 부문에서 기존 회선이 이용된다면 이 부분은 망중립성 논의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백영란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정책팀장과 강홍렬 KISDI 박사는 "융합시대 망중립성의 원칙을 지키고 망투자유인 문제는 다른 해법으로 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백 팀장은 최근 인터넷기업협회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IPTV에서는 콘텐츠가 방송과 통신을 넘나들면서 제공돼야 하고, 여기서 산업적으로 가장 큰 가치는 콘텐츠에서 나온다"며 "네트워크 차별화가 더 이상 먹거리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서 "고속도로는 도로공사 것이 아니라 공공정책의 룰에서 봐야 하듯이 망도 공중의 것"이라며 "망개방성이나 공정경쟁을 어떻게 풀어내느냐의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KISDI 미래전략연구실 강홍렬 박사도 "융합의 미래에서 보면 자연스럽게 망중립성이 이뤄지며, 유무선 망개방이 IT산업의 가치사슬 속에서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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