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화(VoIP) 활성화의 걸림돌로 지적돼 온 망 이용대가의 첫 정산 결과가 나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정산 결과를 놓고 해석이 분분해 향후 망 이용대가 재산정 과정에서 논란이 일 전망이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해 10~12월의 인터넷전화 망 이용대가 정산 결과, KT가 인터넷전화 업체로부터 받게 되는 금액은 월 평균 5천만원 미만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KT와 인터넷전화 업체들은 정확한 금액을 조율 중이며 3월 영업보고서에 최종 결과가 포함될 예정이다.
인터넷전화 망 이용대가는 별정통신사업자들이 인터넷전화를 제공하면서 KT, 하나로텔레콤 등 기간 인터넷망제공업체(ISP)에게 지불해야 하는 금액이다. 양측은 작년 10월 가입자당 1천500원의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도록 최종 합의한 바 있다. 이 때 IP폰(하드폰)의 경우에는 포트를 기준으로 하기로 했다. 소프트폰의 경우에는 올해말까지 유예하기로 했다.
인터넷망 정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KT에 따르면 기업용 인터넷전화 분야 1위 사업자인 삼성네트웍스는 지난해 10월분부터 월평균 2천만원 가량의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고 있으며 다른 별정통신사업자는 백만원 단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ISP 사업자와 별정통신사업자의 망 이용대가는 오는 3월 결산 영업보고서에 정확한 금액이 산출될 예정이다. 정보통신부는 맹 이용대가 정산 결과를 토대로 올해 안에 적정 망 이용대가를 다시 산정할 계획이다.
별정통신사업자들은 인터넷전화에 대한 망 이용대가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으며 1천500원의 금액도 과도하다고 주장해 왔다. 망 이용대가가 별정통신업체들에게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해 인터넷전화 활성화를 가로막는다는 지적이 일자 정통부는 올해 안에 서비스품질보장제도(SLA)와 연계해 망 이용대가를 재산정 계획을 밝혔다.
정통부 관계자는 "오는 3월 영업보고서에 포함될 인터넷전화 망 이용대가 정산 결과도 망 이용대가 재산정의 한가지 기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이번 정산 결과를 놓고 ISP 사업자와 별정통신 사업자간에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KT는 "실제 망 이용대가를 정산해보니 최고 많은 곳이 2천만원이었으며 대부분은 수백만원에 불과해 회사의 경영에 부담을 주는 수준이 아니었다"며 "망 이용대가가 인터넷전화 활성화를 막는다는 주장은 근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정통부 관계자도 "현재 잠정 집계된 결과만 놓고 보면 망 이용대가가 별정통신사업자의 경영에 타격을 줄 정도는 아닌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별정통신사업자의 얘기는 다르다. KT에게 가장 많은 월평균 2천만원의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고 있는 삼성네트웍스는 인터넷전화 매출의 10~20%를 망 이용대가로 지불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인터넷전화 가입자의 월평균 매출이 1만원에 불과한 상황에서 가입자당 1천500원은 큰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다"며 "요금 조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애니유저넷 관계자는 "정산 결과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원칙적으로 내지 말아야 할 것을 내는 것은 분명히 문제"라며 "인터넷트래픽의 5%를 근거로 1천500원의 망 이용대가를 산정한 것은 현실에 맞게 재조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있었던 하나로텔레콤과 LG파워콤의 하나TV망 이용대가 협상도 적정 인터넷전화 망 이용대가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다. 하나로텔레콤은 LG파워콤의 망을 빌려 TV포털 서비스인 하나TV를 제공할 경우 가입자당 800원을 지불하기로 했다.
별정통신사업자들은 인터넷전화가 TV포털보다 트래픽을 적게 유발하기 때문에 인터넷전화 망 이용대가가 더 낮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별정통신업체 관계자는 "현재보다 적어도 10분의 1 이상 망 이용대가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희종기자 hjka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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